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ESPN 정우영 캐스터 "리틀구장 철거 반대"

오예진 인턴기자 / 입력 : 2010.05.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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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스포츠 채널 MBC ESPN 정우영(35) 캐스터가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서울시 장충동 리틀야구장 철거를 반대하는 글을 게재했다.ⓒ정우영 캐스터 블로그


종합 스포츠 채널 MBC ESPN 정우영(35) 캐스터가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서울시 장충동 리틀야구장 철거를 반대하는 글을 게재했다. 장충리틀야구장을 철거하고 숲을 조성하겠다는 남산 르네상스 계획에 따른 것이다.

"지난 월요일(17일) 리틀야구연맹 한영관(61) 회장을 만나니 마음속에만 담아 두면 안 되겠더라"며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를 실었다.


한영관 회장은 정우영 캐스터에게 탄원서를 보여주며 "2007년 리모델링한 경기장을 몇 년 됐다고 부순다는 것이냐. 야구선수 이종범(40,기아 타이거즈) 포함,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합하고 있으면 장충리틀야구장 근처 신라호텔에 묵는 외국인들이 사무실로 경기 관람 방법을 전화 문의한다. 오죽하면 신라호텔 프런트데스크에서 우리 사무실 전화번호를 알겠는가"라고도 말했다.

한 회장은 장충리틀야구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요즘 야구장은 야구만 하는 곳이 아니다. 볼파크다. 야구공원이다. 장충리틀야구장은 한국에서 그런 야구공원으로의 모습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야구장일 것이다. 프로야구선수들뿐만 아니라 각계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고 있다"며 정 캐스터에게 탄원서의 맨 뒷장의 동참자 이름을 보여줬다.


"지난겨울에는 박찬호(37,뉴욕 양키스) 선수가 홍원기 히어로즈 코치와 장충리틀야구단으로 찾아와 이곳 마운드에 올라가고 싶다고 부탁했다"며 "박찬호, 이승엽(34,요미우리 자이언츠), 최희섭(31,기아 타이거즈), 이대호(28,롯데 자이언츠) 등이 전부 리틀야구단 출신"이라 말했다. 한 회장은 장충리틀야구장이 대성한 야구 선수들의 포근한 고향이라고도 강조했다.

정우영 캐스터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마음에 담아두려 했다"며 오세훈(49)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서 십수억원을 들여 스노보드 빅에어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오시장은 서울시 홍보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후 홍보효과에 대한 발표 자료가 없어 모르겠지만, 오시장은 스포츠를 '홍보용 이벤트' 정도로만 보는 것 같다"며 짐작했다.

"고교 야구나 리틀야구는 서울시 홍보가 안 돼서 장충리틀야구장을 없애려 하나. 왜 문예부흥을 한강, 남산에 갖다 붙이는가. 리틀야구장 없애면 남산이 제 모습 되찾는가"라며 남산 르네상스 계획을 비난했다.

정 캐스터는 "서울시가 연맹에 2012년까지 대체구장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동대문구장이 사라질 때 약속했던 6개의 대체구장이 지금 얼마나 지어졌는가. 2010년 3월이면 가능하다더니 왜 고교야구 선수들은 아직도 목동에서 경기를 하고, 넥센 선수들은 고교대회 때마다 정처 없는 유목민 생활을 해야 하는가"라며 현 상황을 꼬집었다.

어린 선수들에 대한 심려도 비쳤다. "리틀선수들은 경기장이 지어지기 전까지 어른들 야구하는 곳에서 시간 제약 받아가며 시합할 가능성이 커진다. 메뚜기처럼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며 가뜩이나 모자란 야구장에서 어른들 눈치를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정 캐스터는 "글 작성 이유는 여러분께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라며 "제발 시에서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괴로워하던 한영관 회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밝히며 글을 마무리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남산 르네상스 계획은 남산의 건축물을 단계적으로 철거해 공원으로 복원하겠다는 뜻으로 2009년 발표됐다. 옛 중앙정보부 건물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청사, 교통방송, 소방재난본부 등이 철거되고 소나무 숲, 실개천 2개, 작은 계곡 3개 등이 조성된다. 약 2천3백억여원을 들여 2020년까지 장기적으로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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