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등 가요계6人, 여가부 개선案환영속 우려도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8.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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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비스트, SM더발라드, 10cm(사진 위부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여성가족부가 최근 가요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사 속 술, 담배 표현의 청소년 유해 판정과 관련, 명확한 심의 기준을 마련키로 한 가운데 가요계도 크게 반겼다. 하지만 다양한 계층의 참여로 대중의 판단을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여성가족부는 29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심의 기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심의 세칙은 음반업계 및 학부모 등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라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가 여가부를 상대로 승소한 데 이어 비스트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도 청소년 유해 매체물 결정통보 및 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가요계 전반으로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한 여가부의 대안인 것이다.

여가부의 개선의지를 접한 가요계 관계자들도 창작의 자유, 다양한 장르 속 균형과 발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빅뱅 2NE1 세븐 등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실질적 수장인 양현석은 이날 오후 스타뉴스에 "그동안 여가부의 가요 심의 기준 판정을 지켜본 결과, 대중의 판단을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가요계를 보면, 서태지와 아이들 활동 때 머리, 복장 지적을 받던 때와 크게 발전한 것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YG는 그동안 지드래곤 공연 및 태양 앨범 수록곡 등이 선정적이란 이유로 여성가족부로부터 청소년 유해판정을 받고 대립한 바 있다"며 "지드래곤 공연의 경우, 콘서트를 직접 보지도 않은 여가부 측에서 사진만을 보고 판단한 것이라 안타까웠다. 눈으로 직접 보고 귀로 듣지 않고서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느냐"라고 반박했다.

양현석은 여성가족부의 개선안 발표에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예전부터 YG는 자체 심의를 실시하고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을 지켜왔다"면서 "가요, 방송 관계자들은 물론 청소년들도 개입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여러 목소리를 듣고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심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비스트 포미닛 지나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도 크게 반겼다. 홍 대표는 "심의를 할 때 현장을 뛰는 가요 관계자들을 포함시킨 다는 것은 무척 좋은 생각"이라며 "발표만이 아닌 현실적으로 이뤄져야할 사안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음반심의위원회 위원에 가요PD들도 추가시킨다고 했는데, 보다 젊은 PD들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그래야 현실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90년대 아이돌 신화를 이룬 H.O.T를 양성한 현재 김보경, 히트 등 가수들의 소속사 해피홀릭 엔터테인먼트 정해익 대표는 대중의 판단에 맡겨달라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차라리 여성가족부의 심의제도를 없애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은 물론 방송 환경이 좋아진 지금, 만약 문제가 있는 노래가 있다면 대중이 먼저 판단할 것"이라며 "대중과의 좋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제작자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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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어 "하나의 음반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라며 "물론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주는 노래를 만들고자 하는 이는 없다. 자체 심의를 거치는 만큼 제작자들의 의견과 대중의 판단에 보다 귀 기울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씨는 "최근 논란에 따른 일시적인 조치여서는 절대 안 된다"라며 "현 가요 심의제도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여러 시각에서 접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 대중문화를 대하는 태도, 수용하는 자세에 대해 명확한 기준들이 세워진 현실적인 제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건넸다.

솔직한 노랫말이 주를 이루는 힙합신에서 활동 중인 흑인음악 웹진 '리드머' 편집장 강일권 역시 "이번 여성가족부의 개선안 발표가 단순히 임시방편 차원에서 이뤄진 게 아니어야 한다"라며 "유해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 유해단어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명확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노랫말 속 술 및 담배 표현의 경우, 향후에는 직접적 혹은 노골적으로 이용을 조장하거나 권장 및 미화하는 경우에만 한정해 유해 판정을 하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심의 세칙을 제정할 예정이다.

최근 가요계에서는 가사에 단지 술과 담배 표현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곡 및 해당 곡이 든 앨범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하는 여성가족부의 심의는 부당하는 의견이 급격히 확산됐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서울행정법원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여성가족부장관을 상대로 낸 청소년 유해 매체물 결정통보 및 처분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유해매체 지정을 취소하라"라고 판결하며 SM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지난 1월 여성가족부는 슈퍼주니어의 규현, 샤이니의 종현, 트랙스 제이가 신예 지노(JINO)와 함께 결성한 SM의 프로젝트 그룹 'SM 더 발라드'의 싱글 음반 '너무 그리워' 수록곡 '내일은…'에 대해 청소년 유해하다고 판정했다. 해당 노래에 '술에 취해 널 그리지 않게' '술에 취해 잠들면 꿈을 꾸죠'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약물인 술에 관한 표현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비스트 역시 '비가 오는 날엔' 속 '취했나봐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아'란 가사 때문에 해당 노래가 수록된 정규 1집이 청소년 유해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지난 25일 여성가족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여성가족부는 음반 업계의 자율 심의 활성화를 통해 향후 청소년유해음반 심의기능 전부를 민간에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한 청소년유해음반의 등급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초등학생 기준의 '12세 미만 이용제한' 등급을 신설, 청소년의 발달 단계에 맞게 유해성을 평가하는 등 음반심의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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