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영화 대모' 낸선쉬 "韓영화가 中서 성공하려면"②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10.11 14:00 / 조회 : 7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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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범 기자


낸선쉬(施南生)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듀서다. 할리우드 리포터에서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꼭 알아야할 10인 중 한 명으로 꼽을 만큼 세계영화인들에 주목 대상이기도 하다.

서극 감독의 부인으로 알려진 그녀는 '천녀유혼' '무간도' 등 홍콩영화 전성기를 이끈 작품들을 제작했다. 현재는 '적인걸,측천무후의 비밀' 등 중국영화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맡았으며,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심플 라이프'도 제작했다.

제작사 필름워크샵와 배급사 디스트리부션 워크샵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5대 영화그룹 중 하나인 보나필름그룹 대표이기도 하다.

한국영화에도 관심이 커서 '칠검'부터 한국영화인들과 공동작업을 함께 했다. 현빈 탕웨이 주연 영화 '만추'도 참여했으며, 현재 서극 감독이 마무리작업 중인 3D무협영화 '용문비갑' 후반작업을 한국 CG업체에 맡길 만큼 한국영화인들에 우호적이다.

낸선쉬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서극 감독이 아시아영화인상을 찾아 일찌감치 부산을 찾았다. 낸선쉬를 만나 최근 활발하게 진행 중인 한국영화의 중국시장 진출과 문제점, 올바른 방향 등을 물어봤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소감은.

▶매년 부산을 찾았지만 올해는 서극 감독이 상을 받아 개막식 때부터 왔다. 영화의 전당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서 놀랐다.

-서극 감독과 '용문비갑'을 3D로 만들고 있는데. 서극 감독은 3D가 영화의 미래라고 하던데.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3D를 많이 제작하고 있는데 이른 감이 없진 않다. 유행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것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3D는 영화의 일부분이지 전체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멜로에 3D는 필요 없지 않나.

-올해 부산에서 '마이웨이' '양귀비' 등 한중 합작 프로젝트 발표가 많았는데.

▶합작이란 게 그 영화에 정말 필요한가 생각해야 한다. 한국배우가 나오거나 중국배우가 나오면 합작이라고들 한다. 정말 그 배우가 그 영화에 필요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일찍부터 한국 영화인들과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촬영, 작곡, CG 등 그런 인력들과 일을 함께 하는 게 더욱 쉽다.

-현재 중국 영화시장에 한국영화인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작업을 함께 하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국시장이 커지고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깐.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중국시장에 몰려오고 있다.

-중국 영화시장이 제2의 할리우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진 않다. 중국영화 제작이 늘어나면 보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영화적인 표현이나 언어가 익숙해질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할리우드를 대신할 순 없다.할리우드는 화면 뒤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언어도 그렇고.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영화시장이 교류하면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각국이 할리우드와 대응하기 위해 블록버스터를 만들지만 결국 자국에서만 흥행에 성공하곤 하는데.

▶아시아영화시장과 할리우드를 비교할 순 없다. 오히려 유럽시장과 비교해야할 것 같다. 유럽영화라고 하지만 프랑스,독일,영국 전부 다른 영화들이고 시장환경도 다르다. 아시아영화도 마찬가지다. 다만 아시아는 한중일이 문화적 배경이 비슷해 유럽보단 공통점을 찾기 쉽다.

또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서 전 아시아인들이 공감하려 한다면 틀린 생각인 것 같다. 아시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더 중요하다. 인도영화 '세 명의 얼간이'를 예로 들자. 2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타이완과 홍콩에서 최근에 큰 성공을 거뒀다. 타이완에서 인도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대작이든 아니든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중요하다.

-한국영화가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장점을 내세워야 할까.

▶각 나라마다 잘 하는 게 있다. 무협은 중국이 최고다. 한국은 '대장금'이라든지 잘 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다. 거기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중국은 쿼터제가 있기 때문에 한국영화들이 한국드라마에 비해 잘 소개되지 않는데. 검열도 있고.

▶그렇다. 한국영화가 중국에서 상영될 기회가 제한돼 있어서 한국영화에 대한 호감도 자체를 이야기하기 어렵다. 또 좋은 한국영화는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인 게 많다. 검열 때문에 상영되지 못한다. 불법DVD로 보게 되는데 영화라는 게 극장에서 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나.

-중국에선 소재 제한이 많다. 귀신이나 조폭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재 제한이 점점 풀려서 한국의 다양한 이야기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다. 귀신영화를 만들 순 있지만 귀신이란 단어를 쓸 수 없어서 요괴란 단어를 써야 한다. 범죄영화를 만들 순 있다. 하지만 피가 흐르는 건 되도 피가 터져 나오는 건 안된다. 이런 제약들이 중국영화 발전에 제한이 되는 건 사실이다. 등급만이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없다. 그러다보니 성인들이 볼 수 있는 영화도 만들 수가 없다. 한편으로 이해도 된다. 중국은 너무 크다보니 이쪽에선 괜찮은데 다른 쪽에선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깐.

하지만 한가지 다행인 것은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다양한 영화인들이 중국에 몰려오고 있다. 그들과 작업하고 그들과 논의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길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영화는 한 때 홍콩영화처럼 되면 어떻하냐는 위기감을 가졌다가 극복했다. 최근에는 대기업 중심 영화들만 살아남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있다. 현재 중국영화 상황은 어떤지. 한국영화가 진출하기 위해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현재 홍콩과 중국 상황은 좀 다르다. 홍콩은 일부 회사만 남고 전부 망한 상태였다. 그러다 홍콩정부가 1500만 홍콩달러 미만 영화들을 지원하기 시작해 최근 새로운 장르영화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영화 상황은 너무 많은 돈들이 몰리고 있다. 돈은 많고 영화는 모르는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영화 제작이나 감독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런 과정에서 문제가 일어나고 있고 결과가 안 좋게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영화인들이 합작을 맺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런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영화 또는 영화인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면.

▶믿을 만한 파트너들과 함께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시간을 쌓아야 하고. 현재 너무 많은 돈들이 몰리고 작품 제작은 많아지지만 좋은 인력이 없다. 한국 영화인들은 상당히 인재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시장에 더 진출하기 좋다. 한국영화가 얼마나 훌륭하냐면 한국영화를 볼 때마다 나라면 저 영화를 어떻게 만들까, 어떤 배우를 써야 할까 늘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그 때마다 대체할 수 없단 결론이 나온다. 얼마 전 송강호를 만나 당신을 대신할 중국배우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서 성공한 영화들은 어떤 게 있나. 중국은 대형 블록버스터와 코미디가 성공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지만 큰 영화들만 걸려 있어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긴 하다. 하지만 최근에 의미있는 변화들이 있다. 강문 감독이 연출한 '양자탄비파'가 흥행에 성공했다. 중국에선 관료를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 순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과거를 배경으로 관료에 대한 비판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그랬더니 관객들이 열광하더라. 점점 변화가 일고 있는 것 같다.

요즘 한국영화는 어떤 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나.

-'도가니'가 사회적인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관련 법 개정도 이끌고 있고.

▶'도가니' 이야기는 들었다. 그게 영화의 매력이고 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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