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빈 "남친과 이별 후 우울증, 운동으로 극복"(인터뷰)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06.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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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빈ⓒ사진=이명균 기자


"이미숙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세월을 뛰어넘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지셨잖아요."

올해 29살인 전혜빈은 지난 2002년 걸그룹 Luv로 데뷔했다. '오렌지 걸'이란 상큼한 노래로 단숨에 주목을 받더니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에서 '이사돈'이란 캐릭터로 스타가 됐다. 그 후 SBS '일요일이 좋다-X맨', MBC '논스톱3'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그녀가 2003년 연기에 발을 들였다. 어느덧 출연작만 10편이 넘는 어엿한 연기자가 돼 있었다.


지난 16일 오전 SBS 주말극 '내사랑 내곁에'에 출연 중인 전혜빈을 만났다. 바쁜 촬영에도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원래 배우가 꿈이었다고 했다.

"원래 배우가 꿈이었고 한 번도 꿈이 바뀐 적이 없었어요. 어쩌다보니 가수로 데뷔하긴 했지만 음반은 2장 밖에 안 냈어요. 가수라는 강한 인식이 있으시긴 한데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니 이제 많은 분들이 연기자로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전혜빈은 도시적인 이미지와 달리 꽤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정통사극 SBS '왕과 나'에서 신구의 수양딸로 등장했고, SBS '신의 저울'에서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 연기를 펼쳤다. 지난 2월 종영한 OCN '야차'에서는 손병호의 애첩, 팜므파탈로 변신했다. 주·조연 가리지 않고 열심히 연기해 온 그녀, 어떤 역할을 맡고 싶어할까.

"여성성이 강한 역할을 맡고 싶어요. '블랙 스완'에서 나탈리 포트만처럼 여성의 피나는 노력으로 결과물을 얻는 작품이면 좋겠죠. 그런데 아직까지는 많은 드라마나 영화가 남성 위주의 성향이 강한 것 같아요. 아예 반대로 미세한 감성 하나하나까지 캐치하는 감수성이 묻어나는 역할도 맡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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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빈ⓒ사진=이명균 기자


쉬지 않고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아왔던 그녀. 지나치게 몰아쳤던 탓일까.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녀는 우울증을 겪었던 날들에 대해 털어놨다.

"3년 전쯤이었던 것 같아요. 회의감을 많이 느꼈어요. 배우가 되고 싶은데 사람들은 예능프로그램에서의 제 모습을 많이 기억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삼각관계나 악역을 많이 맡다보니 일부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어요. '연기자가 될 수 있을까'하는 막막함이 더해갔죠. 그런데 또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몰려오잖아요. 그 즈음에 집안일도 있고 남자친구와 이별을 겪기도 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녀는 주저앉지 않았다.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최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는 '몸'을 쓰는 것으로 우울증을 극복했다. 그녀의 운동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우울하니까 먹게 되고 살이 찌니까 더 우울해졌어요. 체형 자체가 너무 망가져서 연기자란 타이틀을 가졌는데 관리 안 된 모습을 보이는 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독하게 친구들도 안 만나고 하루에 2시간씩 꾸준히 운동했어요. 식이요법도 한 달간 병행하고요. 운동을 하니까 스트레스도 안 받고 긍정의 에너지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겠다는 정리가 많이 되기도 했죠."

SBS '내사랑 내곁에'에 출연중인 그녀. 상대역 온주완과는 7년지기 친구라고 털어놨다. 7년 친구가 남편으로 나오니 어색한 건 당연했다.

"7년 친구라 호흡을 맞추는 데는 전혀 어려움 없어요. 서로 연기가 잘 안되면 조언도 해줄 수 있어 좋아요. 그런데 모닝키스신처럼 애정표현을 할 땐 너무 어색해요. 차라리 모르던 연기자면 할 수 있는데 친구다보니 오그라들죠. 주완이랑은 'X맨'에서 만났는데 83년생 동갑내기라 더 친해졌어요. 워낙 세심한 성격이라 잘 챙겨주고 제 친구들이랑도 두루두루 친해요."

7년이나 만났으니 연애감정이 들 법도 한데, 그녀는 혹시 사귀냐는 질문에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워낙 친하다보니 감독님도 '너네 사귀지'라고 물으세요. 그럴 때마다 답답하죠. 서로 이성 고민도 들어주고 카운슬링도 해 주는데 말이에요. 절대 안 사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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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빈ⓒ사진=이명균 기자


어느덧 29살. 그녀는 연예인과 결혼하는 편을 더 선호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결혼은 32~35살 쯤 하고 싶은데 연예인을 만나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같은 분야에 있으니까 서로 더 의지가 되잖아요. 사실 '연예인'이란 직업이 밤새고 집안일도 못하고 세간에 알려져 있으니까 힘들잖아요. 게다가 누구누구의 남편·남자친구로 불려야 되고요."

그녀는 운동을 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솔직히 담아 오는 20일 '전혜빈의 스타일리시 바디'라는 책을 출간한다.

"29살이 되고나서 30대를 앞두고 하고 싶었던 목록을 생각해보니 그 중에 '몸 만들기', '책 쓰기'가 있었어요. 30대가 되면 위기감을 느끼니까 극복하기 위해 한 건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너무 뿌듯해요.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맘에서 쓰게 됐어요. 마음 먹은 걸 성취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또 자신감이 생기니까 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직접 썼어요. 전문가가 아니라 아마추어인 제 입장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을 썼기 때문에 보시기 좀 더 편하실 거에요."

전혜빈은 하루 중 어느 때가 가장 행복하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하루 종일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해진 그녀가 펼칠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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