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필, 故이승렬 상병에 "잘 가렴 사랑한다"

진주 인턴기자 / 입력 : 2011.07.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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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개그맨 임혁필이 강화도에 위치한 해병대 초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으로 사망한 사촌동생 故 이승렬 상병(20)을 떠나보내며 슬픔 심경 글로 담았다.

임혁필은 7일 오전 10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갑작스런 비보를 듣고 너무 놀란 가슴에 스케줄들을 다 접고 국군 수도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승렬이는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고 친척어르신과 기자들만이 자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헬기가 도착했고 싸늘한 시신만이 검정 비닐 백에 싸여 있는 모습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렸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뒤가 되어 고모가 강화도사건현장에서 수도병원으로 왔습니다"며 "고모 얼굴을 보니 다시 한 번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렸습니다"고 회상했다.

이어 "마련된 빈소에는 승렬이의 영정 사진이 있더군요. 해병대 훈단에서 훈련을 마치면 자대배치를 받고 자대에 가기 전에 정복사진을 찍는데, 그 사진이 영정사진이 되다니"라며 안타까움을 말했다.

또 "그 해병정복사진이 영정사진이라니 그 안에 있는 승렬이는 아주 잘생기고 멋진 해병대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또 한 시간이 흘러 고모부가 왔고 다른 때보다 훨씬 수척해진 모습에 안타까움이 밀려왔습니다"고 재차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그는 "고모는 펑펑 울 수 있지만 고모부는 펑펑 울 수가 없나봅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빠들은 울면 안되나 봅니다. 헌법에 나와있지도 않은데 아빠라는 사람은 울면 안되나 봅니다"며 "특히 아들을 잃은 아빠는 더더욱 울면 안 되나봅니다. 근데 그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슬프게 합니다"고 밝히며 고 이승렬 대원 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이어 "승렬이한테는 누나가 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누나. 너무 예쁜 하나 밖에 없는 누나"라며 "승렬이를 아껴주는 하나밖에 없는 누나. 승렬이한테 여자친구 같은 하나밖에 없는 누나. 이제 그 누나는 승렬이가 없어 그냥 하나가 되었습니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그 누나는 40kg 정도로 보이는 왜소한 모습인데 아무것도 먹지를 않습니다. 밥도 물도 아무것도 먹질 않습니다. 근데 몇 시간째 물도 전혀 먹지 않는 아이가 신기하게도 눈에서 물이 나옵니다. 그 물은 멈추지를 않습니다. 그만 울라고 해도 계속 눈물이 나옵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울음소리와 눈물은 전염이 되나 봅니다. 빈소는 어느새 거기에 온 모든 사람의 눈에 전염되어 눈물바다가 되었고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눈물을 나오게 합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거의 밤을 샜기 때문에 피곤함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서늘한 그리고 어두컴컴한 반 평도 안되는 냉동고 영안실에 있을 승렬이를 생각하면 나의 지금 피곤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자신의 심경을 말했다.

그는 "이제 슬슬 염을 해야합니다. 마지막 가기 전에 승렬이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누나한테 인사 하려면 예쁜 모습으로 맞이해야 하니까요. 우리는 승렬이의 멋진모습을 보려고 다들 안자고 기다리고 있습니다"며 "자게되면 이제는 승렬이의 얼굴을 다시는 볼 수가 없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드디어 모든 염이 끝났고 먼저 엄마 아빠 그리고 누나가 들어갔고 이제 친척들과 승렬이의 친구들이 들어가서 얼굴만 보고 나오면 되는데 줄이 가질 않습니다 왜냐하면 엄마하고 누나가 승렬이를 잡고 놓지 않기 때문입니다"며 "하지만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도 봐야지' 하며 재촉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모습에 고개 숙여 울고만 있을 뿐입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근데 누나가 갑자기 쓰러집니다. 너무 많이 울었습니다. 누나를 부축하고 얼른 그 자리를 피하게 했습니다. 역시나 그 와중에도 아빠는 냉정함을 잃지 않습니다"며 "하지만 나는 압니다. 그 누구보다도 마음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6일 영결식 상황을 전했다.

해병대 총기사건으로 숨진 해병대원 4명의 영결식이 이날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해병대장으로 엄수됐다.

임혁필은 "그렇게 또 하루가 흐릅니다. 어느새 아침이 되었고 이제 마지막 인사를 해야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영결식을 하면서 승렬이는 난생처음 신기한 경험을 합니다. 대통령이 꽃을 보내고 국방부장관님을 눈앞에서 보게 되었고 해병대 사령관님이 승렬이한테 칭찬을 하고 이름 만 대면 다 아는 국회의원도 승렬이한테 고개 숙여 인사를 합니다. 평생에 단한번도 만날 수없는 사람들 일 수 있는데 말입니다"며 "하지만 승렬이는 그런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지금이순간 엄마랑 아빠랑 누나랑 함께 있고 싶을 뿐입니다"고 전했다.

더불어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이 먹고 싶고 아빠랑 목욕탕도 가고 싶고 누나랑 영화 한편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 승렬이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고 안타까움을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바쁩니다"며 안장이 있던 때를 적었다.

해병대 사령부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국립대전현충원에 이들을 안치했다.

임혁필을 "영결식이 끝나면 부평으로 갔다가 대전으로 가야합니다. 이제 승렬이가 살아야 할 곳이 대전이니까요. 대전에 갈일이 별로 없던 승렬이는 대전은 낯설기만 합니다. 혼자서 그곳에서 이제 앞으로 살아가야 하니까요"라며 " 엄마 아빠 누나는 승렬이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이제 떠나야 합니다. 엄마 아빠누나는 같이 함께 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고 힘든 심경을 말했다.

이어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발걸음을 띱니다. 세상에 살아오면서 제일 무거운 발걸음입니다. 이제 스무 살밖에 안된 아이를 대전에 두고 우리는 떠납니다"며 "마음도 무겁고 발걸음도 무겁지만 떠나야합니다. 사랑하는데 너무나 사랑하는데 떠나야 합니다"고 말했다.

임혁필은 "사랑하는 동생이면서 해병대 후배인 승렬아 좋은데로 잘 가렴 사랑 한다 -해병 제708기 혁필 형이"라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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