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손' 떠난 고영욱, '간음' 혐의로만 수사

'미성년자 섹스 스캔들'로 충격을 안긴 가수 겸 방송인 고영욱(36)의 사건이 이제 검찰의 손에 넘겨졌다. 경찰은 고영욱에 대한 성폭행 여부는 밝혀내지 못한 채 사건을 넘겨 향후 검찰의 수사에 쏠릴 전망이다.

당초 경찰 측은 "성폭행 혐의를 어느 정도 입증했다"며 두 차례에 걸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모두 기각돼 더 이상 구속 수사를 할 수 없게 됐다.


사건을 담당해온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5일 스타뉴스에 "영장이 기각된 이후 추가 피해자나 어떠한 증거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추가 범죄사실이 나오지 않아 더 이상 수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은 지난달 29일 성폭행 혐의가 아닌 미성년자 간음 혐의만을 적용, 고영욱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 "고영욱 성폭행 혐의 적용 안 돼"..왜?


경찰은 지난달 9일과 15일 미성년자 김모양(18)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영욱을 불러 조사했고, 김양 외에 피해자 2명의 진술을 추가로 확보, 수사를 확대해 나갔다.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선 성관계 강제성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사실상 성폭행 혐의를 입증하는데 실패했고, 검찰은 미성년자 간음 혐의만 적용해 송치하라고 지시했다.

피해자와 고영욱의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20여 일 동안 경찰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고영욱에게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는 진술과 두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얻어낸 것 외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찰의 수사는 대부분 피해자 김양을 비롯한 피해자 2명과 참고인들의 진술에만 의존했고, 그 외에 어떠한 결정적 증거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고영욱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고영욱과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타격과 여러 의혹 그리고 대중들의 충격만을 남기고 끝마치게 됐다.



◆'칼자루'는 이제 검찰이..고영욱 소환가능성은?

이제 칼자루를 쥐게 된 검찰이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고영욱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29일 고영욱 사건을 송치 받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수사기록을 서울 용산경찰서로부터 넘겨받아 해당부서에 배당해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고영욱이 미성년자 김양 등 피해자 3명과 접촉하게 된 경위를 재검토한 뒤 추가 수사 여부를 따질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고영욱을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도 크다.

검찰 관계자는 "고영욱 사건에 대해 현재 어떠한 것도 확정짓기 어렵지만, 필요하다면 추가 수사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고영욱 '간음 혐의' 기소 가능성은?

고영욱이 성폭행 혐의를 벗더라도 법원의 심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까지 밝혀진 정황적 근거만으로도 미성년자 간음 혐의가 적용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추가 정황이 파악되지 않는다면, 특정 지위를 이용해 10대 미성년자와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근거로 고영욱을 법원에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양측 진술 등을 토대로 고영욱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고영욱이 연예인을 시켜주겠다고 꼬셔 미성년자들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관계를 맺었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인정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또한 검찰은 피해자들의 진술과 함께 미성년자 간음 혐의를 입증하는데 추가 관련 진술과 고영욱의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사건 당시 고영욱에게 김양의 연락처를 건 내준 방송프로그램 전 PD등을 상대로 재차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같은 혐의로 고영욱을 고소한 추가 피해자의 사실 파악도 중요한 열쇠다.

한편 고영욱은 지난 3월30일 오후 3시께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김양에게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술을 먹인 뒤 강간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경찰에 조사를 받아왔다.

지난달 5일 오후 9시께 같은 장소로 김양을 데려와 간음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고영욱은 지난 7일과 15일 관련 혐의로 경찰에 조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2명의 추가 피해자가 있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