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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찬이 최단기간 '나는 가수다'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23일 방송된 호주특집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 8라운드 2차 공연에서 조규찬은 1·2차 공연 합산 7위를 기록하며 합류 2주만에 하차했다. 다재다능한 싱어송라이터의 이른 하차는 '나는 가수다'라는 무대가 지닌 특색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미국 유학중 '나는 가수다'를 위해 한국으로 건너 온 조규찬은 가수의 실력 뿐 아니라 그가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가지는 위치와 의미를 함께 고민하는 '나는 가수다'에 더없이 어울리는 가수였다. 그러나 다재다능한 싱어송라이터로서 완벽하게 정제된 음악을 고집스럽게 선보여 왔던 뮤지션 조규찬은 어떤 의미에서 '나는 가수다'에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가수이기도 했다. 그가 단 두 번의 경연만에 '나는 가수다' 무대를 내려오면서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나는 가수다'는 한때 목청 좋은 가수들만 청중평가단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며 '나는 성대다'라는 비아냥거림에 시달리기도 했고, 7번째 무대에 오른 가수가 매번 1위를 했다는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았던 '나는 가수다'는 꾸준한 노력을 보여 왔다. 이미 조관우, 바비킴, 자우림 등 다양한 색깔의 가수들이 무대를 장식했다. MC 윤종신은 청중평가단들에게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청중들에게 평가를 해 달라고 주문하며 순서가 곧 순위가 되는 현상을 막고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나는 가수다' 본연의 성격이 있다면 라이브 무대 경연이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최고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 한 곡을 들은 청중평가단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1∼7위가 갈리고 탈락이 결정된다. 조규찬의 첫번째 듀엣 무대를 본 전문심사위원들이 "완벽하고 군더더기 없는 편곡"이라고 칭찬하면서도 "이 곡이 음반으로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무대에서의 라이브로는 아쉬운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은 명확했다. 조규찬이 바로 이 점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갔다는 안타까움은 지울 수 없다.
늘 차분하고 정돈된 가수 조규찬의 등장은 '나는 가수다'로서도 어떤 실험이었을 터. 바비킴이나 자우림처럼 그 또한 몇 주의 시간을 거쳐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빛을 발했을 텐데, 미처 그 순간을 보지 못했다는 점은 가수 본인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큰 아쉬움이다. 만능박사 조규찬 캐릭터의 재발견이 미처 못 이뤄졌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한 가지 사실만은 '나는 가수다'를 본 모든 시청자들도, 그의 모든 팬들도 확실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조규찬이 '나는 가수다'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을 뿐 그가 못한 가수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따져보면 언제나 그랬다. '나는 가수다'의 순위가 그 가수의 실력이나 능력 자체는 아니었다. 다음 주 이미 '나는 가수다'를 떠난 이들의 특별한 무대를 손꼽아 기다리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