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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마저 말로 '왕따'를 시키고, 아나운서로서 그런 현실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김현욱(40) KBS 아나운서가 입사 12년 만에 'KBS 아나운서'란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나선다. 그는 오는 6월 초 KBS 아나운서실에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 아나운서는 8일 오후 스타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프리랜서 선언 배경에 대해 "교육으로 혼탁한 세상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가 진행을 맡았던 '도전 골든벨'과 '스카우트'가 그러한 결심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제가 '도전 골든벨'을 6년, 청년 취업을 돕는 '스카우트'를 1년, 이렇게 7년을 하면서 느낀 게 컸습니다. 그 전에는 평범한 가정이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죠. 결손 가정도 많고,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들을 위해 아나운서로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지난 1년 간 계속해 고민했어요. 그리고 청소년 교육 사업을 결심하게 된 거죠."
그는 "초, 중, 고등학생 등 청소년 전반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라며 "그 중에서 특히 초등학생들의 언어 순화 교육에 중점적으로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아나운서로서 학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말'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말하는 걸 들으면서 깜짝 놀란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욕설과 속어가 난무해요. 초등학생들이 말로 왕따를 시키고, 이 때문에 자살을 하고. 정말 심각합니다."
그는 "아직 계획 중이기는 하지만 학교에 '말 지킴이' 같은 것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아나운서는 교육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지만 본업인 방송을 완전히 놓지는 않을 계획이다. 다만 성급하게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맡지는 않을 예정이다.
"제 천직은 누가 뭐래도 방송입니다. 방송,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하지만 퇴사를 결심하면서 아직 한 군데로 접촉하지는 않았어요. 조급하게 하지는 않으려고요."
퇴사 후 그의 야심찬 계획을 듣다 사적인 질문을 했다. 그는 1972년생으로 우리나이로 마흔 한 살, '노총각'이다.
김 아나운서는 "이왕이면 KBS에 있을 때 결혼하고 나서 나중에 사업을 하지 그랬냐"는 말에 "안 그래도 퇴사결심 후 그게(결혼) 가장 큰 고민이었다"라며 "한마디로 12년 동안 붓기만 하고, 받지는 못한 격"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회사 사람들 결혼 할 때마다 10~20만원씩 했으니 12년이면 못해도 2~3억원을 축의금으로 냈을 거예요. 제가 결혼 하면서 그 돈을 못 걷는 게 아쉽죠(웃음). 그렇다고 없는 여자친구를 만들어서 결혼을 할 수도 없잖아요. 순리대로 따르는 거죠. 하하."
김현욱 아나운서는 오는 12일 '아침마당' 마지막 생방송에 참여하고, 14일에는 '스카우트' 마지막 녹화를 한다.
"KBS를 떠나는 건 아쉽지만, 제 또 다른 꿈을 펼치며 정말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