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걸스'가 넘어야 하는 2개의 벽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2.06.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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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지상파로 입성한 MBC 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무한걸스'가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25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무한걸스'는 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하 전국 집계 기준)


이는 첫방송이 기록한 3%에 비해 0.8%포인트 하락한 기록으로 기존에 방송되던 '일밤-남심여심'의 애국가 시청률 기록에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굴욕적은 수치다.

24일 오후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무한걸스'에서는 무한걸스 멤버들인 송은이 김숙 신봉선 백보람 황보 김신영 안영미 등이 한우세트를 걸고 빙고 투어를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빙고 벌칙을 수행하게 된 멤버들은 각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괴상한 얼굴 분장과 복장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빗속에서도 단체 줄넘기 미션에 나서는 등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굴욕적 시청률과 시청자의 냉담한 반응.

'무한걸스'는 프로그램 자체의 오락성과 재미여부를 떠나 넘어야 할 벽이 두개 있다. 첫번째는 바로 '무한도전 아류'라는 오명이다.

'무한걸스'는 지난 2007년 처음 제작될 때부터 '무한도전'의 여성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정을 확고히 했다. 케이블 방송이라는 점을 이용해 '무한걸스'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며 고정마니아를 확보해왔다.

그런 '무한걸스'가 지상파로 건너오니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무한걸스'를 시청한, 혹은 시청도 하지 않고 기사나 얘기로만 접한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의 아이템을 그대로 답습한 '무한걸스'에 비난의 화살을 보낸 것이다.

실제로 MBC '무한걸스' 게시판에 가장 많은 글은 "'무한도전'을 따라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다. '무한걸스'는 지상파로 입성하며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재미있었던 아이템 10개를 선정해 '무걸' 스타일로 바꿔서 방송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첫방송부터 '무한도전' 따라하기 비판이 일며 시청자의 마음이 돌아서자 '무한걸스' 제작진은 당황스럽다. 태생부터 '무한도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여성버라이어티인테 프로그램 내에서 '무한도전'을 완전히 빼라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만들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무걸'이 넘어야 하는 두 번째 벽은 '무한도전'이 방송되지 않는 것이 '무한걸스'의 탓이라고 믿는 시청자들의 마음이다.

'무한도전'이 결방한지 21주째. 특히 올해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무한도전'이 올림픽 특집방송을 준비해 왔다는 소식에 팬들의 실망이 더욱 깊다. 현재 '무한도전' 김태호PD 등 제작진은 파업이 종료되기 전에는 런던 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는 상황.

이런 사항에서 '파업의 아이콘'인 '무한도전' 대신 비슷한 포맷의 '무한걸스'가 방송되는 것이 일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보기 싫은 것이다.

'무한걸스' 멤버들 역시 이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맏언니 송은이는 첫 방송 후 주변반응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뱁새라면 무한도전은 황새다"라며 "황새인 프로그램을 따라가다 보니 다리가 찢어질 것 같다"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안영미도 "무한도전 형식을 따라하다 보니 비교를 많이 한다"며 우스갯소리지만 "(너무 힘들어) 못해먹겠다"고 말하며 속내를 드러냈다.

케이블에서 지상파로 넘어온 것이 '무한걸스' 제작진의 뜻은 아니다. '무한도전'이 21주째 결방하는 것도 '무한걸스' 멤버들의 의견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시기의 문제인 것이다.

'무한걸스'가 재미없다면 비판하고 질타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덮어놓고 '무한도전' 내 놓으라고 말한다며 '무걸' 멤버들이 설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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