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희준? 전형적인 후천적 연기자"

"나에게 가장 어려운 연기란? 표준어 대사를 하는 것"

김수진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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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희준 ⓒ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이희준 ⓒ임성균 기자 tjdrbs23@


칼칼한 경상도 사투리로 대중 친화적인 인물로 자리 잡았다. 배우 이희준(33) 얘기다. 지난해 KBS 2TV 드라마스페셜 '동일범' 등 단막극에서 신선한 외모와 신인이라고 하기엔 농염한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다. 그 결과 2011년 KBS 연기대상 남자 특집단막극상을 수상했다.

현재 이희준은 방송중인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을 통해 시청자에게 각인 중이다. 개봉 중인 영화 '화차'(감독 변영주)에서도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를 펼쳤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이름 석 자와 연기력은 빛나고 있음이 분명하다. 자신에게 있어서 연기는 표준어 대사를 구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희준을 만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는 작품을 통해 주로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모습을 연기했다. 날카로운 눈빛과 경상도 사투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균치의 외모는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만 접한 사람들에게는 "실제로도 무서운 사람일 것 같다"는 선입견을 심어줬다.

지금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박력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만약 이전 그의 모습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애인 삼고 싶은 로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연기를 그만큼 잘한다는 얘기고, 광폭의 연기 스펙트럼을 지녔다는 증거다.

배우 이희준 ⓒ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이희준 ⓒ임성균 기자 tjdrbs23@



"내가 연기자의 피를 타고 났냐고? (웃음) 난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다. 선천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도 절대 아니고. 카메라 앞에서 대사 한 마디를 하기위해 몇 번이나 연습, 또 연습한다. 류승범씨가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있다. 타고난 연기자는 류승범씨 같은 배우를 두고 하는 말이고, 난 아주 전형적인 후천적 배우다. 노력과 연습 없이는 안된다."

이희준의 말이 겸손이라고 생각하기엔 진지했다. 그럴 만도 했다. 부모님의 뜻은 장남인 이희준이 의사가 되는 것. 고교시절 성적이 저조해 영남대 화공과에 진학했다. 학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군 입대를 결심했고, 입대 직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교통사고 이후 이도저도 아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그는 할일이 없어 우연히 어린이 극단을 찾았고 처음으로 무대를 경험했다. "심장이 뛰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고, 지금은 배우라고 불리고 있다. 그는 갈 길이 멀어서 배우라고 불리는 것이 실감나지 않고 아직 멀었다고 특유의 능청스런 웃음을 지어보였다.

"가장 어려운 연기가 무엇이냐고? 표준어 대사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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