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은 유럽잔치?..유럽영화 득세,美·亞 영화 약세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5.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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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해도 칸은 유럽잔치였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6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아무르'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오스트리아의 70세 거장은 2009년 '하얀리본'으로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데 이어 3년만에 또 다시 영예를 안았다.


주요 부문 트로피는 모두 유럽 차지였다.

그랑프리라 불리는 심사위원대상은 이탈리아 마태오 가롱 감독이 '리얼리티'로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덴마크 토마스 빈터버그 감독의 '더 헌트 ' 주인공 마드 미켈슨이, 여우주연상은 루마니아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비욘드 더 힐즈'의 두 주인공 크리스티나 플루터와 코스미나 스트라탄이 공동수상했다.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은 시나리오상도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영국 거장 켄 로치가 '엔젤스 쉐어'로 수상했다.


유럽이 아닌 나라에선 멕시코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감독이 '포스트 텐바스 러스'로 감독상을, 미국 벤 제이틀린 감독이 '비스트 오브 더 사우던 와일드'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게 전부다.

올해 칸영화제는 사망 50주년을 맞은 할리우드 배우 마릴린 먼로를 아이콘으로 삼는 등 미국영화에 공을 들였다. 개막작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을 비롯해 경쟁 부문 22편 중 앤드루 도미니크 감독의 '킬링 뎀 소프틀리', 제프 니콜스 감독의 '머드', 리 다니엘스 감독의 '페이퍼 보이', 존 힐콧 감독의 '로리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코스모폴리스' 등 6편이 초청됐다.

미국영화에 공을 들인 만큼 개막작 주인공인 에드워드 노턴과 브루스 윌리스 뿐 아니라 브래드 피트, 샤이아 라보프, 로버트 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샘 라일리, 가렛 헤드룬드, 커스틴 던스트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영화제를 빛냈다. 결국 들러리였다.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아시아 영화는 칸이 각별한 공을 들이는 이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제외하곤 한국영화 두 편 뿐이었다. 수상은 불발에 그쳤다. 태국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로모씨네라는 새로운 장비로 촬영한 '메콩호텔'을 선보였지만 40분 분량이라 공식 부분에는 초청되지 못했다.

아시아 영화는 2010년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이 '엉클 분미'로 황금종려상을 탈 때까지 1997년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 이후 13년 동안 타지 못했다. '엉클 분미'는 프랑스가 투자한 영화다.

최근 칸영화제는 유럽 특히 프랑스가 투자,배급하는 영화들에 주요 부문 트로피를 안기고 있다. 예술과 자본의 절묘한 줄타기를 탔던 칸영화제가 점점 더 자본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제 트로피는 대부분 거장들의 차지였다. 황금종려상은 이견이 없었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모르'는 노부부의 사랑을 심도 깊게 파고들어 일찌감치 황금종려상 후보로 꼽혔다.

여우주연상과 시나리오상을 받은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비욘드 더 힐즈'는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었던 '4개월 3주 그리고 2일'보다 깊이 있지는 않지만 수작이란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상을 받은 켄 로치 감독의 '엔젤스 쉐어'는 노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 가까웠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은 작은 사건들을 통해 삶을 성찰하는 작품이 주류를 이뤘다. 좋은 결과도 받았다. 심사위원장 난니 모레티 감독의 취향이 짙게 반영됐다.

칸국제영화제는 유럽 아트하우스 영화에 뿌리를 내린 채 해외 각지의 예술 영화와 감독들을 발굴하고 육성해왔다. 그래도 주류는 여전히 유럽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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