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달'된 '해품달', 이유있는 돌풍 3가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1.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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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방송 3회만에 시청률 20%를 훌쩍 넘어섰다. 최근 방송한 드라마 가운데 가장 빠른 반응이다. 최근 퓨전 사극들이 강세를 나타냈지만 한가인, 김수현, 정일우 등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도 하기 전에 이처럼 전 시청층에서 고른 반응을 얻은 드라마는 없었다. 돌풍의 이유, 과연 뭘까?

궁중로맨스 + 무속판타지, 호기심 UP!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를 품은 달'이 여느 사극 궁중사극과 가장 대비되는 부분은 무속신앙이라는 소재를 흥미롭게, 그리고 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실제 조선시대에 존재했지만 그간 사극에서 비중있게 사용된 적 없었던 성수청을 등장시키고 그 곳을 관장하는 국무당 녹영(전미선 분)이 주인공들의 운명을 예감하고 또한 바꿔나가게 했다. 흥미진진하고도 신선한 요소다.

과거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 분)이 트릭과 천문학을 이용해 자신은 신력으로 포장하는 과정이 그려졌다면 '해를 품은 달'에서는 국가가 관리하는 진짜 무당이 등장해 정치를 좌지우지 한다. 향후 굴곡진 운명을 살게 되는 주인공 허연우(김유정, 한가인) 또한 무녀로 성장해 무속 판타지의 맥을 이어가게 된다.

이야기의 중심에 무속신앙과 성수청, 무당이 등장하는 만큼 비주얼에도 남다른 신경을 썼다. '해를 품은 달'에 등장하는 무당들은 붉은 색 옷을 입고 방울을 흔들며 굿을 하는 대신 흰색과 검은색의 단정한 의상을 입고 흰 깃털을 흔들며 의식을 치른다. 지난 3회 등장한 녹영과 성수청 무당들의 의례 장면은 그 자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세대 코드, 사극에 녹여냈네

15살 세자와 그보다 어린 요조숙녀의 궁중 로맨스를 담은 '해를 품은 달'은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곳곳에 신세대 유머 코드, 신세대 언어를 녹여 내며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내시 형선(정은표 분)이 사랑에 빠진 세자(여진구 분)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연우(김유정 분)의 '뇌구조' 그림을 빌려 온 부분은 시청자들을 폭소케 하기에 충분했다. '초천재'나 차가운 궁궐 남자 '차궐남' 등의 표현도 웃음을 자아냈다. 세자가 홀로 연우를 만날 것을 상상하면서 미소를 '날리는' 장면 또한 풋풋하고도 사랑스러운 로맨스 코미디로 손색이 없었다.

성조대왕(안내상 분)의 말투 또한 묵직한 사극보다는 현대극에 가깝다.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대목에서는 현대극의 일반적인 인물들보다 속도가 더 빠를 정도다. 세자와 또래 친구들이 궁중에서 축구를 하고 이를 궁녀들이 환호하며 지켜보는 장면 또한 사극보다는 현대 학원물을 연상시킨다. 퓨전 사극의 자유로움 속에 사극과 현대극의 거리를 그만큼 좁혀낸 셈이다.

아역부터 중견까지, 명품배우 열연

이 다채로운 설정을 흥미진진하게, 또 실감나게 그려낸 배우들의 열연은 또한 큰 몫을 했다. 세자 이훤 역의 여진구, 연우 역의 김유정은 극의 주인공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물론이고 슬픈 2인자 양명군 이민호나 질투의 화신 보경 김소현, '초천재' 허염 역 시완, 대사없는 '차궐남'인 운 이원근, 사랑고백을 결투 신청으로 해석하는 설 서지희 등 아역 스타들의 매력이 곳곳에서 물씬 풍긴다.

이들을 탄탄하게 떠받치는 것이 바로 안정감 있는 중견 연기자들이다. 구중궁궐 대비전에 앉아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떨치는 대비 역의 김영애는 물론이고, 성조대왕 안내상, 국무 녹영 역의 전미선 등 '로열 패밀리'에서 김도훈 PD와 함께했던 명품 연기자들이 새롭게 등장해 극의 무게를 확실하게 잡아주고 있다. 이들 중견 연기파들은 한가인, 김수현, 정일우, 김민서, 송재희 등 6회 이후 20∼30대 주인공들이 등장한 뒤에도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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