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티? 당당한 'B급 정서'로 가요계 틈새 노린다

노라조·리듬파워..코믹 뮤비로 키치감성 자극

박영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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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파워 '리듬파워' 뮤직비디오
리듬파워 '리듬파워' 뮤직비디오


장기하, UV로 불붙은 독특한 유머코드가 가요계에 다시 번지고 있다.

덥수룩한 가발에 선글라스, 디스코 바지에 요란스런 몸동작 등 외국 코믹 뮤직비디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국내 가요계에 펼쳐지고 있다. 단, 무대는 우스꽝스러워도 음악만큼은 진지하게 하자는 것이 철칙.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신곡 전쟁에서 독특한 개그코드가 틈새를 노리고 있다.


엽기적인 콘셉트로 큰 재미를 선사한 그룹 노라조는 이번에 '레옹 커플'로 변신했다. 최근 신곡 '여자사람'이란 달달한 록 음악을 발표한 노라조는 레옹과 마틸다 콘셉트로 가요 팬들에 재미를 줬다.

조빈은 선글라스에 코트를 입고 화분을 든 레옹으로, 이혁은 단발머리의 마틸다로 파격 변신했다. 그간 '슈퍼맨' '캐리비안의 해적' 등 영화 속 캐릭터로 분한 노라조 특유의 엽기 무대다.

영화 패러디를 무대의 기본 틀로 삼은 노라조는 공감과 재미를 준다는 데 중점을 뒀다. 과한 동작을 취하진 않더라도 영화 캐릭터 분장에 진지한 표정으로 노래를 불러 큰 웃음을 주겠단 계획. 다소 엽기적이더라도 구수하고 재기발랄한 음악과 무대가 노라조만의 영역을 구축한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 주 음악 프로그램에는 노라조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현란한 무대가 펼쳐졌다. 화려한 컬러 수트에 능글맞은 표정으로 자유롭게 무대를 누빈 이들은 아이돌 힙합그룹 '리듬파워'. 이들은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와 슈프림팀 소속사 아메바컬쳐가 지원한 신인 그룹이다.

리듬파워 지구인, 행주, 보이비는 데뷔 전 언더그라운드 힙합신에서 '방사능'이란 팀으로 활동하며 기본기와 무대경험을 두루 갖춘 준비된 팀. 뛰어난 랩 실력으로 무장했지만 패기 넘치는 특유의 경쾌한 음악과 캐릭터도 인상적이다. 고등학교 동창인 세 사람의 개그감각도 꽤나 충만하다.

노라조 '여자사람' 뮤직비디오
노라조 '여자사람' 뮤직비디오


특히 뮤직비디오에는 노골적인 촌스러움과 솔직함이 흐른다.

70~80년대 홍콩 영화 '소호자'에서나 볼 수 있는 옛 감성에 코믹한 멤버들의 무술 실력이 재미를 더했고, 위기에 처한 여주인공을 구하러 간다는 내용의 뮤직비디오에는 노래 곳곳에 배치된 코믹 요소가 연신 어깨를 들썩거리게 한다. 차력 퍼포먼스로 유명한 배우 정동남의 코믹 연기도 압권이다.

8일 스타뉴스와 만난 리듬파워는 "B급 정서를 뮤직비디오에 담으려 했다. B급이라는 것이 단순히 웃기기 위해서라면 다소 천박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희 세 사람이 노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으로 진정성이 전해졌다고 느낀다. 그런 면에서 키치적 감성이 담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란 제목의 노래로 힙합 팬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듀오 DOZ의 신고 뮤직비디오에도 'B급 감성'이 녹아있다. 최근 신곡 '끝났어'(Love Is Over), '배드 보이'(Bad Boy)를 발표한 이들은 진지한 노래와 달리, 코믹한 표정이 인상적인 뮤직비디오로 눈길을 끈다.

이 같은 노래들은 패러디 문화를 적절히 활용하며 특유의 유머를 버무려 가요 팬들에게 거부감 대신 친밀감을 주게 한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정서적 공감대를 갖게 하는 것도 큰 강점이다.

B급 정서를 겨냥한 가수들은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로 가요계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단순히 엽기나 코믹한 요소 등 외형적인 면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음악적 장르이자, 문화로 거듭나기 위해 내실을 기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가요계에 당당한 '키치 감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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