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그 선한 눈에서 불타는 '활'을 쏘다

[김수진의 ★공감]

김수진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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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제작 ㈜다세포클럽 ㈜디씨지플러스)에 등장하는 배우 박해일의 대사다.


지난달 10일 개봉한 '활'은 한 달도 안 돼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무서운 기세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병자호란이 시대적 배경인 이 영화는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위대한 신궁의 이야기를 담았다. 박해일은 조선 최고의 신궁 '남이'를 연기했다. 유일한 핏줄인 여동생(문채원 분)이 청나라로 끌려가게되고, 여동생을 지키고픈 한 남자의 투철한 의지를 그렸다.

박해일은 영화에서 청나라 군사의 수장 '쥬신타'(류승룡 분)에 비하면 왜소하기 그지없다. 철갑을 두르고 신체를 절단할 정도로 엄청난 힘을 지닌 화살인 육량시(육량시는 일반 화살촉이 10g인데 비해 촉의 무게만 240g에 달하는 것으로 방패 등을 부수기 위한 용도로 쓰였을 정도로 육중한 힘을 지녔다)를 사용하는 쥬신타의 모습에선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이에 비해 박해일이 연기한 남이는 그저 평범한 조선 사내다. 붉은 깃이 달린 활을 사용한다. 위기의 순간에는 직접 애깃살을 만들어 육량시에 맞선다. 일반 화살에 비해 1/3 크기에 불과하지만 관통력과 사거리가 뛰어난 조선의 병기다.

겉모습만 놓고 평가를 하자면 스크린 밖으로 느껴지는 웅장함으로 무장한 쥬신타의 강렬함이 단연 돋보인다. 쥬신타가 호랑이라면, 남이는 날렵한 날다람쥐 정도?

배우 박해일 ⓒ이기범 기자
배우 박해일 ⓒ이기범 기자


하지만 '활'을 통해 보여준 박해일의 강인한 강렬함은 겉모습이 아니었다. 매의 눈처럼 매서운 눈빛이었다. 활을 쏘아 올릴 때 박해일이라는 배우의 눈에서 쏘아져 나오는 불가시광선은 관객의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강력했다.

박해일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은 이미 여러 편의 작품을 통해 입증됐다. 처음으로 도전한 사극장르인 '활'을 통해 스펙트럼을 넓혔을 뿐이다. 업계 안팎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연기 잘하는 박해일이 제대로 제 옷을 입었다"고.

2003년 개봉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의 짧았지만 머리를 내리치는 잊을 수 없는 그 눈빛, 소름 돋는 강렬함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박해일 소속사 휴메인엔터테인먼트 배성은 대표 역시 "박해일이 제대로 진가를 발휘했다"고 평했다.

박해일은 영화에서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대사를 남겼다. 그리고 이 대사는 배우 박해일이라는 과녁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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