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세자' 최우식 "도치산 연기위해 미드 공부"(인터뷰)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6.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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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비글 4인방'이요? 그럴 만한 장면들이 많았죠. 매회 웃음을 참느라 혼났어요."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잔머리와 처세술에 뛰어난 내시 도치산으로 열연했던 배우 최우식(22). 극중 과묵한 세자익위사 우용술(정석원 분), 해박한 지식의 세자시강원 사서 송만보(이민호 분)과 함께 세자방위대로 활약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특히 세자 이각(박유천 분)까지 더해 4명은 장난기 많기로 유명한 견종 비글에 비유되며 드라마 속 코믹요소를 담당했다. 그간 '뿌리 깊은 나무' '텐' 등에서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최우식 이번 작품으로 물 만난 듯 깜찍한 도치산의 캐릭터를 살려냈다.

"너무 즐겁게 행복하게 찍어서 아쉬움이 커요.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시작할 땐 무조건 1등이라고 생각했는데, '해품달' 후속이던 '더킹'이 어마어마하게 시작해서. 그래서 '시청률 생각하지 말자' 그랬는데 저희가 1위하니까 너무 좋았죠. 그런데 1위하다 2위하니까 갑자기 욕심이 나더라고요."

사실 도치산 뿐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는 유독 캐릭터와 연기자들의 이미지가 맞아 떨어지며 시너지가 크게 발휘됐다. 최우식도 그 말에 공감하더니 "처음엔 제가 전달이 잘못 돼 송만보 역 인줄 알고 오디션 준비를 했죠"라고 밝혔다.


"송만보 역할로 알고 진지하게 대사를 준비해 갔어요. '성균관 스캔들' 대사를 진지하게 읊었는데 감독님이 '도치산인데 왜 그렇게 진지하냐'해서 당황했어요. 살짝 마음에 안 드신 눈치였는데, 일단 제 기존의 작품을 다 보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안 되겠구나'했는데 다시 불러주셨죠."

극중 도치산은 내시. 사극에서야 익숙한 캐릭터지만 현대로 넘어오면서 캐릭터 특성을 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 최우식에 비결을 물으니 '미드'를 많이 봤다고. 내시 캐릭터를 위해 미드를 봤다니 재밌는 답변이었다.

"기존 내시들이 목소리가 가늘지만 원래는 덩치도 크고 남자다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기존의 이미지들이 있어서 저 역시 그렇게 가야 할까 하다가 감독님, 작가님과 논의 끝에 성격이나 행동거지로 보여주자고 결론 내렸죠. 리액션을 중요시 여겨서 다양한 제스처가 많은 미국 시트콤이나 미국 드라마를 많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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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번 작품에서 무엇보다 좋은 인연을 얻었다는 최우식. 함께 감초 3인방으로 열연했던 정석원과 이민호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지금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석원이 형은 저보다 5살 많은데 정신연령은 비슷한 거 같아요. 연기에 대한거나 차기작 얘기도 많이 나누고 정말 좋아요. 형 덕분에 3인방이 살았죠. '옥탑방 왕세자'팀의 리더로 이끌어 주는 게 유천이 형과 지민 누나라면 3인방을 이끄는 것은 석원이 형이었죠. 민호는 3살이 어린데 되게 성숙해요. 생각도 많고 사실 따지면 제일 선배니까요. 지민 누나보다도 선배예요. 저희는 생각 없이 하는데 동선과 카메라 위치 다 파악하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곰같이 큰 석원형과 빼빼 마른 저, 부리부리한 민호가 잘 어울릴까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너무 잘 어울렸죠."

최우식은 "재밌는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기가 힘들 정도"라면서도 "의류 수거함에서 주워 입은 구멍 난 점퍼를 입고 오리털 날리면서 뛰어 오는 장면을 어머니가 제일 좋아해 주셨어요. 매회 촬영이 웃음 때문에 NG가 많이 났죠. 석원 형이 '자객들의 매복이옵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자객들의 내복이옵니다'라고 해서 웃음이 터진 적도 있고요"라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회상했다.

이번 작품에서 도치산 역으로 100% 빙의를 보여준 최우식이지만, 전작 '뿌리 깊은 나무'에선 반전의 핵심 정기준의 청년시절을, 수사물 '텐'에서는 추리력과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던 그다.

"사실 그때 수염을 붙이고 있었고 워낙 잠깐 등장해서 많이 모르시는 분이 많아요. '옥탑방 왕세자' 출연자들도 제가 '뿌리 깊은 나무' 나왔었다는 것을 다른 데서 듣고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정말 도치산이랑 너무 다르다고요. 하하. 석원 형은 '많은 색깔을 입힐 수 있어서 좋겠다'라고 해 주셔서 고마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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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정석원의 말에 기자 역시 공감했다.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마스크는 최우식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정작 최우식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너무 밋밋하게 생겨서..잘 생기지 않아서 길에서 알아보시면 부끄러워요"라며 쑥스러워 했다.

"귀엽다고요? 에이. 그건 최우식이 아니라 도치산이 그런 거죠. 저는 너무 마르고 외모가 어려 보여서. 다음엔 좀 더 남성적인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용술 같은 캐릭터도 한 번 해 보고 싶더라고요. 남성다움에서만 나오는 코믹함이 매력이었죠. 저도 좀 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선 외모 변신을 위해 노력하려고요. 그런데 도치산 했다고 다음엔 다른 거 하고 싶다. 그런 건 또 없어요. 비슷한 캐릭터가 와도 도치산을 한 번 했으니까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위에서 알아보면 쑥스럽다고 고백한 최우식은 '옥탑방 왕세자' 덕에 요즘은 많이들 알아봐 준다고 이야기하며 "유천이 형 덕분에 한류에 얻어 탄 느낌"이라고 표현해 웃음을 안겼다.

"일본 분이랑 중국 분들이 드라마를 많이 보니까 한류를 얻어 탄 느낌이에요.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는 것처럼 그런 기분이랄까. 트위터에서 모르는 글로도 멘션이 많이 오고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도 인터뷰 신청이 들어와요. 한번은 인터뷰하는데 중국 분이 알아보고 사인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얼떨떨했어요."

최우식은 한류에 얻어 탄 느낌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매력이 이미 한국을 넘어 해외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솔직하고 진심어린 최우식의 모습은 그런 확신을 갖게 했다.

"도치산이라는 캐릭터 덕분에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귀여워 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어떤 캐릭터가 올지는 모르지만 도치산보다 더 열심히 해서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가고 싶어요. 아, 그리고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꼭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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