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스리플리 시티헌터 최고의사랑 |
이민호 박유천이 나와도 안 된다. 2011년 숱한 화제를 낳으며 인기리에 종영된 평일 드라마는 대부분 20%의 시청률을 넘지 못 했다.
28일 종영한 이민호 박민영 주연의 SBS '시티헌터'는 지난 14일 방송분에서 19.9%의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유천 이다해가 출연한 MBC '미스 리플리' 역시 15일 방송분에서 기록한 자체최고 시청률은 16.5%에 그쳤다. 차승원 공효진 주연의 MBC '최고의 사랑'은 마지막 방송분에서 21%로 겨우 고지를 넘었다. 세 드라마 모두 방영 후 쏟아지는 기사량과 화제성을 감안할 때 믿기지 않는 수치다. (AGB닐슨미디어 전국일일평균시청률, 이하 동일기준)
지난해만 해도 사정은 달랐다. SBS 월화극 '자이언트'와 MBC '동이'는 동시간대 방송됐음에도 모두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2TV '추노'는 32.1%, '제빵왕 김탁구'는 49.3%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차지했다.
![]() |
동이 자이언트 추노 |
2011년 평일드라마 시청률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전 세대를 아우르는 드라마 대신 타깃 층이 분명한 드라마가 주를 이룬 점을 꼽을 수 있다. 로맨틱 코미디, 액션 등 장르성이 분명하면서도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작품이 대다수였다. 이 세대 층은 일과 여가 등으로 인해 평일 오후 시간 늦게 귀가한다는 특징도 있다. 흔히 말하는 '본방사수'가 말처럼 쉽지 않은 세대인 셈이다.
SBS 드라마국 김영섭 부장은 "최근 드라마를 살펴보면 특정 타깃 층에 호소하고 장르성이 강화된 작품이 주를 이룬다"며 "가족극 등은 보편적 시청자 층이 있지만 타깃이 분명하면 아무래도 시청률이 떨어진다. 그리고 여름엔 휴가 등의 이유로 기본적으로 3~4% 하락한다"라고 분석했다.
DMB, 다운로드 등 TV를 제외한 다른 창구로 시청하는 행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된다. 20~30대는 스마트폰 등의 뉴미디어를 어느 세대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세대. 이들은 여러 루트를 동원해 작품을 접하지만, 이는 시청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활발한 온라인 활동을 통해 의견을 개진한다는 점에서 화제성에는 크게 영향을 끼친다.
김영섭 부장은 "드라마를 소비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청률을 TV로만 판단해, DMB나 다운로드 등은 환산이 안 되고 있다"며 "TV는 이제 올드미디어이고, 뉴미디어 매체의 등장으로 갈수록 TV 시청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케이블채널 등에서 콘텐츠가 다양해진 것도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이 하락한 데 영향을 끼쳤다. 최근 tvN '로맨스가 필요해', OCN '신의퀴즈2' 등 케이블 드라마와 '하와이-파이브 오', '크리미널 마인드' 등 미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볼거리가 다양해진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나오는 드라마를 그냥 봤다면 이제는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볼 수 있는 것이다.
tvN 측 관계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생긴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케이블채널의 드라마는 다른 접근방식을 많이 모색하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케이블 드라마의 시청률 총량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동이', '자이언트'와 같은 대작의 부재, 로맨틱 코미디물이 주를 이뤘다는 식상함 등의 복합적인 이유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