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이' 김준형 "미혼모 연기도 행복해"(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8.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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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기자 honggga@
MBC 일일연속극 '불굴의 며느리' 순정이는 요새 눈물 마를 날이 없다. 뱃속의 아이는 자라는데 믿었던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했고, 가장 착하고 얌전한 딸의 날벼락같은 임신 소식에 말문이 막혔던 어머니는 이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집안을 들었다 놓은 순정이 소동은 언제나 그랬듯 이 집안 여자들이 팔을 걷어붙여 당당히 일어서면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여리기만 했던 순정이 또한 달라진 모습을 보일 터.

그 중심에 신인 탤런트 김준형(23)이 있다. 동글동글한 얼굴과 눈매,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 동양형 미녀는 올해 춘향선발대회에서 당당히 진을 거머쥔 주인공.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녀는 춘향선발대회 1위와 동시에 '불굴의 며느리'에서 순정이 역할을 따낸 행운의 주인공이다. 당차고 똑 부러진 그녀의 모습에서 달라질 순정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올해 좋은 일이 이어지나보다. 춘향대회 1등에 일일극 주역이라니.

▶내가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인연이 닿아 춘향 선발대회 추천을 받았다. 특기가 한국무용이고 얼굴이 동그랗다보니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나보다. 제가 23살인데 나이로는 커트라인이었다. 최고령 춘향이가 된 셈이다.

마침 바로 전에 '불굴의 며느리' 오디션을 보고 춘향대회 합숙에 참가했다. 합숙하고 대회가 이어지는 와중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고 춘향대회 진이 됐고, 마침 함께 출연하는 이하늬 언니가 미스코리아 진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가 운때가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너무 감사하고 하늘이 도우신 것 같다.


-순정이와의 싱크로율은?

▶대본에는 '잘 나가는 학교 퀸카에 지고지순한 면이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청어처럼 팔딱팔딱 뛰는데다 순수하기까지 한데 고집이 있다' 이런 식이었다. 실제 현장에 가 보니 감독님은 만월당 한 켠에 있는 들꽃 같은 존재를 원하시더라. 사실 나는 털털하고 활달한 면이 있어 걱정이 됐다.

그런데 막상 연기를 하다 보니 맞는 점이 발견이 되더라. 제게 맞는 역이었던 건지, 제가 거기에 맞춰가는 건지, 점점 '얘도 나랑 비슷한 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창 순정이가 힘든 시기다. 극중에서 늘 힘이 없다.

▶대본에도 나온다. 우울해하는 순정이, 애달파하는 순정이, 멍하게 앉아있는 순정이….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서서 기쁘긴 한데 매일 그런 분위기니까 어떻게 끌어가야 하나 고민이 컸다. 게시판에도 '우울해요 답답해요' 하는 분이 계시더라. 앞으로는 해결해가는 모습이 계속 등장한다.

답답해하시는 부분이 있지만 일일드라마에 120부작이 아닌가. 고민하고 답답해하는 부분이 있어야 나중에 순정이가 아기를 낳고 새 남자를 만나는 밝은 모습이 극대화될 것 같다. 점점 쌓아나가서 나중에 더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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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기자 honggga@
-그 기막힌 상황에 싸움 한 번 제대로 못한 순정이를 어떻게 이해했나.

▶내가 하는 역할을 이해 못하면 안되지 않나. 고민을 많이 했다. 옛 남자친구 어머니까지 와서 괴롭게 할 때는 정말 괴롭더라. 하지만 순정이는 아기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일단 크고, 아무 의지할 데가 없을 때 뱃속 아기를 생각하면서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 했다. 앞으로는 모성애도 더욱 발휘될 것 같고.

-미혼모라니, 스물 셋 아가씨가 하기엔 쉽지 않은 연기다.

▶처음엔 작품 들어가는 것 자체가 좋았고, 스펙트럼이 넓은 캐릭터라 좋았다. 많이 배우겠다는 기대도 컸고. 첫 시작부터 간단치가 않겠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완전한 캐릭터로 풀어가기엔 제 내공이 부족하다. 조금씩 만들어가려 한다.

온전히 제 것으로 연기하고 싶어서 미혼모 시설에 봉사활동이라도 가 볼까, 자문을 구해볼까도 했다. 하지만 잘못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감한 문제고, 제가 연기를 하려고 그분들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릴 수도 있는 것 같아서. 기회가 되면 나중에 진심으로 봉사를 하러 가고 싶다. 친척 언니, 어머니… 경험했던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청연'에서 장진영씨. 여성의 힘이 느껴지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많은 영화에서 남자가 주인공이고 남자가 이야기를 이끄는데 그 분 영화를 보면 여성의 힘이 느껴지지 않나. 제가 이 역할을 순정이 역할을 하는데도 어려움을 느끼는데 그 정도로 하려면 여러가지 내공과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나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예뻐 보이게 연기하지 않는 배우, 꾸미지 않아도 예쁜 배우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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