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신작 '마루밑..' "'토이스토리3' 이기고파"

도쿄(일본)=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08.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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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도쿄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마루 밑 아리에티'의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과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국내 취재진과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에서 '토이 스토리3'를 꼭 이기고 싶다."

'이웃집 토토로'의 지브리 스튜디오가 '벼랑 위의 포뇨' 이후 2년만에 신작을 내놨다. 신예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이 연출한 '마루 밑 아리에티'는 지난 7월 일본에서 개봉, '인셉션' '솔트' '토이 스토리3' 등 할리우드 대작과 맞붙었다.


특히 '마루 밑 아리에티'와 '토이 스토리3'의 대결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미국 애니메이션, 셀 애니메이션과 3D 애니메이션 등 여러 면에서 비교돼 눈길을 끌었다. 결과는 '마루 밑 아리에티'의 승. '마루 밑 100억엔(약 1400억원) 수입을 올렸다.

'마루 밑 아리에티'는 10㎝ 밖에 안되는 소인과 인간의 교감을 통해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는 이야기.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답게 소녀를 주인공으로 남녀 주인공의 우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20일 일본 도쿄 외곽에 위치한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은 그런 지브리의 정신을 이어가려 했다고 밝혔다. 요네바야시 감독은 "가족이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 환경은 어떨지,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담는 게 지브리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루 밑 아리에티'로 역대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 중 '게드전기' '고양이의 보은' 등을 제치고 신인 감독 최고 흥행 성적을 거뒀다. 일본에선 그런 요네바야시 감독을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계자로 꼽기도 한다.

정작 요네바야시 감독은 그런 표현을 부끄러워했다. "이번 작품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제안해 이뤄졌다"면서 "14년 동안 이곳에서 일을 하다보니 그림 하나, 표현 하나까지도 자연스럽게 미야자키 감독의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후계자란 생각도 없으며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면서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지브리에선 자신을 '마루오'(귀족)라고 부른다며 밝게 웃었다.

그런 요네바야시 감독에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는 흐뭇한 듯 했다. 백발이 성성한 스즈키 프로듀서는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지금의 지브리 스튜디오를 만든 두 감독의 애니메이션 대부분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그는 "신인감독이 이런 성적을 낸 것은 신기록이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일본 이후 첫 무대가 한국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꼭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국내 취재진에 "한국에선 '토이 스토리3'가 아직도 하고 있냐"며 "꼭 '토이 스토리3'를 이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비록 '토이 스토리3'에 지브리의 대표작 '이웃집 토토로' 토토로 인형이 참조 출연하지만 공과 사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결연한 모습이었다. 신발을 벗고 양반다리로 빙그레 웃으며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았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3D 애니메이션에 대해 "유행은 언제가 사라질 것"이라며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드는 셀 애니메이션이 지브리의 세일즈 포인트"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3D 애니메이션을 만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한 그는 "지브리가 사랑받는 이유는 예전 것을 잘 지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장금'이 한국 정서를 잘 표현해서 좋았다"는 스즈키 프로듀서는 "영국 작품인 '마루 밑 아리에티'를 일본 정서로 만든 것도 지금이 다시 한 번 일본을 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반쯤 벗겨진 머리에 뿔테 안경을 쓰고 자칭 '귀족'이라는 감독과 하얀 머리에 양반다리로 '토이 스토리3'를 이기고 싶다는 프로듀서가 만든 '마루 밑 아리에티'는 국내에 9월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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