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 90년대 아이돌서 뮤지션으로 거듭나다(인터뷰)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0.09.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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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 신동욱(왼쪽)과 박성호 ⓒ사진=홍봉진 기자


만약 구피를 잘 기억하는 팬들이 있다면, 90년대 가요계에 익숙할 가능성이 높다.

박성호 신동욱 이승광으로 이뤄진 구피는 96년 '많이많이'란 댄스곡으로 데뷔, 90년대 중후반 '비련'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렇기에 90년대 가요팬들에 구피란 팀은 무척이나 친숙하다.


하지만 구피를 잘 아는 90년대 가요팬들도, 이젠 구피를 기억할 때 새로운 사실 하나를 추가해야한다.

헬스 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이승광이 빠져 박성호 신동욱 2인 체제로 변화했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져진 사실이니 추가 설명은 필요 없을 듯하다.

그러나 이 점 하나만은 절대 간과해서 안 된다. 구피란 팀은 이제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만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댄스그룹이 아닌, 힙합과 알앤비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직접 탄생시키는 뮤지션으로 거듭났다는 게 바로 그 것이다.


박성호 신동욱의 구피는 최근 새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이번 음반에는 타이틀곡인 알앤비 힙합 장르의 '못난 남자야'를 포함, 총 4곡이 담겼다.

박성호는 모든 곡의 작사 작곡을 맡았고, 신동욱은 랩 메이킹에 직접 나섰다. 이번 미니앨범 전체 프로듀서 역시 박성호가 담당했다. 온전히 구피가 만든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구피의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의 변신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이들은 2000대에 접어들면서 자신들의 향후 음악 활동 방향 등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바로 '구피의 음악은 구피 스스로 만들자'였다. 음악적 성향도 박성호와 신동욱이 애초부터 좋아했던 힙합과 알앤비 등 흑인 음악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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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 신동욱(왼쪽)과 박성호 ⓒ사진=홍봉진 기자


이 계획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실행에 옮겨졌고, 2008년과 지난해 구피가 직접 만든 곡 힙합과 알앤비 스타일의 곡을 팬들에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에 또 다시 구피가 탄생시킨 구피 스타일의 앨범을 냈다. 물론 이 사이 갓 스무살이었던 박성호와 신동욱은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게 됐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으면서도 유행타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었죠. 물론 지금의 아이돌과 댄스로 승부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하하. 이번 앨범을 포함, 최근의 저희 음악을 들은 분들은 구피를 애초부터 힙합그룹으로 아시는 팬들도 많아요. 90년대 우리를 사랑해 주셨던 분들도 요즘의 저희 음악만 듣고는 구피인줄 모르다가 나중에 알게 된 뒤 많이 놀라곤 하시죠."(박성호)

신동욱 역시 구피의 변화에 만족해하고 있다.

신동욱은 "90년대 중후반에는 우리 팀이 인기가 좋았지만, 솔직히 저는 지금이 더 좋아요"라며 "음악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으니까요"라며 미소 지었다.

구피에겐 90년대 함께 활동했던 DJ DOC의 최근의 맹활약도 큰 힘이 되고 있다.

"DJ DOC 형들과는 데뷔 때 한 소속사에 있었고, (김)창렬이 형과는 한 집에서 살기까지 했어요. 90년대 그룹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형들이 신곡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 정말 우리 일처럼 기뻐요. 물론 저희도 용기를 많이 얻었죠. 참, (이)하늘이 형이 예전에는 너무 어려웠는데, 요즘은 저희들에 굉장히 편하게 대해 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 주세요. 저희도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 같아요. 하하."(구피)

구피는 자신들의 변신을 이번에는 팬들에 제대로 알리기 위해 최대한 많은 무대에 설 예정이다. 밴드와 함께 할 클럽 및 길거리 공연까지 계획하고 있다. 물론 가요계에서 나름대로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이기에, 절대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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