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컴백' 주병진, 전통 토크의 힘 보여줄까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1.11.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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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주병진 ⓒ사진=남윤호 인턴기자


"예전만 못 할 겁니다. 조금은 나아진 점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12년전 만큼 못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 친구가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 하는 방송을 만들겠습니다. 기꺼이 격려해 주십시오. 그리고 지켜봐 주십시오."

그가 돌아왔다. 12년 만에 복귀한 방송인 주병진은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주병진입니다"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가 표현하길 '냉동인간의 시간'을 거쳐 막 해동에 나온 주병진의 눈빛만은 과거보다 빛났다.


주병진은 28일 오후 2시30분 경기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진행된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연출 권석 이상헌 오윤환)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의 각오와 그간의 근황, 방송으로 복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우선 "다시 12년 만에 무대에 서게 되니 마치 헤어졌던 첫 사랑을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의 희망이 생겼다. 목표가 생겼다. 큰 감동을 느끼고 있다. 미래가 없이 너무 막막하고 멈춰버린 세월이라고 느꼈는데 이젠 꿈을 꿀 수 있어서 행복하고 좋다"라고 벅찬 감회를 밝혔다.

이어 "극도의 긴장을 했다. 예전에 한창 시절의 느낌을 떠올리려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가중되는 긴장감에 사실 두렵기까지 했다. 녹화 직전에 방청객들을 보고 처음 저를 소개하는 멘트가 나온 뒤에 '다시 고향에 왔다'라는 느낌으로 평온을 되찾고 들어갈 수 있었다"라고 첫 녹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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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주병진 ⓒ사진=남윤호 인턴기자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기존의 버라이어티 토크쇼와는 다른 정통 토크쇼로 게스트와 MC가 심도 있는 토크를 나누는 것을 기획의도로 했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청중 300명을 초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번 프로그램은 코엔미디어와MBC가 제작하며 MBC 히트 메이커 권석 CP와 코엔미디어 이상헌 PD가 제작을 책임지고 있다. 최현정 MBC 아나운서가 주병진과 함께 진행자로 호흡을 나선다.

초대 게스트는 연예인 뿐 아니라 정치인, 기업인, 문화예술계 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섭외해 이들의 진성성 있는 삶의 철학을 들어보고 스튜디오를 찾은 300명의 청중들과 국민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12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그는 "12년간 냉동의 상태로 지내면서 단 한가지만을 생각했다. '이것이 진실이 아닌데 왜 난 얼음의 상태로 갖혀 있어야 하는가'였다. 산송장의 상태로, 모든 생각이 죽어버린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여기서 벗어나 제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오로지 그 생각으로 정지돼 있었다"라고 그간의 삶을 전했다.

주병진은 "사업으로의 성공, 미국으로 이민, 삶을 끝내는 것 등으로 그 방법들을 생각해보기도 했으나 결국 방송으로 제 삶을 찾게 됐다"라며 "과거의 어두운 일을 겪은 뒤 거의 외부에 출입을 잘 하지 않았다. 방송도 거의 보지 않았다. 어느 날 몇 년이 흘렀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 싶었다. 그래도 언젠가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운동도 하고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무릎팍도사'를 하게 되면서 복귀에 대한 기사도 많이 나오고 주변에서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어서 용기를 내게 됐다"라고 컴백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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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주병진 ⓒ사진=남윤호 인턴기자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해 그는 "그간 많은 토크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그러나 전통 토크 진행방식은 사라지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10여 년 만에 다시 예전의 프로그램을 보여드림으로써 이러한 장르는 불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좀 더 예의를 갖추고 자극적이지 않은, 시청률 싸움만을 위한 것이 아닌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 방송을 통해 만나고픈 게스트들에 대해 "방송에서 나오지 않았던 분들을 모시고 싶다. 노출을 꺼려하시는 재계 명사들이나 정치계 인사들이 주로 되지 않을까. 사실 일반인들을 만나고 싶다. 우리에게 뜨거운 이야기를 전해줄 분들이 상당히 많다. 어느 계통에 계시는 분들이건 나오는 순간 명사가 될 것. 좋은 무대를 만들려고 생각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토크쇼는 무엇보다 시청자와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병진은 이에 대해 "제작진과 MC가 만드는 토크쇼는 한 쪽 장단이다. 그러나 우리는 300명이 동시에 반응이 온다. 원래 정해진 계획에 달리 방청객의 반응에 따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끼리 있으면 한 가지 이야기로 북치고 장구 치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청중들이 있으면 바로 외면한다. 무거운 공기로 바로 질타를 하시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서 프로그램이 좀 더 현실적으로 흘러가고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12년 동안에 냉동인간이 돼 있다가 이제 해동이 돼 세상에 나왔는데 세상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이제 세상을 봐야 할 것 같다. 아직 각 부위에 얼음이 서걱서걱하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제 스스로 제게 점수를 매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라고 이제 막 돌아온 자신에게 혹시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줄 것을 당부했다.

권석 CP도 "주병진씨 정도라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토크쇼를 할 만한 깜냥이 된다고 판단했다. 저뿐 아니라 예능국에서 그러했고, 시청자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주병진을 섭외해오느라 많이 힘들었다. 주병진을 데려올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원했던 그림에 저희도 동의를 했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 집단 MC 체제 버라이어티 속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 출연자들의 지평을 넓혀보자. 그런 것이 저희 프로그램만의 색깔이자 차별점이 될 것이다. 진정성이 있고 속 깊은 대화가 나올 수 있으며, 출연자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가 첫 게스트로 참여한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오는 12월 1일 오후 11시5분에 첫 방송된다. 박찬호 특별법 등이 거론되며 국내 복귀를 앞두고 있는 박찬호 선수가 출연해 그 동안 털어놓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청중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를 통해 선물도 전달하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 녹화를 마쳤다는 후문이 기대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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