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입성' 슈퍼주니어로 본 '新 K팝 공략법'

도쿄(일본)=박영웅 기자 / 입력 : 2012.05.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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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슈퍼주니어의 월드투어 콘서트 '슈퍼쇼 4'가 열린 13일 일본 도쿄돔. 삼삼오오 짝을 이룬 일본인 여성들이 일찌감치 몰려들었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공연이었지만 팬들은 아침 일찍부터 슈퍼주니어의 캐릭터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분주했다. 2일간 11만 현지 팬을 모은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현장이다.

슈퍼주니어는 일본 정식 데뷔는 커녕, 이렇다 할 현지 활동 없이 도쿄돔을 가득 채웠다. 당초 공연 티켓 응모자가 40만 명을 넘어섰고, 현지 데뷔곡 발매 11개월 만에 대성과를 올렸다.


유튜브 등 SNS효과와 슈퍼주니어가 갖는 아시아 한류스타 이미지가 입소문을 타고 퍼졌을 뿐, 현지화 전략을 쓰지 않고도 일본 내 성공을 거둔 결과다. 공연 다음 날인 14일 슈퍼주니어의 3번째 싱글 '오페라'는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일본그룹 아라시를 제치고 오리콘 싱글 차트 1위에도 올랐다.

활동 없이 도쿄돔을 꽉 채운 슈퍼주니어의 인기비결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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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팬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신비주의 NO! 유튜브 등 SNS효과

슈퍼주니어는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적극 활용, 성공을 거둔 경우. 일본에서 활동 중인 많은 팀들과 달리, 아무런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해외 팬들과 만나왔다. 온라인을 통한 팬들과 쌍방향 교감, 무조건적인 신비주의 보단 친근한 모습이 매력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보아와 동방신기가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것에 반해 슈퍼주니어는 유튜브나 관련 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의 근황을 실시간으로 알렸다. 여기에 친근함과 더불어 적당한 신비주의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또 K팝 전체의 흥행도 입소문을 타게 했다.

리더 이특은 "K팝이 전세계 전체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저희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었다"며 성공 요인을 직접 밝혔다. 유창한 일본어 실력이 없어도 해외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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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팬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K팝스타? 팝스타 이미지메이킹 전략

이날 공연은 데뷔 8년차 슈퍼주니어의 성장과 가능성을 보여준 콘서트였다. 게다가 현지화 전략이 아닌, 팝스타급 내한공연의 분위기를 풍겼다. 현지 활동이 없었기에 팬들은 친근함과 함께 적절한 신비감도 갖게 됐고, 슈퍼주니어는 자연스레 일본이 '모셔 온 해외 팝스타' 이미지를 냈다.

유닛을 포함해서 총 5장의 싱글만 냈을 뿐 현지에서 프로모션이나 방송 출연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K팝 그룹 이상의 인기를 자랑한다. 이처럼 슈퍼주니어의 캐릭터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팝스타적인 이미지가 크게 한몫했으며, 친근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무언가가 통한 셈이다.

공연 내내 열띤 응원을 보낸 카타오카 나오(24·여) 씨는 "노래와 춤, 애교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공연이 매력적이다"라며 "슈퍼주니어는 기존 K팝 스타라기보다 팝스타와 같은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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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다양한 캐릭터..멤버별 멀티 활동

13인조 대형 그룹으로 출발한 만큼 슈퍼주니어는 데뷔 때부터 전방위 활동을 펼쳤다. 그룹 활동은 물론 유닛으로 쪼개져 활동했고, MC 개그맨 예능 라디오 뮤지컬 등 다방면으로 영역을 확대해갔다.

무엇보다 멤버들의 캐릭터 다양화가 거대 팬덤을 모을 수 있는 힘이다. 캐릭터마다 성격이 강하고, 다양한 멤버들의 색깔이 현지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낸다. 크레인과 카트 위에 올려진 간이 무대를 이용해 아래층부터 꼭대기 객석까지 훑으며 관객들과 눈을 맞췄다.

이특은 "한류 붐이 일던 때 초창기 스타들은 신비주의를 보이거나 카리스마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저흰 그 틀에서 벗어나 친근한 모습으로 팬들에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장에서 신동은 일본 유명 코미디언 시무라 켄의 유행어 '헨나오지상'을 흉내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슈퍼주니어의 성공은 앞으로 K팝 가수들의 일본 시장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 올만하다. 현지에 장기간 머물며 현지화 전략을 펼친 보아, 동방신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인 소녀시대, 카라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전략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펼친 전 세계 10개 도시 투어에서 36만 4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슈퍼주니어는 오는 26일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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