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보이스를 찾아라..튀는 '목소리'가 곧 생존법

[2012년 가요계 상반기 결산]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2.06.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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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버스커(위)와 씨스타 ⓒ스타뉴스


섹시하다 못해 엉큼한 십센치 권정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봄이 되자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의 굵은 저음이 귀를 자극했다. 에일리, 효린 등 여가수들의 끈적한 음색도 유독 선명하게 들려왔다. 장르는 다양했고, 히트코드도 남달랐다.

결국 까다로운 대중을 사로잡은 건 독특한 그대들의 '목소리'뿐 이였다.


일렉트로닉 댄스곡, 정겨운 통기타 선율의 포크음악 등 상반기 가요계를 강타한 히트공식을 이렇다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했다. 아무리 하루가 멀다 하고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했더라도 튀는 노래는 여전히 승승장구했다. 튀는 목소리 하나로 가요계를 평정한 상반기 가수들을 짚어봤다.

독특한 음색은 요즘 가요계의 화두다. 오죽하면 '목소리로 승부하라'는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나왔을까. 이미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는 판단에서다. 90년대 음악이 다시 각광받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늘 새로운 것을 찾는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해 웬만한 자극으로는 부족하다. 분명 치열했던 올 상반기 가요계에서 음악만큼이나 중요했던 건 목소리였다. 독특한 음색이 곧 생존법이었다.

2012년 가요계가 찾은 대형 신인은 버스커버스커. 다소 평범할 수 있는 어쿠스틱 팝 밴드의 보통 이야기라도, 봄바람을 타고 감성을 자극하자 음원차트는 요동쳤다. 여기에 버스커버스커의 메인보컬 장범준의 나지막하고 두터운 저음 음색은 대형 아이돌 가수의 화려한 컴백도 무색케 했다.


'첫 사랑'을 닮은 그의 음색은 옛 추억이 아련한 '여수 밤바다'를 찾게 했고, 벚꽃이 만발하는 곳에서 엔딩을 맞게 했다. 또 '그대의 아홉 번째 척추가 미치게 좋다'는 이상야릇한 이상형에 대한 고백도 쏟아졌다. 젊은 송창식을 연상케 하는 장범준의 독특한 목소리가 세대를 관통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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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 신용재 강미진 투개월(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파워엔진을 장착한 여가수들의 목소리도 가요 팬들의 귀를 열게 했다.

에일리는 비욘세, 앨리샤 키스의 노래를 떠올리게 하는 '헤븐'이란 곡으로 독보적인 신인 여가수로 주목받았다. 23살의 어린 나이임에도 가사전달과 감정표현이 매우 탁월했고 좀처럼 긴장을 하지 않는 모습에 신인답지 않은 신인이다. 파워풀한 가창력을 안정감 있게 뽑아낸 목소리도 한몫했다.

숱하게 쏟아져 나온 걸그룹 열풍 속 대형 히트를 기록한 씨스타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효린이란 걸쭉한 보컬리스트는 소울풀한 감성과 허스키한 그만의 음색으로 가요 팬들을 사로잡았고, 치명적인 팜므파탈의 매력을 제대로 전달한 타이틀곡 '나 혼자'는 상반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오디션 스타들도 특별한 목소리로 승부수를 던졌다. 오디션에서 독특한 음색이야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날개'. 다소 음역대나 성량이 떨어지더라도 음색으로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무기'다.

MBC '위대한 탄생'의 푸니타가 특유의 이국적인 음색을 뽐냈고, 엠넷 '슈퍼스타K'의 투개월 김예림은 편안하면서도 개성있는 목소리로 음원차트에서 승승장구했다. 여기에 엠넷 '보이스코리아'에 나온 가수 요아리(본명 강미진), 우혜미, 유성은 등도 목소리 하나로 자신의 이름을 돋보이게 했다.

요새 유행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도 특별한 목소리는 빛이 났다. KBS 2TV '불후의 명곡'이 낳은 스타 포맨의 신용재, 알리도 확실한 보컬 색으로 타 가수들과의 선을 그었다. 판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목소리를 내는 알리는 허스키하면서도 웅장한 울림을 통해 '불후의 명곡' 스타로 인정받았고, 신용재는 가녀리면서도 후렴구에서는 폭발하는 확실한 기승전결 방식의 보컬로 인지도를 높였다.

독특한 음색이 치열한 가요계에서 자신을 알리는 주요소로 자리 잡았다. 물론 특별한 것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튀는 목소리는 빠르게 흘러가는 가요계에서 주 히트코드다. 하반기 가요계에는 어떤 새 음악과 새 목소리가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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