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마켓에 부는 이병헌 바람..'레드2' 20억원 구입②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5.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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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 해변가에 위치한 칼튼호텔을 수놓은 '지.아이.조2' 이병헌 대형 포스터.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올해 칸필름마켓은 그리스발 경제위기와 이상기후로 예년보다 한산했다.

유럽최대 필름마켓인 칸필름마켓이 65회 칸국제영화제 시작과 동시에 열렸다. 각국에서 바이어들이 속속 도착했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하고 발을 돌리고 있다. 통상 바이어들은 마켓 폐막 2~3일 전까지 현지에 머물며 계약을 진행하곤 한다.


하지만 올해는 상당수 바이어들이 마켓이 시작한지 5일째인 21일 짐을 쌌다. 한 마켓 관계자는 "경제 위기 때문인지 예년 같으면 더 체류할 바이어들이 일찍 떠나고 있다"며 "가을에 열리는 아메리칸필름마켓으로 발을 돌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마켓은 전반적으로 침체됐지만 한국영화들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경쟁부문에 초청된 '다른나라에서'와 '돈의 맛'은 일찌감치 디아파나와 와일드사이드에 프랑스 배급 계약을 맺었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 '도둑들'은 일본을 제외한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각국에 선 판매됐다.

한국 멜로영화 흥행 1위 기록을 세운 '건축학개론'도 태국과 홍콩,일본에 팔렸다.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내 아내의 모든 것'은 21일 오전8시30분에 열린 마켓 시사회에 바이어들이 몰리기도 했다. 시사에 참석하지 못한 바이어들이 스크리너를 대거 요구, 급하게 준비했다.


이런 가운데 외화를 수입하는 한국 업체들 사이에선 때 아닌 이병헌 바람이 불었다.

이병헌이 출연하는 할리우드 영화 '레드2'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진 것. '레드2'는 이병헌이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존스, 존 말코비치, 할렌 미렌 등과 함께 출연하는 액션영화. 은퇴한 CIA 요원들의 활약을 다룰 예정이다.

이번 칸필름마켓에는 참여하는 배우들의 면면과 시나리오만 소개했다. 그런데도 국내 수입회사들이 서로 사겠다며 경합을 벌였다. 2010년 국내에서 개봉한 '레드'는 불과 80만명을 불러 모으는 데 그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병헌이 출연하는 만큼 국내 흥행이 보장된다고 본 것.

그 결과 50만 달러가 적정선이었던 '레드2'는 180만달러(약 20억원)에 A회사에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국내 회사들이 '레드2' 제작사 서밋 엔터테인먼트에 놀아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졌다.

서밋 엔터테인먼트는 칸영화제 개막을 앞둔 지난 10일 미국에서 이병헌을 포함한 '레드2' 캐스팅을 발표했다. 칸필름마켓을 겨냥한 속 보이는 행보다.

올해 칸필름마켓에서는 일부 대형회사들이 높은 가격을 불러 중소 회사들이 체결 직전까지 갔던 영화를 사온 사례가 종종 목격됐다. 최근 들어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한국 수입업자들을 봉이라고 보는 게 과연 누구 탓인지, 새겨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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