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싸인', 한국형 CSI 가능성 엿봤다!①

배선영 기자 / 입력 : 2011.03.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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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 드라마 '싸인'이 10일 20회로 막을 내린다.

국내최초 메디컬 수사 드라마를 표방하던 '싸인'은 방영 전부터 미국 수사물 CSI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극 초반 연출을 맡다 극본을 담당하게 된 장항준 PD는 지난 1월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싸인'은 미국 CSI와는 장르적으로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장 PD는 "'싸인'은 죽음을 둘러싼 음모와 법의학 권력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투쟁하는 법의관들의 이야기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의학이라는 학문이 왜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위치인지, 또 현재 얼마나 소외받고 있는지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며 "수사과정 보다는 그 안에서 우리가 가진 탐욕과 권력, 문제의식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주인공 고다경 역의 김아중 역시 "미국판 CSI는 어떻게 수사하고 밝혀내느냐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싸인'은 어떻게 수사하느냐 역시 빼놓지 않지만 '왜 수사하는지'에 더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컨대 '망자의 인권은 보장돼야 한다' 등을 놓고 부검의들의 삶을 이야기 하고, 왜 이 사건을 밝혀내야하는지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고 전했다.


장 PD와 김아중의 설명처럼 '싸인'은 CSI와는 차별점을 두며 한국형 의학 수사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만연한 부패와 끝까지 맞서 싸우는 히어로 윤지훈(박신양 분) 캐릭터가 단연 돋보였다. 그와 옥신각신하는 와중에도 동료로 선후배로 또 남녀로 점차 관계를 발전시키는 고다경(김아중 분)이 윤지훈 캐릭터 색채를 다양화했다.

살인, 부패, 욕망 등과 맞서 진실을 파헤치려는 이들의 고군분투는 한국 시청자들의 입맛에 꼭 맞았다. 더불어 이명한(전광렬 분)과 윤지훈의 싸움을 통해 국내 사회에서의 법의학의 위치를 시사했다. 법의학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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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소재도 등장했다. 일단 부검이라는 소재부터 생소했다. 영화 속에서는 자주 등장했지만 드라마에서는 흔치 않았던 부검은 SBS의 김봉천 분장감독의 수고 덕에 현실감을 실을 수 있었다. 더미의 총 제작비는 1억2000만원. 동원된 더미는 전신 5구, 상반신 16구, 장기 2세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작업과는 다르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분장의 분류 역시 모호한 실정이지만 김봉천 감독은 미국 할리우드 분장학교에서 따로 연수까지 받을 정도로 특수 분장에 열의를 가졌다. 그는 10일 스타뉴스에 "SBS에 특수 분장팀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며 "흔히들 메이크업이라고 말하는 뷰티 메이크업을 전담하는 분장팀이 이번 특수 분장도 담당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드라마 최초로 등장한 여성 사이코패스 강서연(황선희 분)은 작품 속에서 숨은 보석이었다. 장항준 PD가 캐스팅, 세세한 연기지도까지 도맡았다는 신인배우 황선희의 무표정한 섬뜩함은 극 전개를 어디로 튈지 모르게 만들었다.

또한 첫 회에 등장한 사건이 여러 사건들과 맞물리며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는 전개 방식 역시 스토리에 대한 자신감을 뒷받침했다.

물론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박신양의 어눌한 듯 내지르는 연기 방식은 톡톡 튀는 밝은 김아중의 연기와 맞물리며 적절히 중화됐다. 여기에 차도녀 엄지원과 우직하되 사랑스러운 정겨운의 커플 열연도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극 전체에 볼거리로 작용했다.

이처럼 스토리, 소재, 기술효과 등 '싸인'은 다양한 부문에서 한국형 수사드라마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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