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 "현빈과 키스신, 팬들이 제일 싫어할듯"(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02.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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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의 주연배우 탕웨이 ⓒ<임성균 기자 tjdrbs23@>


탕웨이는 '스마트'한 배우다.

영화 속에서 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사람을 흡입한다. '만추'에서 어떤 대사가 가장 좋았냐는 질문에 뚜벅뚜벅 걸어와 악수를 건네며 "Nice meet you. I'm ana"라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새롭게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건네는 대답이었다.


어려움을 견디는 인물을 주로 맡는다는 질문에는 순간 창밖을 쳐다보더니 "인생에 희노애락은 지금 비치는 햇살 같다"며 "언제 어떻게 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연기를 한다"고 했다.

탕웨이는 이미 양조위와 함께 한 이안 감독의 2007년 영화 '색,계'를 통해서 주목받은 스타다. 당시 파격적인 베두신 연기로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의 새 영화 '만추'를 통해 한국영화와 첫 인연을 맺었다.

1982년 개봉한 김수용 감독의 영화 '만추'를 미국을 배경으로 리메이크한 작품. 당시 김혜자가 맡았던 여주인공 역할을 탕웨이가 맡았다. 수감 중 단 3일간의 휴가를 얻어 세상으로 나온 여인 애나가 그녀의 몫이었다.


-'색,계'가 중국에서 친일파를 미화했다는 이유로 영화 출연 정지를 당했다가 두 번째 작품으로 '만추'를 하게 됐는데.

▶또 다시 몰입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흥분이 생겼다. 어려움과 힘듦도 기다려졌다. 두 번째 영화로 '만추'란 작품을 만난 게 행운이다. 시나리오를 보는 내내 가슴이 뛰었고, 애나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빨리 만나고 싶었다. 김태용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시나리오를 이렇게 생긴 남자가 썼나 싶었다. 눈이 반짝반짝해서 어린아이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감독인 것 같다.

-김태용 감독과는 어땠나.

▶감독님과 캐릭터를 같이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즐거웠다. 김태용 감독님과 하나의 캐릭터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툼이 많았다. 그 다툼이 너무 짜릿했다. 난 착한 배우는 아니다. 나쁜 배우인 것 같다. 감독님마다 다 싸웠다.

난 감정이 있으면 다 표현한다. 감독은 감추라고 했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다툼의 시간을 많이 갖는다. 대신 촬영에 들어가면 나를 버리고 감독님의 뜻을 쫓는다. 김태용 감독님 고집을 사랑한다. 정해놓은 기준이 있으면 어떻게든 밀어붙이는 고집이 있다. 또 배우를 너무나 잘 알아준다.

-현빈과는 어땠는지.

▶현빈과 의견 다툼은 없었다. 현빈을 만났을 때는 관찰하는 입장이었다. 외국인과 연기를 상대하는 게 처음이었으니깐. 말을 시킬 때도 눈을 보면서 많이 했다. 언어는 사람을 속일 수 있지만 눈빛은 피할 수 없으니깐. 가끔은 하도 말을 안해서 일부러 가서 시켰다.

촬영 전에는 걱정도 있었다. 자기 혼자만의 생각을 갖고 있는 배우와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촬영 들어가서는 쓸데없는 걱정이란 걸 알게 됐다. 현빈은 촬영 들어가면 완전히 자신을 놓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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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의 주연배우 탕웨이 ⓒ<임성균 기자 tjdrbs23@>


-한국영화를 택한 이유가 있다면.

▶시나리오를 보면서 심장이 계속 뛰었다. 나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인물이 아니지만 내가 맡은 인물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영화라는 게 물론 매력이었다. 다른 언어, 다른 문화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영화들은 훌륭한 한국관객들이 만들어냈다. 그런 관객들이 만추를 어떻게 봐줄지 호기심도 있다.

-현빈과 사랑을 나누다 중단한 모텔 장면 같은 경우 일일이 설정했다고 하던데.

▶모든 장면 설정은 감독님이 다 했다. 정확한 맥을 짚어 가면서 설정해줬다. 두 인물의 감정을 정확히 알고 있고 있어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됐었다. 모텔신보다 키스신이 훨씬 감동적이었다. 키스신은 원래 없었던 장면이다. 계획에 없는 장면을 찍었지만 서로 떨어지면 안될 것 같은 흡인력까지 느껴졌다. 현빈 팬들은 제일 싫어할 장면일 것 같긴 하지만.

-삶에 부침이 있는 역을 주로 맡는데.

▶살면서 안힘든 사람 있겠냐. 그럴 때 평상시에는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할 때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희노애락이란 하늘이 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니깐.

-이 영화는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을 볼 수 있어서 감동적인데 실제 그런 순간이 있었는지.

▶연기를 하고 캐릭터를 한다는 게 또 다른 사람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절대 복제할 수 있는 인물은 없다. 그 인물이 갖고 있는 감동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지 내 감정을 옮길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연기란 직업을 갖기 전에는 신기했던 게 어떻게 배우들 눈빛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이제는 조금씩 알겠다. 다른 사람 삶을 많이 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영혼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사랑을 한다면 영화처럼 특별한 사람을 기다리는 편인가 아니면 적극적인 편인가.

▶사랑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아이 같다. 어떻게 잡을지 알 수 없다. 다만 영화에선 고독한 인물이 어느 순간 양쪽 볼에 보조개가 있는 천사 같은 훈이가 찾아오면서 다시 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된다. 선량한 마음 있다면 다시 사랑을 할 수 있다. 다만 그 사람이 올 때 마음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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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의 주연배우 탕웨이 ⓒ<임성균 기자 tjdrbs23@>


-'색,계'의 양조위와 '만추'의 현빈 차이는 어땠나.

▶양조위는 호랑이띠고 현빈은 개띠다. 그 질문에 답이다.

-영어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외국어로 하면 내 입이 입이 아닌 것 같고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면 얼어버린다. 그래서 중국어로 먼저 말하고 그 다음 영어로 연기했다. 그 감정을 바로 카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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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의 주연배우 탕웨이 ⓒ<임성균 기자 tjdrbs23@>


-중국관객들은 '만추'를 어떻게 볼까.

▶중국관객 뿐 아니라 이렇게 템포가 느린 영화를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어제 무대인사를 할 때 현빈 팬들이 엄청나게 환호를 하더라. 이 정신으로 영화를 보면 안될텐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천천히 감정을 내려놓고 보라고 10번 정도 말했다. 그런 마음으로 보면 굉장히 좋을 것이다. 이 영화는 온 마음을 몰입하지 않으면 금방 깨질 것 같은 영화지 않나. 그래서 너무 좋다.

-한국에 오면 즐기는 것은.

▶광주 연극제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막걸리를 마셨다. 너무 맛있어서 한국 오면 꼭 먹는다.

-'시크릿 가든'을 어떻게 봤나.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 중국에서 정식으로 방영된 것은 아니지만 현빈을 좋아하는 중국팬들이 바로 중국자막을 넣어서 올려줬다. 현빈이 '시크릿 가든' OST를 너무 잘 불러서 처음에는 립싱크인 줄 알았다. 이번에 한국에 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현빈을 만나는 것이다. 중국에 현빈 사인을 많이 받아가야 한다.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어로 '현빈왓숑'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는데.

▶그날 아침 문자왓숑이란 말을 듣고 '왓숑'이란 뜻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런데 아는 한국어를 물어봐서 바로 했는데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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