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아오이 "日 꽃미남들 독점해서 죄송"(인터뷰)

부산=임창수 기자 / 입력 : 2010.10.1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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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아오이 ⓒ부산=홍봉진 기자 honggga@


"죄송해요"

미야자키 아오이의 애교 섞인 대답이었다.


오다기리 죠, 츠마부키 사토시, 타마키 히로시, 에이타 등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꽃미남 배우들과 자주 호흡을 맞춘 그녀는 한국 여성 팬들의 질투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말에 웃음을 띤 채 재치 있게 답했다. 덕분에 인터뷰 현장의 분위기는 한결 화기애애해졌다.

인터뷰 도중의 이 짧은 대답은 미야자키 아오이의 변화를 여실히 느끼게 해준 지점이기도 했다. '귀여운 여자아이'의 이미지로 사랑받으며 청춘스타로 등극한 그녀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도쿄타워' '어둠의 아이들' 등의 작품을 거치며 감성적이고 지적인 매력을 더했다. 어느 덧 데뷔 11년 차에 접어든 그녀는 이제 웬만한 질문쯤은 웃으며 여유 있게 대처할 정도가 됐다.

"만날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자극이 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히 인기 있는 젊은 배우들이라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배우를 만나던, 어떤 배역을 만나던 새로운 일을 만나면 항상 그것에서 자극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츠마부키 사토시 씨 같은 경우는 같은 영화에 출연했으면서도 한 번도 촬영이 겹치지 않아서 만날 일이 없었어요. 에이타 씨랑도 두 번 정도만 같이 촬영을 했던 것 같구요"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들과 함께 연기하며 많은 자극을 받았지만, 그건 결국 새로운 것에 대한 자극일 뿐이라고. 그나마도 질투할 만큼 많이 부딪히지 않았으니 귀엽게 봐달라는 내용을 깔고 있는 대답이다. 현재의 미야자키 아오이를 있게 한 영리함일까. 아니면 진지함 속에 천진함이 묻어나는 미워할 수 없는 매력 그 자체가 그녀의 모습인 걸까.

미야자키 아오이는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엄마 시집보내기'로 부산을 찾았다. 이준기와 한일 합작영화 '첫 눈'에서 호흡을 맞췄던 그녀는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한국 배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그저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을 뿐이라고 조심스레 답했다.

"지금은 연기를 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서 현장에 가는 게 너무 기뻐요. 앞으로도 연기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고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배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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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아오이 ⓒ부산=홍봉진 기자 honggga@


미야자키 아오이는 '첫 눈' 촬영 당시 그녀의 말대로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경험을 통해 신선한 자극을 받아 새로운 도전에 임하기도 했다. 이준기를 비롯한 감독, 스태프들과 원활히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어를 배우게 된 것. 물론 바쁜 일정 때문에 여의치는 않았다.

"이준기 씨와 영화를 촬영한 것도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네요. 만날 때마다 늘 '한국어 공부를 해야지' 마음먹었었는데 제대로 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막상 만나면 '이럴 때 한국말로 뭐라고 하더라'하면서 '잊어버렸다'만 연발했거든요. 이준기가 군복무 중에 다쳤다는 이야기를 소문으로 듣고 괜찮은지 걱정했었는데 아직까지도 한국어 공부를 많이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에요."

어머니와 갈등하는 딸 역할을 맡은 미야자키 아오이는 "실제로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을 정도로 어머니와 사이가 너무 좋다"고 전했다. 엄하신 아버지에 대해서는 반항을 하기도 했었지만 늘 보듬어주시고 포용해주시는 어머니와는 이렇다 할 갈등이 없었다고. 어머니 역의 중견 연기자 오카테 시노부와도 너무 편하게 연기했다는 설명이다.

"연기할 때 선배님의 모습은 마치 마법사 같이 신기해요. 현장분위기를 정말 자유자재로 변화시키시고 연기를 하실 때 그런 분위기가 변하는 것이 눈으로 보일정도예요. 같이 연기를 할 때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자신도 영향을 받아서 새로운 것을 끌어내게 되기도 했어요.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게 안정되는 기분이고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선배님이에요."

구구절절 미리 짜 맞춘 듯 정답과도 같은 대답들. 이것이 정녕 '나나'에서 천진난만한 코마츠 나나를 연기한 미야자키 아오이가 맞단 말인가. 분위기가 눈에 띄게 성숙하고 진중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던져봤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의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주변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계속해서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것 같고 그런 기회들이 저 자신으로 하여금 변화를 맞이하게 한 거겠죠."

맙소사. (계속 뻔한 얘기만 해서) 죄송하다는 대답은 지금 들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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