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인아' 러브신, 감정이입 없었다곤…"(인터뷰)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1.06.1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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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상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발가벗겨진 기분 이었죠."

MBC 월화극 '짝패'를 마치고 온 이상윤(30)이 첫 사극을 마친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드라마 '신의 저울', '사랑해 울지마', '인생이 아름다워', '즐거운 나의 집' 등 이상윤은 최근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왔다. 현대물이 주가 됐던 그의 연기 활동에 있어 이번 '짝패'는 특별히 의미가 컸다.

"사극은 현대극보다 밑천이 필요한 장르더라. 연기적인 기본기가 바탕이 되고 그 위에 사극적인 요소들이 편안하게 갖춰져야 하기에 쉽지 않았다. 또 사극톤이 익숙치 않아 처음엔 그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고어이기 때문에 편안하게 말하면 오히려 이상했다. 너무 현대적으로 표현하려고 해도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 연기 내공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와 닿았던 시간이다."

'짝패'는 그에게 연기에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줬으며, 또 좋은 선배들에게 배움을 얻을 수 있게 했다. 천정명, 한지혜, 서현진 등 또래 배우들도 사극 출연이 생소해 서로 도움말을 주며 촬영의 열정이 이어갔다.


그는 또 "다들 고마우신데, 특히 감독님은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주다시피 연기에 대해 많이 봐주셨고, 최종만 선배님을 통해 사극에서도 통용이 되고 현대에서도 통용되는 무게감을 배웠다. 윤유선 누나는 보고만 있어도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됐다. 공형진 형은 워낙 편안하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작품에 대한 부담을 떠나 촬영을 즐길 수 있었다"라며 "이런 좋은 선배님들을 한 작품에서 만나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굉장하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상윤은 재미있게도 사극 출연의 장점으로 "한복 착용"을 꼽기도 했다. 처음 사극에 임하는 그에게 "상투를 틀고 수염을 붙이고 연기하는 게 사실 처음엔 적응이 잘 안 될 거다"라는 조언을 들었다. 실제로 처음엔 신경이 쓰이고 불편했지만, 그는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분장과 의상이 연기에 대한 몰입을 높였다. 평소 제 모습을 보다가 분장을 한 뒤 촬영장에 서면 순간 조선시대의 귀동이가 된 것 같았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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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상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최근 작품이 끝난 이상윤은 9월 대학교 복학을 앞두고 있다. 연예활동을 하면서 잠시 떠나있었던 서울대 물리학과에 최근 재입학한 그는, 틈틈이 학업을 끝내기 위한 기회를 엿봐 왔던 터다.

"2학기가 남았다. '굳이 학업을 마칠 의미가 있을까. 그 시간에 연기에 더 열의를 쏟는 게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저를 위해서라도 학업은 마치는 게 좋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그동안에도 '이 작품 끝나고 학교를 가야지'하고 생각을 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학창시절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던 그는 본래 의대를 지망했었다. 그러나 입시 성적과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 등을 고려해 물리학과로 진학하게 됐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한땐 교수를 꿈꾸기도 했다고. 돈에 대한 욕심이나 사업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이상윤은 학업에 정진해 교수가 되는 길을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앉아서 공부하고 일하는 것 보단 밖에서 뛰면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뜨거운 피가 있었던 거죠. 고등하교 시절엔 내게 이런 점이 있다는 걸 잘 몰랐다. 대학에 와서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하고 깨달았다. 사람과 어울리고 자기 안의 싸움을 하는 연기가 좋았다. 고민 없이 이 일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부모님은 안정적인 길을 버린다는 데 조금 걱정도 하셨다. 그래서 학업과 병행하길 조언 하셨다."

그에게 졸업장을 딴 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오래전 시작한 학업을 마침내 마쳤다는 성취감은 물론, 연기를 더 깊이 공부하려는 입장에서 대학원에 진학할 발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연기에 대해 공부할 계획이 있다. 많은 선생님들과 선배 연기자들이 본격적인 공부를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해 주셨다. 현장에서 연기하는 거랑 다르게 공부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이 있나보다. 경험을 통해 얻은 것과 공부로 배울 수 있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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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상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요즘 그가 하고싶은 연기는 격정적인 멜로 연기. "혹시 최근 연애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하니 이상윤은 "생활과 연기는 다르게 생각 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연애를 하고 있으니 감성적으로 더 잘 표현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기자의 끈질긴 질문에 그는 웃으며 "아주 구분한다고 할 순 없지만, 그것 때문에 멜로 연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장르라고 한다면 멜로다. 돌이켜 보면 작품 중에 남녀 간의 사랑이 주가 되는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 멜로가 주가 되는 사랑 연기를 통해서 나를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믹한 연기를 해 볼 생각도 있느냐고 묻자, 이상윤은 "사실 팬들도 그런 얘기를 해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한다. 지금까지는 정극에 대한 욕심이 더 있었던 것 같다. 시트콤도 재미있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상윤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동료배우 남상미와 열애 사실을 최근 발표했다. 방송이 종영을 앞둔 10~11월께 본격적인 만남을 시작했다는 두 사람. 당시 드라마 속 러브신이 열애 보도 이후 새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드라마 속 러브신에서 감정적으로 아무렇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연기와 실생활은 다르다. 구분이 된다. 만약 내가 남상미씨가 아닌 드라마 속 다른 인물과 교제했다면, 그 분과 연기하는 장면을 보고 감정이 느껴진다고 하시지 않을까."

두 사람의 열애설이 알려진 것은 드라마가 종영하고도 한참 뒤인 올해 6월. 꽤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져 온 셈이다.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비밀 데이트를 했을까.

"주로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비껴서 데이트를 했다. 영화를 보고 싶으면 심야 영화를 보거나, 음식점도 붐비는 식사시간이 아닌 때 약간 구석진 곳으로 가고. 그렇다고 막 숨어 다닌 건 아니고. 죄 지은 건 아니니까.(웃음)"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학력, 탄탄한 연기 생활, 거기에 사랑까지. 다 갖춘 것을 보이는 이상윤에게도 단점이 있을까.

"많죠. 자신에겐 단점이 많게 보이니까. 최근에 많이 문제가 되는 게 멀티태스킹이 안 된다는 것. 특히 촬영을 시작하고 나면 방이 전쟁터가 된다. 또 공과금 같은 것도 몇 달치씩 쌓여 있다. 다른데 신경을 못 쓰다 보니 시기를 놓치고 넘어 간 것도 많다. 또...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데, 못 부른다."

쉼 없이 달려온 이상윤은 '짝패'가 끝나고 당분간 여행과 등산을 다니며 여름을 보낼 예정이다. "많은 배우들이 등산을 취미로 삼는데, 단순히 운동이 아니라 자연과 접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모든 것을 접하는 습관이 있는데 등산을 통해 마음으로 사물을 접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그를 올 여름 산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이상윤은 "여름까지는 충전을 하고, 많이 보고 듣고 배울 생각이다. 또 연애사실을 밝힌 만큼, 사랑도 열심히 하겠다. 학교에서 졸업할 수 있도록 공부에도 힘을 쏟고 집중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다시 찾아뵙겠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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