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PD가 본 남상미·이미연·한고은(인터뷰)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08.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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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진PD ⓒ이기범 기자


지난 2006년 9월 tvN 개국부터 함께 해 온 윤상진PD. 지금은 간판 프로그램 '택시'의 연출을 맡고 있지만, 이전에는 '별을 보다', '나는 피디다', '커밍아웃'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했던 연출자였다.

tvN 'E뉴스-신상정보유출사건'에서는 흥신소 저리가라 할 만큼 뒷조사에 열을 냈고, '커밍아웃'에선 국내 최초로 게이들을 커밍아웃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8년 연출했던 '나는 피디다'의 후속 '나는 가수다', '나는 기자다'가 방송을 탔다면, 지금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는 다른 이름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16일 간판 프로그램을 맡고도 변화에 안달이 난 '택시'의 윤상진PD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처음 '택시'에 합류했을 때 느낌이 어땠나.


▶ 워낙 잘되고 있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내키진 않았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이전 PD보다 못한다는 소리 들을 것 같아서 다르게 만들 방법을 고민했다. '200회' 를 맞이해 LA ,라스베이거스에 다녀왔고 다음 주에 하와이 간다. 판을 벌리고 있다. 이야기도 집중하면서 스케일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다. 기회가 될 때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MC 공형진 이영자의 호흡은 어떤가.

▶ 좋다. 이렇게까지 온 데는 MC역할이 큰 것 같다. 제작진과 7:3 정도의 비율이랄까. 제작진이 배제된 상태에서 따로 토크하는 게 쉽지 않다. 이영자는 최고의 입담꾼이고 노하우도 굉장하고, 예능감도 좋다. 공형진은 배우지만 예능감과 인맥이 상당하니까 도움이 많이 된다.

-200회 특집은 어떻게 구상했나.

▶ 방송에서 LA는 많이 가도 라스베이거스는 잘 안 간다. 라스베가스는 제일 화려하고 엔터테인먼트가 넘치는 도시다. 처음엔 해외 오지에 가서 봉사하거나, 택시나 버스가 없어 3~40분 걸리는 국내 오지에서 일일 택시를 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여름이니까 계절감을 살려 시원하게 큰 그림 가려고 했다. 이미연, 이제니 같은 배우뿐 아니라 현지에 있는 제작자들도 만났다. '드림웍스'를 방문해 '슈렉' 감독 제임스 밀러 인터뷰도 하고, 한인 애니메이터도 만나서 '그레이트 코리안' 특집도 준비했다. '히어로즈' 주연 한인배우 제임스 카이슨 리도 만났다. 윤도현이 딸 윤이정양과 출연하는 '나는 아빠다' 특집도 있다.

-이미연, 한고은은 어떤 사람인가.

▶ 두 배우 다 기본적으로 쿨하고 나이스하다. 이미연은 나보다 선밴데도 불구하고 권위의식 없고 늘 먼저 배려했다. 녹화를 10시간 했던 날, 밥 먹고 의상을 갈아입어야 했다. 그런데 기다리게 안 하려고 밥 빨리 먹고 우리가 밥 먹을 동안 옷을 갈아입고 오더라. 또 그랜드캐넌에 가서 경비행기 장면을 찍는데, 평소 폐쇄공포증과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도 아무런 불평 없이 탔다. 도중에 제작진이 먼저 떠날 일이 있었는데 로비에 30분 일찍 나와 배웅을 하더라. 정말 의외였고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한고은은 더 의외였다. 굳이 묻지 않았는데도 전 애인과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가평에 갔는데 시키지도 않았는데 물 속에 들어가 수영을 하더라. 이슈 있는 것도 아닌데 흔쾌히 출연한데다 적극적으로 촬영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택시'에만 나오면 스타들이 과감히 털어놓는다. 솔직한 스타가 출연하는 건가, 솔직하게 만드는 건가.

▶ 두 가지 다다. 기본적으로 '택시' 내부에는 제작진이 배제돼있다. 택시라는 공간 안에 MC와 게스트, 카메라만 있다. 출연자들이 다 하는 말이 어느 순간, 카메라가 있는 것도 잊게 된다고 했다. 자유롭고 편안하게 솔직한 얘기가 나오게끔 유도하고 섭외도 진정성 있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상윤·남상미 커플의 열애사실이 '택시'에서 처음 밝혀졌다. 당시 상황은 어땠나.

▶ 이상윤이 팬미팅을 많이 안 했기에 '이상윤의 여자들'이란 콘셉트를 잡았다. 당시 조금 낌새가 느껴져서 일부러 남상미를 섭외했다. 남상미에겐 같이 택시에 타는 거라고 하지 않고, 그냥 팬미팅 출연 정도만 귀띔했고 이상윤에겐 말하지 않았다. 둘을 앉혀놓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즉석에서 상의도 할 수 없어 공개한 것 같다. 촬영을 중단시키고 공개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향후 '택시'의 큰 그림을 어떻게 보고 있나.

▶ 공익적인 것을 많이 넣고 현장성을 살리려고 한다. 기동력이 있는 만큼 현장이라면 어디든지 가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다. '택시'라는 프로그램에 신뢰도를 주려 한다. 토크쇼에 기반을 두면서 그 이상을 꿈꾼다. 5~10년 가려면 새로운 장르가 될 필요도 있다고 본다. '오프라 윈프리 쇼'처럼 의식도 있고 공익적이면서 의미있는 프로가 돼야 한다. 4번째로 맡은 피디인데, 잘해왔기 때문에 다른 부분이 뭐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굳이 따라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아이템을 구상한 게 있다면.

▶ 새벽에 첫 출근하는 분들, 학생들을 택시로 모셔드리면 좋을 것 같다. 또 택시를 한 100대 불러서 콘서트도 열고 싶다. 각 택시마다 스타들을 모시고 오픈토크쇼처럼 진행하는 거다. 레드카펫 깔아놓고 토크쇼 겸 콘서트로.

-촬영할 때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뭔가.

▶ 안전이다. 진짜 운전하는 거니까. 접촉사고라도 나면 안 된다. 두 번째는 현장성이다. 큰 그림만 짜놓고 그때그때 바꾼다. 광화문 통해서 삼청동 가기로 했는데 서대문이 좋으면 서대문으로 간다. 대본도 가이드는 있는데 크게 의지하진 않는다. MC들에게 맡기는 편이다. 사전 인터뷰에서 없었던 질문과 답이 더 많다. 그래서 어디로 튈지 모르고 더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꼭 출연했으면 하는 스타가 있다면.

▶ 부산영화제에 장동건을 정식으로 초대하고 싶다. 함께 택시를 타고 부산까지 가도 좋을 것 같다. 레드카펫 앞에 턱시도 입은 장동건 공형진 이영자가 입장하는 그림을 연출해보고 싶다. 다음은 강호동이다. 유재석은 출연한 적 있는데 강호동은 없다. 그도 속내를 얘기할 만한 공간이 필요할 것 같다.

-스타들이 거침없이 고백한다. 혹시 촬영 후 편집 요구는 없었나.

▶ 아직까진 뭘 빼 달라는 얘긴 없었다. 오히려 속 시원하단 얘기 많이 들었다. 이미연은 "택시를 타고 가니까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와요"하며 신기해했다.

-윤상진PD에게 '택시'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 숨차게 달려와 가빴었는데 숨 좀 돌리고 다시 뛰어보게 하는 타이밍인 것 같다.

계속 신규 프로그램만 해서 앞만 보고 달렸다. 3개월 간 신규프로그램 구상 중이었는데 '택시'에 투입됐다. 이미 만들어진 판에 잔디를 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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