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무도 프로레슬링' 승패는?

경기 3시간 전부터 장사진…정준하 응급실, 정형돈 토악질 혼신다해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08.20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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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7 경기를 보러 와주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MBC '무한도전'이 지난 13개월을 준비한 프로레슬링 특집의 대단원 '무한도전 WM7 프로레슬링' 경기가 지난 19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시작부터 끝까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무한도전 WM7 프로레슬링' 참관기를 전한다.


경기를 3시간 앞두고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티켓 교환을 앞두고 관객들은 장충체육관부터 약수역까지 줄을 서서 장사진을 쳤다. 이미 예매 개시 47초만에 플로어석이, 3분만에 전석이 매진됐을 만큼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 터다. 7시가 되자 4000석의 객석은 빈 곳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꽉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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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멤버들은 이번 경기를 위해 지난 7월 초부터 틈나는 대로 프로레슬링은 연마해 왔다. 협회장 박명수는 경기를 앞두고 "프로레슬링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동호회 수준"이라며 관객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당부했지만, 쇼와 스포츠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날의 경기는 어느 한 장면 버릴 게 없는 뜨거운 엔터테인먼트였다.


예정된 시간을 약 15분 넘겨 쇼의 시작을 알리는 어둠이 깔리자 커다란 함성이 터져나왔다. 가장 먼저 스크린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유반장 유재석스크린에 나온 "WM7 경기를 보러 와주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만으로도 떠나갈 듯한 환호가 터졌다.

1명씩 멤버들이 소개되자 경기 전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중앙 경기장에 자리한 심판 하하를 시작으로, 경기장을 둘러싼 각 입구에서 박명수, 정준하, 유재석, 정형돈, 길, 노홍철이 차례로 등장했다. 실제 프로레슬링 경기를 연상케 하는 열기였다. 이들은 관객의 환호를 만끽하며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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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무한도전' 멤버들의 프로레슬링 선생님으로 활약한 손스타의 체리필터가 첫 축하 무대를 장식했다.

첫 경기는 정준하 대 박명수 정형돈의 핸디캡 매치. 레슬링 특집을 촬영하며 무려 12kg을 감량한 정준하는 과감한 주황색 의상으로 시선을 집중시켰고, '악마의 아들' 박명수는 '퐈이아'를 외치며 열정의 쪼쪼댄스와 함께 등장했다. 그러나 압도적인 정준하의 위력에 일찌감치 아웃. 정준하의 연속 보디슬램 기술에 정형돈은 특기인 족발 슬램으로 맞섰지만 결국 월등한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준하가 승리를 차지했다.

유세윤과 뮤지의 2인조 UV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와 '집행유애' 축하공연이 끝난 뒤에는 돈가방 탈취에 나선 노홍철 대 길의 경기가 이어졌다. 쇠사슬이 등장하고 똥침과 가루 뿌리기 등이 난무하는 반칙 게임, 심판 하하까지 경기에 참여하는 난투 끝에 돈가방을 거머쥔 것은 결국 박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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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JK와 비지가 함께하는 '몬스터' 무대 뒤에는 유재석과 윤미래가 합세해 '듀엣가요제' 1등곡 '렛츠 댄스'가 이어졌다. 대부분 '무한도전'의 열성 팬들인 관객들은 기립해 환호하며 '퓨처라이거'가 1년만에 뭉친 뜻깊은 축하무대를 즐겼다.

유재석과 손스타, 정준하와 정형돈이 벌이는 태그매치 타이틀 소개를 마치고 뒤이어 무대에 등장한 것은 강렬한 반짝이 의상을 입고 등장한 싸이. 싸이는 공중 무대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마지막 메인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에 이어 유재석 손스타와 '정 브라더스'가 맞붙은 마지막 메인 경기가 열렸다. 정준하와 정형돈은 체격을 앞세워 초반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하며 유재석과 손스타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그러나 유재석과 손스타가 반격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마지막 경기답게 화려한 기술들이 연달아 펼쳐졌다. 누가 승리했는지는, 스포일러를 고려해 밝히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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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멤버들은 일단 얼싸안고 감격을 나눴다. 그리고 전 멤버가 무대에 올라 서로를 격려한 뒤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관객들은 이때까지 모두 자리를 떠나지 않고 환호했다. 마지막으로 '무한도전' 멤버들과 손스타는 사방의 관객을 향해 큰절을 하며 땀방울 가득한 프로레슬링 경기를 마무리했다.

프로들의 경기와는 비할 수 없겠지만 1년간 노력한 멤버들과 제작진의 뜨거운 땀방울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멤버들은 각종 고난이도 기술을 구사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실제 선수 같은 여유로운 무대매너도 돋보였다. 그들의 몸 곳곳에 붙은 파스 자국은 그간의 노고를 짐작케 했다.

부상병동이나 다름없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이 화려하고도 뜨거웠던 경기를 마지막으로 지난 13개월 피와 땀을 쏟았던 프로레슬링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정준하는 경기를 불과 1시간 앞두고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응급실에 다녀왔고, 정형돈은 오바이트를 하는 등 컨디션 난조 끝에 경기를 마치고 탈진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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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은 이들의 몸짓에 맞춰 환호하고 아쉬워하고 탄식하며 열의를 다해 화답했다. 정성들여 마련한 축하무대도 유감없이 즐겼다. 2시간 내내 깨알같이 각종 볼거리로 꼭꼭 채운 이날의 경기는 스펙터클하고도 세심했다. '무한도전'이 이번 경기를 통해 지원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플로어석에 앉아 그 멤버들의 땀방울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다.

마침 '무한도전'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프로레슬링을 가볍게 그리고 또 출연했던 프로레슬링 선수를 푸대접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들의 경기를 직접 본 사람으로서는 '글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부상을 무릅쓰고 링에 올랐던 이들, 경기를 준비한 이들로서는 더욱 안타까운 일이었을 터. 과연 이들의 땀방울과 열정 가득한 경기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이날의 경기는 오는 다음달 초 방송 예정이다. 실제 방송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도 관심이 간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잘 들리지 않았던 천창욱 해설위원과 전용준 캐스터의 실감나는 설명도 곁들여질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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