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장근석 같은 연하남, 생각도 사귄적도 없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11.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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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로코(로맨틱코미디)의 여왕. 김하늘의 수식어다. 데뷔 15년, 김하늘은 TV드라마에선 눈물의 여왕을, 영화에서 로코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여왕으로 군림했지만 어쩌면 로코의 여왕으로 소비된 것일 수도 있다.


김하늘은 올해 대종상에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탔다. 시각장애인 역할로 출연한 '블라인드'로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였다면 또 수상은 불발에 그쳤을지 모른다. 김하늘에겐 새로운 선택지가 열린 듯 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여왕의 귀환이지만 왜 좀 더 다른 영화를 하지 않았냐는 우려도 뒤따랐다. 그래도 김하늘은 당당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너는 펫'은 일본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잘나가지만 외로운 독신 여성이 어느 날 집에서 연하에 잘생긴 남자를 애완동물로 거닐게 되면서 벌어진 일을 그린 영화. 김하늘은 춤추고 노래하며 애교 떠는 장근석을 펫으로 대동하고 그렇게 돌아왔다.


-첫 여우주연상을 뒤늦게 축하한다. 그동안 연기 잘하는 배우였지만 상복이 없었던 것은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영화를 할 때 상이 중심이 됐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작품을 할 때마다 목표치를 설정하지만 그 속에 상이 있었던 적은 없다. 로맨틱 코미디를 계속 해서 못 받았다기보다 그 때는 그 시나리오들이 다 매력 있었다. '블라인드'도 그런 작품이었다. 그래도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해서 어쩔 줄 몰랐다.

-'블라인드'를 하고 난 뒤 또 로맨틱 코미디를 한 게 의외였는데.

▶그게 사람들의 생각이다. 팬들도 그런 것을 걱정하더라. 하지만 난 그렇게 안 살았다. 15년 동안 지금 분위기가 이러니 이렇게 하자, 그런 생각을 했으면 지금의 나도 없고, 재미도 없었을 것이다.

-여왕의 귀환인가.

▶박수쳐줄 때 돌아간다고 생각을 하시더라. 하지만 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너는 펫'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돼서 해보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에 대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물론 만족시켜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그 이전에 내가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는 펫' 상당히 달달하던데. 어땠나.

▶난 절대 달다고 느껴지지 않더라. 장근석의 연기와 노력이 대단했고, 또 판타지적인 부분이 있으니깐. 어떤 부분에선 아쉽다. 로맨틱 멜로라고 생각해서 연기를 했는데 로맨틱 코미디로 나왔다. 그럴 줄 알았으면 어떤 지점에서 로맨틱 코미디에 더 맞게 연기를 했을텐데란 생각이 들었다.

-장근석, 아주 독특한 친구인데.

▶장근석은 귀여운 부분과 남자다운 부분을 둘 다 갖고 있다. 물론 장근석은 많이 다르긴 하더라. 처음에는 낯설었다. 너무 달라서 낯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한 공연까지 가보니 그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지는 대단하다고 느끼게 됐다. 왜 잘되는지 알겠더라. 열심히 해도 심하게 열심히 한다. 난 그 나이 땐 그렇게 못했다.

-장근석을 돋보이게 한달까, 배려하는 식으로 연기를 한 게 인상적이던데.

▶내가 돋보이는 장면, 또 상대가 돋보이는 장면이 뭔지 안다. 상대가 돋보여야 할 땐 박수를 쳐줘야 한다. 그럼 함께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근석이 놀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이건 사랑하고 사랑받는 이야기니깐.

-장근석 같은 연하는 어떤가.

▶한번도 연하를 이성으로 생각해 본 적 없다. 사귀어 본 적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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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남성연대란 곳에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영화는 영화로 봐줬으면 좋겠다.

-30대 여성으로 이 역할에 공감 한다고 했는데.

▶처음엔 이게 가능할 때 싶었다. 그런데 촬영하다보니 여자로서 이런 게 이뤄진다면 부럽다고 생각했다. 남자친구가 있으면 아무래도 피곤한 부분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친구는 정말 편하게 함께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나. 물론 현실에선 힘들겠지, 판타지니깐.

-영화처럼 삶이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나.

▶20대에서 30대로 넘어올 때 정말 최악이었다. 일,사랑,관계 모든 게 다 엉망이었다. 나만 홀로 덩그러니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시기를 겪고 나니 요즘은 힘든 게 별로 없다.

-고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 사무실엔 김하늘 사진이 붙어있었다. 한 번도 같이 작품을 하진 않았지만 해보고 싶고 하기로 했고 의리를 지키기로 한 좋은 배우라고 칭찬하더라. 바로 김하늘이 가장 힘들었다고 할 즈음이었는데.

▶정승혜 대표님은..음..너무 감사한 분이다. 가장 힘들고 홀로 있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새로운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이 다가오더라. 감사할 뿐이다.

-김하늘은 단순히 스타가 아니라 히스토리가 있는 배우가 돼가고 있다. 이제 작품 속에서 변화를 좀 더 모색할 생각은 없나.

▶천천히 가고 싶다. 이렇게 사랑스런 영화를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지금 아니면 어렵지 않겠나. 이젠 긍정적인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해야 잘 되는지 조금씩 알 것 같다. 무조건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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