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청소년유해심의 전향적변화 '시대읽었다'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1.08.2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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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대중가요의 청소년 유해 판정에 대해 결정권을 쥐고 있는 여성가족부가 전향적 자세 변화를 취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서라도 시대 변화를 제대로 읽은 셈이다.

여성가족부는 29일 청소년 유해 판정과 관련한 개선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먼저 청소년 유해성에 대해 음반업계의 자율 평가를 유도, 이를 음반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와 함께 청소년보호위원회(청보위)의 최종 심의 및 결정에 적극 반영할 것을 검토키로 했다.

지금까지 대중가요의 청소년 유해 판정은 여성가족부 산하 청보위에서 결정하면 사실상 그 것으로 끝이었다. 이에 대한 대응은 법적 소송이 거의 유일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가 향후에는 청보위의 최종 심의 및 결정 전 음반업계의 자율 평가를 적극 반영하기 함에 따라 상명하달 식의 결정이 아닌, 수평적이고 열린 판정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여성가족부는 음반 심의를 전담하는 별도의 민간 기구를 설립, 청소년 유해 음반 심의 기능 전부를 민간에 이양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 부처가 아닌 민간 기구에서 심의할 경우, 구성원을 보다 개방적으로 꾸릴 수 있다. 이에 대중가요의 청소년 유해 판정 기준 또한 현재보다는 시류를 잘 읽어 탄생될 가능성이 높다.

여성가족부는 민간 기구가 설립되기 전까지도, 대중가요 현장의 다양한 시각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음반심의위원회의 위원에 현장 전문가 및 방송사 가요 담당 PD 등을 심의위원으로 추가 위촉할 계획을 세웠다.

이번 여성가족부의 개선 방안 중 현실적으로 가요 관계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바로 술과 담배 표현과 관련, 청소년 유해 여부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는 "술과 담배 표현의 경우 직접적 혹은 노골적으로 이용을 조장하거나 권장, 미화할 때에 한정해 유해판정을 하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심의 세칙을 제정하여 심의를 둘러싼 논란을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심의 세칙은 음반업계 및 학부모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심의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 개선 방안대로라면 비스트의 정규 1집 같은 '불행'은 다시는 생기지 않게 됐다.

비스트 정규 1집은 수록곡 '비가 오는 날엔'의 가사에 술을 연상시키는 '취했나봐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아'란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결정됐다. 이에 비스트 측은 지난 25일 여성가족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렇듯 이번 여성가족부의 대중가요에 대한 이번 청소년 유해 판정 개선 방안은 가요계 요구와 현 시대의 흐름을 읽은 내용이 다수 담겨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젠 이 방안들을 현실에 어떻게 잘 옮기느냐하는 숙제가 남은 셈이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유해음반의 등급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초등학생 기준의 '12세 미만 이용제한' 등급을 신설, 청소년의 발달 단계에 맞게 유해성을 평가하는 등 음반심의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여가부는 또 "청소년유해음반이라는 명칭도 개선하기로 했다"라며 "'유해'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감이 심의의 신뢰성 저하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청소년보호법을 개정, '청소년이용제한음반' 등으로 명칭을 변경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해음반에 대한 재심의를 통해, 유해음반 결정에 대한 민원을 적극 수용해 나갈 방침"이라며 "재심의 제도는 내년 1월 말부터 시행되며, 이미 유해판정을 받은 곡에 대해서도 법 시행 후 30일 이내(내년 2월 말까지)에 재심의 청구가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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