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확산타고 등장한 '묘수' vs '악수'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1.09.01 12:14
  • 글자크기조절
image
SM타운, YG패밀리, JYP네이션, 유나이티드 큐브 콘서트(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K-팝 열풍이 이제 아시아를 넘어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류 아이돌그룹들이 신곡을 낼 때 마다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 조회 수 수백만 건을 쉽게 넘기고 있다.

유럽은 물론 북미 남미에서 콘서트를 갖는 가수(팀)들이 다수 생겨날 조짐이다. 비스트 포미닛 지나가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올 하반기 남미 및 영국 런던에서의 공연을 구체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류 아이돌의 본산 중 하나인 SM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0월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K-팝 열풍은 여러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며 요즘 국내 뿐 아닌 세계 여러 곳에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K-팝 확산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들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현상들은 가수, 제작자, 작곡 작사가 등 K-팝 콘텐츠 창작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꼭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K-팝 확산에 긍정 및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살펴봤다.

◆브랜드 콘서트·합작 회사·빌보드 K-팝 차트 신설..긍정 요인


SM타운, YG패밀리, JYP네이션, 유나이티드 큐브 콘서트 등 이른바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들의 브랜드 콘서트는 K-팝 열풍 확산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보통 3시간 넘은 공연 시간으로, 소속 가수들은 단독 콘서트에는 못 미치지만 4~5곡 이상을 소화하며 충분히 자신들의 역량을 보여준다. 한 소속사에서 한 솥밥을 먹는 친한 사이들이기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돼 더욱 자신감 있게 공연을 벌일 확률도 높다. 당연히 보다 멋진 무대를 선사할 수 있다. 같은 소속사 톱 가수들의 합동 무대들 역시 브랜드 콘서트가 지니는 장점이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사 소속 차세대 가수들도 해외 팬들에 소개할 수 있다.

해외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의 합작 회사 설립 역시 K-팝 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는 일본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인 에이벡스와 YGEX란 이름의 합작 회사를 탄생시켰다. 지금까지 한국 가수가 일본 등 해외에 진출할 때는, 라이선싱을 맡은 현지 회사가 신곡 선곡, 음반 발매 시기, 프로모션 계획 등을 모두 세우는 게 보통이었다.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합작 회사의 탄생으로 국내 가수가 해외에 진출할 때, 국내 소속사의 목소리도 커지며 K-팝의 특성을 보다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최근 미국 빌보드 차트에 K-팝 차트가 신설된 것 역시 K-팝 열풍 확산에는 호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다 많은 해외 음악팬이 보다 쉽게 K-팝을 접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방송사 한류 합동 콘서트·음원 덤핑 판매·과도한 심의...부정 요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한류 합동 콘서트를 바라보는 가요계의 시각은 여전히 곱지 않다. 너무 잦은 합동 콘서트로 인해, K-팝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떨어뜨릴 수 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가요 프로그램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한 무대 구성 등은, 출연 가수나 관객 모두에 실망감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일도 있다. 가수는 특별한 무대를 보여줄 수 없고, 관객은 이전에 자주 본 모습을 또 봐야해서다.

가수들의 해외 단독 콘서트 흥행에서 역시 부정적 요인이 더 많다는 지적 속에서도 방송사의 한류 합동 콘서트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방송사의 출연 요청을 가수나 기획사 측이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거절할 수 없기에 한류 합동 콘서트는 계속될 수 있지만, 이들의 마음까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방송사 측도 이젠 인지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일부 음원 서비스 업체들의 K-팝 음원 덤핑 판매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아이튠즈에서는 K-팝 음원을 한 곡당 1000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지만, 소리바다 등은 150곡을 1만원에 패키지로 파는 국내 정액제 등을 해외 유통 때도 그대로 적용해 곡당 6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연히 저적권자에 돌아가는 액수는 적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부분의 저작권자들은 해외 판매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창작자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소리바다 등의 K-팝 음원 해외 판매 불법 여부는 곧 가려질 것으로 전망이다.

과도한 심의 또한 K-팝 열풍 확산에는 저해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가요계에서는 특정 단어 및 퍼포먼스 때문에 청소년 유해 및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했다.

홍승성 큐브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심의하는 쪽의 입장이 있겠지만 과도한 심의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며 "과도한 심의의 가장 큰 문제는 창작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사전 검열할 수도 있게 만든 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K-팝의 질적 및 양적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소년 유해 심의를 결정하는 여성가족부에서 최근 "술과 담배 표현의 경우 직접적 혹은 노골적으로 이용을 조장하거나 권장, 미화할 때에 한정해 유해판정을 하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심의 세칙을 제정하여 심의를 둘러싼 논란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조금이나마 창작자들에 희망을 갖게 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