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남' 이준혁, 독해질수록 빛나는 나쁜남자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2.05.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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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혁이 한가득 독기를 품고 나쁜남자가 될수록 빛나고 있다.

이준혁은 지난 3월 21일 막을 올린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 연출 김용수 한상우)에서 이장일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장일은 어린 시절부터 가난한 생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신분상승 욕구에도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해했다. 자신의 곁에 있는 친구 덕에 숨 막히는 생활을 견뎌냈다.

그러나 장일은 이후 아버지로부터 친구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듣게 된다. 아버지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분신 같던 친구, 선우(엄태웅 분)를 배신하고 고독한 비밀을 갖게 된다.

이후 장일은 선우의 머리를 가격했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선우 앞에서 점점 독해졌다. 눈이 먼 선우의 등장에 아버지와 자신의 비밀이 탄로 날까봐 전전긍긍했고, 간혹 선우를 위기에 몰아넣었다.


장일은 검사가 된 후 다시 모습을 드러낸 선우와 날 선 대립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에서 선우 아버지와 관련한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두고 장일과 선우가 마주했다.

방송에 출연한 장일은 선우와의 전화연결에서 과거 살인미수 사건을 들먹였다. 장일은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무사히 방송을 마쳤다. 방송 후 그는 선우를 찾아갔고, 선우 아버지의 죽음은 진노식(김영철 분) 회장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의미심장하고 차가운 말투는 이를 악문 그의 현재 상황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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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적도의 남자' 이준혁 ⓒKBS 2TV 방송화면


현재 장일은 비밀을 감추기 위해 선(善)과 정의를 내세우고 있다. 모순이지만 과거 자신의 죄를 감추고, 씻어내기 위해 악(惡)을 밀어내고 있다. 죄를 씻기 위해 독해지고, 독해지기 위해 죄를 지은 남자다.

'적도의 남자'에서 장일의 캐릭터는 나쁜 남자이지만 쉽게 미워할 수 없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졌을 법한 욕망이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독기를 품었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독기를 품은 선우와는 달리 살아남기 위한 독기라고 해야 할까.

장일 역의 이준혁은 자신이 출연한 '시티헌터' '수상한 삼형제' '조강지처 클럽'에서 보여준 정의의 사도의 경계선에서 확실히 벗어났다. 그동안 극중에서 경찰과 검사 역할을 소화한 이준혁은 차갑지만 가슴 따뜻한 캐릭터였다.

'적도의 남자'를 통해 이미지 변신과 '이 배우가 이런 연기가 가능했다니'라는 생각을 들게 하고 있다. 차갑고 냉혈한이 된 그다. 옆집 오빠의 이미지는 이미 잊혀졌다.

이준혁이 '적도의 남자'에서 엄태웅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할 때, 그에 대한 관심은 그리 높지 않았다. 엄태웅이라는 이름에 가려질 거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러한 우려는 엄태웅이 동공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때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이준혁은 멘탈붕괴(멘붕) 연기로 엄태웅 못지 않게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준혁표 멘붕 연기는 극중 최수미(임정은 분)가 비밀을 그 앞에서 하나 둘 폭로할 때마다 극에 달했다. 이외에도 한지원(이보영 분)과의 관계에서도 때때로 멘붕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적도의 남자'에서 파멸의 최고봉을 기대케 하는 이는 바로 이준혁이다. 독해지면 독해질수록 다가올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혁의 캐릭터 역시 이해와 공감이 없는 캐릭터가 아니기에 동정심이 든다.

'적도의 남자'의 한 관계자는 11일 오전 스타뉴스에 "이준혁이 엄태웅에 가려질 것으로 우려됐지만, 현재 엄태웅의 연기를 잘 받아주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준혁이 나쁜 캐릭터는 맞지만,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며 "앞으로 이준혁이 어떻게 변해갈 수 있을지도 관심 있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네 남녀의 욕망과 로맨스를 그린 '적도의 남자'가 어떤 반전을 이끌고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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