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정, "영국인으로서" 발언, 왜 논란인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7.28 10:34 / 조회 : 11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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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런던올림픽 개회식 방송에 참여한 '위대한 탄생2' 출신 배수정의 발언이 논란이다.

배수정은 28일 오전(한국시간) 진행된 2012 런던올림픽 개회식 해설을 맡아 캐스터 김성주와 함께 생방송에 나섰다. '위대한 탄생2' 준우승자로 노래 실력을 과시했던 배수정으로선 첫 생방송 진행이었지만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탄탄한 문화적 지식과 조리있는 말솜씨 등을 감안해 개회식 방송에 전격 발탁됐다.

MBC의 선택은 의외였지만 수긍이 되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영국의 방대한 문화적 유산을 과시한 이날 개회식에서 배수정의 배경 지식과 영국에서의 경험은 해설에 단단히 한 몫을 했다. 특히 영화, 음악, 어린이 등의 테마가 이어진 식전 행사에서 배수정은 긴 시간 동안 무리없는 진행을 선보였다. 영국 어린이는 오후 6∼7시면 잠을 자고, 어린이들을 각별한 시스템으로 보호·교육한다는 설명은 실제 경험이 없다면 짚어주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그런데 '삑사리'가 났다. 프로 방송인과 비교된 말솜씨 때문이 아니다. 방송 말미, 개막식에 대한 느낌을 묻는 파트너 김성주의 질문에 배수정은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도 같은 말이 나왔다. 시청자들은 갸우뚱했다. 왜 한국 방송의 해설자가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하는 걸까.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배수정은 실제 영국인이다. 이 사실이 이번 개회식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그는 한국인 부모 아래 영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현재 직장도 영국에서 다닌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2'에 참여하면서 영국 출신 엄친딸로 화제를 모은 것이 지난해. 오디션을 마친 뒤에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고, 이번 올림픽 방송에 참여하기 위해 잠시 회사를 휴직중이다.

MBC는 난감한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올림픽 개회식을 보고 감격해 자기 딴에는 그렇게 표현한 것인데, 잘못된 표현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매도를 당하니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능숙한 말솜씨, 생김새를 보아 당연히 한국인이라고 생각한 해설자가 자신을 영국인이라 말했으니 예상 밖 발언에 시청자들은 당황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의 당황스러움, 혹은 순간적인 불쾌감을 이유로 무턱대고 그녀를 비난할 일은 아니다.

오랜 파업 기간 중 올림픽 방송을 준비한 MBC는 실력있는 아나운서, 방송인들을 대거 배제하면서 의외의 수를 썼다. 최선은 아니었지만 신선한 선택이었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마찬가지로 비전문 방송인을 투입한 소기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MBC의 몫이다.

그녀의 영국인 발언은 과연 논란거리일까. 영국에서 나고 자란 배수정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잊지 않고 그처럼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한다는 걸 대견해할 여유는 없는 걸까. 불과 몇개월 전 시청자들은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을 졸업하고 회계사가 된 그녀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녀가 과거 '미녀들의 수다'에 나왔던 출연자처럼 금발에 파란 눈을 지닌 전형적인 백인 외모였다면 과연 이같은 논란이 이어졌을까. 돌이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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