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내아내',제2의 '써니'까지 우여곡절 흥행 왜?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6.0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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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의 '내 아내의 모든 것'이 300만 고지를 밟으며 제2의 '써니'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내 아내의 모든 것'은 5일 7만 9615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이날까지 292만 4737명을 동원, 6일 박스오피스를 더하면 무난히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7일 개봉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여러모로 지난해 700만명을 동원한 '써니'와 비교돼 눈길을 끈다. '써니'는 지난해 5월 '토르' '캐리비안의 해적4' '쿵푸팬더2' 등 막강한 할리우드영화 틈바구니에서 개봉, 꾸준히 관객을 동원해 최후 승자가 됐다.

'내 아내의 모든 것'도 '어벤져스'와 '맨 인 블랙3'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코리아' '돈의 맛' 등 막강한 한국영화들과 경쟁을 벌인 끝에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써니'와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나란히 개봉 4주차에 300만 고지에 올랐다는 점도 닮았다. 두 영화 모두 장기상영에도 관객이 줄어들지 말고 꾸준히 찾고 있다는 반증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빈틈없는 아내가 지겨운 남편이 이혼을 하기 위해 희대의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의뢰를 하면서 벌어진 일을 그린 로맨틱코미디. 비록 지금은 흥행에 성공했지만 기획부터 개봉까지 쉬운 길을 걷진 않았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아르헨티나 영화 '아내를 위한 남자친구' 리메이크다. 수필름과 영화사집이 공동 제작했다.

기획부터 쉽지 않았다. 로맨틱코미디가 20대 여성을 상대로 기획되고 제작되는 최근 영화계 풍조에서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관객층을 30대 이상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기존 로맨틱코미디와 다른 눈높이를 결정했기에 관객이 신선하게 받아 들일수도, 외면할 수도 있는 도전이었다.

캐스팅도 처음에는 연령대가 높았다. 결혼생활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배우부터 모색했기 때문.

하지만 보다 영화적이고 상업적인 접근을 고려해 현재 캐스팅으로 마무리됐다. 임수정과 이선균, 그리고 류승룡은 최적이라 할 만큼 영화에 중심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민규동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30대 남녀의 공감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뿐 아니라 20대 여성들도 극장을 찾을 만큼 재치 있는 웃음을 담아냈다.

그럼에도 개봉까지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가시밭길이었다. CJ E&M이 '코리아'를 자신하는 상황에다 '차형사'가 5월30일 개봉을 확정, 5월은 온통 지뢰밭이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당초 '맨 인 블랙3'가 개봉하는 5월24일과 5월17일을 놓고 저울질했다. 그러다가 5월17일로 개봉을 확정했더니 칸영화제 경쟁 진출을 확정한 '돈의 맛'이 뒤늦게 같은 날 개봉을 결정했다. 결국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개봉 첫날 '돈의 맛'에 눌려 2위로 출발해야 했다.

개봉한 뒤에도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막강하게 지원하는 '돈의 맛'과 CJ E&M이 뒷심을 보였던 '코리아'에 치여 배급 상황이 썩 좋지 못했다. '어벤져스'와 '맨 인 블랙3'도 강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도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돈의 맛'과 개봉 첫 주 1,2위를 놓고 경합을 벌였고, 2주차에선 '맨 인 블랙3'와 선두다툼을 벌였다. 3주차에는 '차형사' 등 신작들과 경쟁했으며, 4주차에는 '후궁'과 '프로메테우스'와 진검승부를 하고 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이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꾸준히 관객을 모을 수 있던 것은 공감의 힘이다. 멜로영화 처음으로 400만명을 넘어선 '건축학개론'이 30대 중반 남성의 첫사랑 판타지를 자극했다면,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결혼했거나 결혼을 앞둔 30대 남녀와 교감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내 아내 이야기"라거나 "아내가 울더라"든가 "류승룡에게 반했다" 등의 소감을 남기는 건 그만큼 관객과 소통했단 뜻이다.

제작사 영화사집 이유진 대표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은 20대를 대상으로 한 로맨틱코미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어떻게 30대 로맨틱코미디를 보여주느냐였다"며 "공감에 성공한 것이 흥행의 요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300만명을 모은 '내 아내의 모든 것'이 과연 '써니'처럼 400만명을 넘어 대박행진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로맨틱코미디는 500만명 이상 넘어선 영화가 '미녀는 괴로워'(661만명) 밖에 없을 정도로 장르의 한계가 명확하다.

6월에도 경쟁작들이 수두룩하다. 배급사 NEW도 오는 21일 고현정 주연 '미쓰GO'를 개봉시킨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이 난관을 제치고 한국 로맨틱코미디사를 다시 쓸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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