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미워할 수 없는 밉상 3人

전소영 기자 / 입력 : 2010.07.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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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속 밉상 캐릭터 3인 최정훈, 윤다훈, 이켠(위에서부터)
SBS 주말 특별 기획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이하 인생은, 연출 정을영 극본 김수현)는 특별한 막장 코드 없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생은'의 인기요소 중 하나는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점일 것이다. 모두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음직한 인물들이다. 모두 착한 심성이지만 소소한 에피소드 속에 인간적인 면모가 살아있다. 주변에 절대 악인이 없듯 이 드라마 속에도 악인은 없다. 다만 밉상만 있을 뿐이다.


◆ 40년 외도 끝에 본가 찾은 시부

'인생은' 속 최고령 밉상은 40년 만에 외도 끝에 집을 찾아온 가장 시부(최정훈 분)다. 그에게는 무려 7명의 첩을 거느렸던 인물. 몸이 쇠약해지고, 일곱 번째 처에게 내쫓김을 당하자 본처(김용림 분)에게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기색조차 없다. 되레 자식들에게 한 게 뭐 있냐고 따져 묻는 본처에게 "자식들 등록금은 내가 다 냈다. 입학금 내줬으니 다 된거나 마찬가지"라며 히죽거리기까지 한다. 뻔뻔한 언행에 기가 찰 노릇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는 기어코 원하는 대로 본처와 한 집에서 살게 된다.


큰소리치며 강한 듯 보이지만 그는 이미 쇠약해진 그의 몸과 방금 말한 것도 잊어 간이 맞춰진 삼계탕에 소금을 잔뜩 넣어버리는 안쓰러운 노인이다. 때문에 그를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다. 40년을 외도한 자식들에게는 야속하기 그지없는 아버지지만 기꺼이 그를 받아주는 가족이 있음에 그는 행복한 노인이다.

◆ 반찬 투정하는 42세 노총각 시동생 '병걸'

아버지 피를 못 속이는 걸까. 병걸은 양병태(김영철 분), 양병준(김상중 분) 들과는 사뭇 다른 캐릭터다. 점잖고, 순하기만 한 첫째 형 병태와 달리 병걸은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못한다. 그의 입은 이보다 가벼울 수 없다. 깔끔하고, 똑 부러지는 병준에 비해 병걸은 어딘가 나사가 풀어져 있는 듯하다. 허점투성이다.

결혼도 못하고 형 집에 얹혀살면서도 스무 살 가까이 나이차 나는 형수(김혜숙 분)가 차려주는 음식에 요목조목 투정하고 평가한다. 자신의 나이는 생각지도 않고, 맞선에 나오는 여자만큼은 젊고 예쁘길 바라는 뻔뻔한 구석까지 있다.

그의 밉상 행동이 최고조였을 때는 자신의 조카인 태섭(송창의 분) 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다. 병걸은 그 불편한 진실이 거북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결국엔 "너 때문에 집안이 와전 개꼴이다. 더러운 자식"하고 막말을 퍼붓는다. 이대로 일단락 됐다면 병걸은 '인생은'의 캐릭터라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병걸은 병태 앞에서 빨갛게 변한 큰 눈으로 울먹이며 "내가 아끼던 놈이라 너무 속상했다"며 속내를 털어 놓는다.

자신의 사랑하는 조카가 동성애라는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인 것이다. 속은 얕지만 차갑지 않은 '인생은'의 밉상 캐릭터다.

◆ 말끝마다 돈 자랑하는 마마보이 '정동건'

정동건(이켠 분) 역시 '인생은' 속 밉상 캐릭터다. 병태의 딸 초롱(남규리 분)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자신의 유복함을 자랑하며 끈질기게 구애를 하는 정동건. 초롱에게는 그저 철없는 마마보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동건은 대뜸 초롱의 부모에게 찾아가 호기롭게 "초롱이를 좋아합니다! 허락해 주십시오"를 외치는 귀여운 면도 있다. 큰 눈으로 초롱에게 세상의 모든 것을 줄 기세다.

초롱-동건 커플은 조금씩 초롱의 마음이 움직이면서 러브라인이 조만간 본격화 될 전망이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어쩐지 이 커플에게는 잘 통할 듯 싶다. 투덜대고, 마냥 어린애 같이 보이는 초롱이의 속 깊음이 철부지 동건을 개과천선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인생은' 시청자들은 이들 커플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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