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생뎐·미스 리플리 욕먹고 떴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7.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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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플리'(사진 위)와 '신기생뎐'


욕 먹어야 더 뜬다?

'미스 리플리', '신기생뎐'이 어이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면서 시청률이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장치들을 삽입, 종영을 앞두고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괜히 '막장' 드라마 논란이 나오는 게 아니다.


한국 사회를 학력위조 광풍으로 몰아넣었던 신정아 사건을 모티프 삼아 출발한 MBC '미스 리플리'는 오락가락하는 전개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성공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미리(이다해 분)의 비상과 파멸을 중심으로 미리와 명훈(김승우 분), 유현(박유천 분), 희주(강혜정 분)의 4각 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애초의 기획의도는 사라진 지 오래다.

'히라야마' 김정태가 과거의 열쇠를 쥔 인물로 급부상한 동시에 과거 술집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미리를 사랑하는 인물로 등장하면서 러브라인 자체가 흔들렸다. 출생의 비밀이 빠질 리 없다. 악혼자 유현의 양어머니가 알고보니 미리의 친모라는 출생의 비밀은 작가의 마지막 카드로 시청률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결과, 희주 캐릭터는 존재감을 잃고 강혜정의 분량 논란까지 나오는 지경이 됐다. 훌륭한 배우를 어렵게 캐스팅해 놓고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형국이다. '1박2일' 출연 이후 대세로 떠오른 김정태를 이용해 쉽게 화제성을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인다.


종영한 SBS '신기생뎐' 또한 극 막바지 각종 귀신이 종류를 바꿔가며 등장하는 설정으로 '신귀신전'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왔다.

할머니 귀신, 장군 귀신, 동자 귀신까지 등장한 것도 모자라 귀신에 빙의된 아수라가 눈에서 녹색 레이저를 발사하더니 도우미 아주머니의 몸에서 암을 발견하기까지 했다. 시트콤을 비웃는 듯한 설정에 애청자들마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시청자들의 비난이나 실망과는 별개로 '미스 리플리'나 '신기생뎐'은 종영을 앞두고 점점 시청률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어이없는 전개가 화제가 되고 논란을 모으면서 오히려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기까지 했다. '신기생뎐'은 갈수록 시청률이 급등, 16일 26.5%의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17일 최고시청률인 28.3%로 종영했다.(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욕먹어야 더 본다는 게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며 "완성도와는 별개로 자극적인 설정만으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시도가 계속되다보니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 것"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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