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감독 "'풍산개' 흥행은 기적" 감사편지(전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6.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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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풍산개'의 제작자 김기덕 감독이 관객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김기덕 감독은 '풍산개'가 3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은 지난 27일 '풍산개 관객들에게 감사드리며'라는 제목의 편지를 직접 써서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어젯밤, 전재홍 감독으로부터 풍산개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고생한 스태프의 개런티를 줄 수 있게 되었고 관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눈물이 났습니다"라며 "내가 각본을 쓴 초 저예산 영화가 한국 극장에서 이익을 내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습니다"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물론 고생한 스태프와 배우, 감독의 능력이지만 그래도 김기덕 필름에 이런 날이 오다니…"라며 "이제 한국 관객들이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준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사합니다. 곧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도 부디 풍산개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풍산개를 볼 수 있도록 극장 숫자가 줄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라고 밝혔다.

"'풍산개'가 망하면 멀리 떠날 계획까지 세웠다"는 김 감독은 2억원의 초저예산 영화 '풍산개'가 200개 넘는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 일이 "개인에게는 기적같은 일"이라며 "무엇보다 저를 믿고 헌신적으로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에게 개런티를 지불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무엇보다 기쁩니다"라고 밝혔다.


영화 '풍산개'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주인공(윤계상)이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층 간부의 여자를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분단 드라마. 지난 23일 개봉 후 호응 속에 지난 27일 관객 30만명을 넘어서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다음은 김기덕 감독 편지 전문.

풍산개 관객들에게 감사드리며

어젯밤, 전재홍 감독으로부터 풍산개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고생한 스탭들의 개런티를 줄 수 있게 되었고 관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눈물이 났습니다. 내가 각본을 쓴 초 저예산 영화가 한국 극장에서 이익을 내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고생한 스탭과 배우, 감독의 능력이지만 그래도 김기덕 필름에 이런 날이 오다니…

이제 한국 관객들이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준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사합니다.

곧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도 부디 풍산개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풍산개를 볼 수 있도록 극장 숫자가 줄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믿고 헌신적으로 고생한 배우와 스탭들에게 개런티를 지불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무엇보다 기쁩니다.

2억 원의 초저예산 풍산개가 200개가 넘는 극장에 당당히 걸려 관객을 만나는 것이 저 개인에겐 기적 같은 일이고 또 이것이 모델이 되어 한국의 저예산 영화의 희망이 싹트길 바랍니다.

정말 시골 오두막에서 쓴 시나리오 외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사무실이 없어 월세도 못 내는 전 감독의 5평 방을 열명이 북적거리며 사무실로 썼습니다. 정말 법인 통장 개인 통장 서랍에 녹슨 외국 동전까지 끌어 모아 찍었습니다. 후반 작업 진행비가 없어 연출 제작부까지 다른 영화 현장으로 다 보내고 피디와 감독만 남아 거의 굶으며 완성했습니다. 풍산개 회사 지분을 10프로라도 팔아 후반 작업비를 하려고 수소문 했지만 팔리지 않았습니다. 풍산개가 망하면 멀리 떠날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배급을 맡아주신 배급사 NEW와 장비와 세트장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동아방송대와 카메라를 지원한 니콘에게 감사드리고 지분도 없이 자비로 음악을 만들어 주신 음악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풍산개를 보시고 분단의 아픔에 슬픈 분들도 있고 배우 연기에 감동한 분도 있고 부족한 영화에 화난 분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이 6.25 61주년입니다. 6.25를 생각하는 차이만큼 풍산개를 이해하는 차이가 있을 것이고 그간 제 영화 주제를 이해하는 만큼 또한 차이가 있을 것이고 예산 부족으로 아쉬운 장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내고 풍산개를 봐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1년 6월 27일 김기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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