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신민아·하지원..韓여전사 계보는?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6.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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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7광구'의 하지원, '쉬리'의 김윤진, '꼭지딴'의 최진실, '괴물'의 배두나


하지원 주연의 '7광구'가 오는 8월 개봉을 앞뒀다. 3D로 제작되는 한국 최초의 괴수 블록버스터물인 '7광구'는 100억대 제작비와 기술적인 도전으로도 화제의 작품이지만 한동안 맥이 끊겼던 한국영화의 여전사를 부활시킨 작품으로도 눈길을 모은다. 석유시추선의 홍일점으로 정체불명의 괴물과 맞서는 하지원은 그 설정만으로도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를 연상시킬 정도로 액션 여전사의 전형에 근접해 있다.

'여자 영화는 안된다'는 속설 속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영화가 제작되는 경우가 드물고, 특히 여성을 액션 히로인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지 않은 탓에 한국 여전사의 계보는 그다지 탄탄하지 않다. 남성들이 주인공을 맡은 액션물에 여자 스타들이 간헐적으로 등장하며 여전사 캐릭터로 주목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때 실종됐던 액션 여배우 캐릭터가 드러난 영화로 1990년 영화 '꼭지딴'을 꼽을 수 있다. 한동안 에로영화, 호스티스물 등에 밀려 실종됐던 액션 히로인 캐릭터가 부활한 대표 영화였다. '예스마담'등이 유행하던 홍콩 영화의 색채도 다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주목받는 신예 스타였던 최진실은 여주인공을 맡아 발차기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액션 히로인으로 활약해 눈길을 모았다.

1990년대 최고 액션 히로인으로 주목받은 스타로는 김윤진이 있다. 한국 블록버스터의 시초로 평가받는 1998년 영화 '쉬리'에서 김윤진은 남파공작원 이명현 역을 맡아 한석규, 최민식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윤진은 이후 여전사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대표 배우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 여전사들은 드라마를 통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양한 작품에서 여전사 캐릭터를 변주하기도 했다. 젊은 여배우들의 액션 도전도 이어졌다.


2001년 데뷔작 '화산고'에서 CG와 어울린 독특한 교복 액션을 선보였던 신민아는 2003년 드라마 '때려'의 복서, 2008년 '무림 여대생'의 무림고수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고, 2004년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긴 팔다리로 시원한 액션을 선보였던 윤소이는 2005년 '역전의 여왕', '무영검'에서 연이어 비슷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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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7급공무원'의 김하늘, '아테나:전쟁의 여신'의 수애, '7광구'의 하지원, '블러드'의 전지현


비록 여전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더라도 2006년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작 '괴물'에서 활을 들었던 배두나처럼 독특한 방식으로 액션을 선보이는 캐릭터들은 계속해서 등장했다. 2009년 '7급공무원'에서 첩보원으로 액션 여전사의 맛을 보인 김하늘, 해외 진출작 '블러드'에서 뱀파이어 여전사가 된 전지현 등 이미 확고한 자리를 잡은 중견 여배우들이 최근, 특히 드라마를 통해 액션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특이하다.

2009년 '아이리스'에서는 김태희가 첩보요원으로 분했고, 김소연 또한 북한군 요원으로 등장해 액션 여전사의 이미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드라마 '도망자 플랜B'에서는 이나영이, '아테나:전쟁의 여신'에서는 수애가 파격적인 액션신들을 연이어 소화하며 잠재력을 과시했다. 액션 여전사로 분한 여신들을 향해 시청자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미녀 여전사들은 그 자체로 화제를 모았다.

독보적인 액션 히로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하지원이 이 명맥을 이어 본격 여전사 액션물에 도전하는 '7광구'는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모은다. 하지원은 '다모'외에도 2005년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에서도 다모를 연기, 충무로에서 1순위로 꼽히는 액션 히로인이다.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권투선수를,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는 스턴트우먼을 연기하며 액션에 강한 다재다능한 면모를 선보였다. 그녀가 '툼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 못잖은 한국 여전사의 힘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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