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호준 <사진출처=MBC> |
유명 작곡가 겸 이호준이 향년 6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가요계와 방송계를 넘어 네티즌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호준은 27일 오전 경기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폐암 투병 중 사망했다. 고인은 지난해 MBC '우리들의 일밤'의 '바람에 실려' 녹화 차 미국 여행을 다녀온 뒤 입원, 그 간 투병 중이었다. 빈소는 경기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층 1호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30일 오전 10시 송파성당에서 치러진다.
실력과 연륜을 겸비한 뮤지션의 사망 소식에 가요계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생전 고인과 남다른 인연을 쌓았던 가왕 조용필은 이날 오전 일찍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용필의 한 측근은 스타뉴스와 전화통화에 "조용필은 오늘 오전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왔다"며 "고인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많이 놀랐고 안타까워했다"라고 전했다. 이 측근은 "최근까지 방송에도 출연했기에 고인의 사망 소식에 더욱 비통해했다"며 "국내 최고 작곡가이자 연주가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나 너무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고 이호준은 지난 1979년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 멤버로 데뷔, 조용필의 히트곡 '친구여'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등을 작곡했다.
기타리스트 함춘호는 이날 고인의 사망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 처음으로 알렸다.
함춘호는 "오늘 아침 '위대한 탄생'의 초기 멤버이며 조용필님의 '친구여' 작곡자이신 이호준 선배님께서 돌아가셨다"며 "어제 마지막으로 뵀을 때 암세포가 온몸으로 전이가 돼 이미 몸 밖으로 검게 튀어나온 부분도 있었다"라고 밝혀 가요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함춘호는 "베이시스트 송홍섭 님과 조용필님이 아침에 들르실거라 이호준 님께 말씀드렸더니 그 상황에서도 박수를 치며 기뻐하셨다"며 "오전 두 분이 도착하셨을 때는 이미 돌아가셨다고 한다"며 슬퍼했다.
뮤지션 정원영 역시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정원영은 트위터에 "아마도 가장 뛰어난 재능으로 가요사에 길이 남을 명연주를 보여주시던 이호준 선배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며 "늘 앞서가던 연주와 감각은 지금도 후배들에게 회자되는 그리움"이라며 고인을 명복을 빌었다.
윤종신 장호일 윤건 등 가요계 후배들도 트위터를 통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고인의 마지막 방송 출연작이 된 '바람에 실려'의 CP였던 MBC 김구산 PD도 "이호준씨는 워낙 훌륭한 이 시대 최고의 작곡가셨다"며 "그 형님은 항상 젊게 사셨고 같이 있을 때도 항상 건강한 모습이라 갑자기 돌아가실 줄 몰랐다"고 전했다.
제영재 PD는 "너무 순수했던 분이셨다"라며 "미국에서도 젊은이들도 소화하기 힘든 일정 열심히 해주셨다"라며 고인의 사망 소식에 슬픔을 드러냈다.
이호준은 지난 해 '바람에 실려'에 출연, 가요계 후배 임재범 및 배우 김영호 이준혁 등과 함께 미국을 횡단하며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고 공연을 통해 국내 음악을 소개했다.
네티즌들 또한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바람에 실려'에서 그 선해 보이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그의 작품인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의 "친구여"를 다시금 들어본다" 등의 글을 남기며 추모 열기에 동참하고 있다.
고 이호준은 생전 최고의 작곡가이자 건반 연주자로 정평이 자자했으며 온화한 품성으로 가요계 선후배들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김종찬의 '토요일은 밤이 좋아',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등 역시 작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