'속사포랩' 이비아 "나는 늙을때까지 힙합가수"(인터뷰)

전소영 기자 / 입력 : 2010.05.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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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지아 ⓒ유동일 기자 eddie@
스물다섯. 무엇을 시작해도 늦지 않은 나이임은 분명하지만 연예계에서는 다르다. 특히 10대 아이돌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요계에서는 어쩐지 늦은 감이 있는 나이다. 그것도 여성가수가 노래가 아닌 랩을 선보인다는 것, 또 누구 못지않게 빠른 랩으로 승부를 한다는 것은 아무리 희소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터.

신인 래퍼 이비아는 그 하나의 가치만을 보고 가요계에 발을 내딛었다. 처음 내딛는 발걸음 치고는 꽤 큰 보폭이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자신의 이름 석 자 이비아를 올리고, '여자 아웃사이더'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네티즌들의 큰 반응을 얻어내기도 한 그다. 하지만 그 큰 보폭을 촘촘하게 채우려면 아직 갈 길이 먼 신예 래퍼 이비아를 만났다.


언더그라운 시절 힙합가수 김디지와의 첫 만남

-너무 기초적인 질문일 수 있겠지만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

▶예전 언더그라운드 생활할 때부터 지어진 이름인데 랩을 하는 '입이야'를 발음 되는 대로 쓴 것이다. 또 인터넷 익스프롤러(E)를 통해서(Via) 알려진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


- 언더그라운드 생활에 대해 얘기해 달라.

▶ 고등학교 때부터 작사와 랩을 했다. 학생 때니까 금전문제가 많이 있었다. 라이브 클럽 대여비, 이런 저런 장비 대여비 등. 아르바이트 하면서 공연을 직접 하기도 하고, 공연도 많이 보러 다녔다. 그러다 현 기획사 이사인 김디지의 공연을 보게 됐다. 공연이 끝나고 다가가 "언더에서 랩 한다"며 나를 소개했다. 김디지 이사님은 거칠어 보이는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말을 거는 내가 신기했다고 하셨다. 그 때 인연으로 내가 만든 곡들을 데모로 만들어서 이사님한테 보낸 게 인연이 됐다. 기획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된 건 작년 초였다.

-보통 신인가수들이 연습생활 겪는 시간에 비하면 굉장히 빨리 데뷔앨범을 발매한 셈이다. 스물다섯 살이라는 나이에 신인 가수 생활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늦은 감이 있는 것 같다.

▶ 나이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요즘 어린 아이돌 가수들이 많은데 그들과는 다른 맛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뭔가 다른 색깔의 음악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장르도 많이 다르지 않은가. 나는 힙합을 하고 있다. 알다시피 힙합을 하는 여성 래퍼기 별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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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지아 ⓒ유동일 기자 eddie@


"선정적인 뮤비·가사, 힙합의 일부분"

- 타이틀곡 '쉐이크(Shake)'를 힙합으로 보기엔 일반 대중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

▶ '쉐이크'는 댄스곡이지만 완전한 댄스곡이라 할 수 없다. 드럼 비트는 힙합 느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여성 힙합 뮤지션 케샤에게 영향을 받은 곡이다.

- 이비아가 힙합을 하기 때문인가. '오빠의 순정'이나 첫 싱글인 '오빠 나 해도 돼'는 가사 내용이 직설적이면서도 묘하게 선정적이다. '오빠의 순정'에는 중간 중간 욕이 섞여 나오고, '오빠 나 해도 돼'는 제목만으로도 자극적이다.

▶ '오빠의 순정'은 가사 내용이 한 여자가 남자친구를 미행하다가 화를 내는 장면이다. 정말 가까이 두고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면 기분이 어떨까 생각했다. 나라면 어떤 욕이든 상관없이 해댈 것 같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것 같지 않은가. 정말 솔직한 감정 표현이다.

'오빠 나 해도 돼'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런 자극적인 생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목적어가 빠진 노래 제목에서 사람들은 빠진 그 말이 뭔지 모르고 자기들 멋대로 야한 생각들을 하겠지?' 하면서 말이다. 거기서 빠진 말은 '랩'이다. 문장을 완성하면 '오빠 나 랩 해도 돼?'라고 되묻는 것이다. 듣는 사람들을 장난스럽게 골탕 먹이고 싶은 마음에 제목을 그렇게 붙여봤던 것이다.

- 그렇다면 '쉐이크'의 뮤직비디오 선정성에 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 노래 제목이 '쉐이크'인 만큼 신나게 흔들어 보자는 콘셉트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힙합(Hip Hop)'이라는 말 자체가 '엉덩이(Hip)를 흔들다(Hop)'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처럼 단순히 힙합의 기원 자체를 보여드린 것뿐이다. 그냥 힙합 문화 중 하나로 대중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피처링을 하게 된다면 선배가수 싸이와 하고파"

- '여자 아웃사이더'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랩에서 리듬감만큼 중요한 건 가사 전달력 아닌가. 특히 빠른 랩을 구사하기 때문에 발음에 유의해야할 것 같은데.

▶ 맞다. 보통 아나운서들이 발음 연습할 때 펜 물고 한다고 하지 않나. 나도 그렇게 한다. 데뷔 전부터 랩을 해왔기 때문에 꾸준하게 발음 연습을 하고 있다. 물론 요즘에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못하고 있지만..

- 처음부터 빠른 랩을 했던 건가.

▶ 그렇지 않다. 딱히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다만 랩 연습을 하다가 속도를 높였는데 그 때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점점 발전시키다보니 제대로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게 '쉐이크'에서 보여드린 랩이다. 하지만 다양한 랩을 보여 주고 싶다. '아웃사이더' 선배는 데뷔 전부터 공연을 하면서 알게 됐는데 그는 랩 빠르기에 엄청 집중했던 분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턱 없이 부족하다.

- 요즘 래퍼들은 동료 가수들과 피처링을 많이 하지 않나. 같이 작업을 하고 싶은 선배 가수가 있나.

▶ 선배가수 싸이와 작업을 해보고 싶다. 나는 가수들의 퍼포먼스를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다. 퍼포먼스도 관객들 입장에서 볼 때는 라이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싸이 선배의 무대는 내게 귀감이 되고 또 닮고 싶기도 하다.

- 앞으로 어떤 가수 이비아가 되고 싶나.

▶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래퍼가 되고 싶다. 볼수록 매력 있는 래퍼.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톡톡 튀는 음악과 비주얼적인 콘셉트를 선보이고 싶다. 또 숨이 차 랩을 할 수 없을 만큼 늙을 때까지 랩을 하고 싶다. 이후에는 지금 공부하고 있는 작곡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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