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중음악상의 선택, '가리온'을 아시나요?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2.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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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듀오 가리온 ⓒ이명근 기자


2011년 한국 대중음악상의 최후의 주인공은 13년차 힙합듀오 가리온이었다. 국민적인 히트곡 하나 없지만, 힙합이란 장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는 공로였다.

제8회 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린 23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 가리온의 MC메타와 나찰은 "우리가 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대반전이다. 힙합이란 장르를 떠나 음악계에 다양성이 뿌리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쁨을 전했다.


가리온의 수상 소감은 소속사 식구들에 감사 인사를 전하던 여느 가수들의 멘트와는 특별한 감동을 안겼다. 지난 13년간 묵묵히 힙합을 위해 힘써온 두 사람의 노력이 비로소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감격도 두 배였다.

가리온은 이날 주요 4개 부문 중 하나인 '올해의 음반상'을 비롯해 '힙합 음반상' '힙합 노래상'을 수상하며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의 주요 부문을 힙합 이란 장르가 차지한 것은 가요계에 유례없는 경우이기에 더욱 특별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주로 언더 신에서 활동해온 가리온은 지난 2004년 발표한 1집으로 '한국적 힙합의 완성'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한국 힙합계를 이끌어 온 실력파다.


특히 1집 '가리온'은 한국 힙합 역사상 미국이 낳은 힙합음악을 한국적 감성으로 보듬어 안은 유일무이한 작품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이번 2집 '가리온2'는 1집 이후 무려 7년 만에 발표된 새 음반으로, 한국어 작법과 힙합 정서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그들의 이번 음반은 관록과 존재감이 빛나는 작품이다. 한국힙합의 태생부터 함께 한 가리온은 이름만으로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한국 힙합 역사에서 가리온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따라서 이번 음반 역시 대중적 인기를 떠나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다.

10년 이상 한국힙합 신을 일군 두 명의 래퍼가 쌓아온 관록의 래핑은 댄스곡에 삽입된 일명 '짝퉁 래퍼'들의 그것과는 크게 차별된다. 음악의 트렌드와 노래의 히트요소를 배제하더라도 메타와 나찰의 랩은 한국식 힙합의 작법에 대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순수 한국어로 랩을 구성하고자 하는 그들의 고집은 노랫말 한 구절 한 구절에 집중하며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그들의 노력이 대변해 주고 있다. 또 언어의 예술로 평가받는 힙합의 참맛을 느끼게 했다는 점도 음반의 구성을 탄탄하게 하는 점이다.

이번 시상식은 인기 뿐 아니라 작품성에 중점을 둔 이번 시상식은 아티스트의 실험성과 예술성이 담긴 음악과 뮤지션들의 손을 들어주며 다양한 장르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새롭게 열었다. 가리온의 수상, 가요계의 새로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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