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표 "나는 '스탠바이' 최대 수혜자"(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2.08.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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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큰 키에 훤칠한 외모와 달리 입만 열면 무식이 탄로 나는 꼴통. MBC 시트콤 '스탠바이'속 고경표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문구이다. '스탠바이'의 김경표(고경표 분)는 늘 무식한 언행과 엉뚱한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구박 받지만 시청자에게는 빵빵 터지는 웃음을 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스탠바이'에서 '단순·무식'이 모토인 고경표는 실제로는 생각 많고 진지한 대한민국의 건실한 청년이었다. 또 연기에 욕심도 많고 스스로에게 엄한 차세대 연기자였다.


지난 4월 '스탠바이' 제작 발표회장에서 만난 고경표는 그야말로 신인배우였다. 배우 류진과 이기우의 첫 시트콤 도전과 가수 김연우,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의 출연에 취재진의 관심이 쏠렸던 가운데 고경표는 이날 단 하나의 질문도 받지 못했다.

이날 출연배우들이 마지막 소감을 전하는 순서에서 고경표는 "앞으로는 저에게도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고경표를 만나자마자 첫 제작발표회에서 아무런 질문을 받지 못해 서운했던 건지 물어봤다.

"저에게 있어서 '스탠바이'는 저를 알릴 수 있는 기회였고 제작발표회 때 오기를 가졌던 게 사실이에요. 그날 저에 대한 질문이 없어서 서운했다기보다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아요. 지금은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보지만 내가 열심히 한다면 나중에는 알아봐 줄꺼야. 이 '스탠바이'라는 작품이 끝나면 나에게 질문이 쏟아지게 하자고 생각한 거죠."


신인 배우 고경표는 '스탠바이'라는 작품을 준비하며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 마치 연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어떻게 하면 더 귀엽게 보이고 사랑받을 수 있을지, 또 극중에서 더 재미를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스탠바이'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매일 표정연습하고 연기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제 캐릭터가 원래는 시완이 형(임시완 분)을 좀 더 괴롭히는 역할이었거든요. 그래서 첫 리딩 들어갔을 때 시완이 형 팬들에게 미움받지 않기 위해 톤이나 말투를 좀 바꿨어요. 좀 더 귀엽게요. 다행히 감독님과 작가님이 반대 안하셨어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나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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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스탠바이' 시작전에 고경표는 임시완의 팬들을 겁냈다고 하지만 극중에서 그는 시완과 단짝이 됐다. 두 사람은 단짝을 넘어서 그 어떤 러브라인보다 더 진한 우정을 선보이며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극중에서 첫키스까지 나눴다.

"키스신이요? 시트콤 상에서의 연기는 부담스럽지 않아요. 극중 김경표는 우정으로 다가가지만 그게 사랑으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김경표는 단순한 아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없어요. 뽀뽀연기도 감정이 섞이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은 없었어요. 감정이 없는 뽀뽀였고, 연기할 때는 프랑스식 인사정도라고 생각했어요."

고경표에게 '스탠바이'라는 시트콤은 기회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름을 알리는 데에는 좋은 앞으로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진지한 모습보다는 웃긴 모습으로 남으면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될 것도 같았다. 그는 이 질문에 아주 진지하게 답했다.

"사실 처음에는 시트콤으로 얼굴을 알렸지만 제가 다른 역할을 맡아서 180도 확 바뀐 모습을 선보인다면 그런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자심감이 있었죠. 그런데 최근에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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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고경표는 최근 출연했던 OCN '신의퀴즈3'에서 자신이 오만을 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신의퀴즈3'에서 '스탠바이'의 개그 캐릭터는 벗어던지고 뇌 과학에 관한 천재적인 지식을 지닌 인물로 인간의 뇌를 조종해 살인을 저지르는 악역을 맡아서 연기 변신을 꾀했다.

"제가 진지한 모습으로 악역을 연기하는 것을 보고 어색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어떤 분들은 웃기다고도 하고..그런 말씀들을 듣고 또 스스로 봤을 때도 '내가 연기를 못 하는구나' 라고 느껴져서 속상했어요.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내가 완벽히 변신하면 웃긴 이미지 같은 것은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큰 착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다시 한 번 겸손해지고 저를 돌아보게 됐어요."

많은 배우들이 '스탠바이'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시청률 부분은 아쉽다. 주연을 맡은 첫 작품인데 시청률이 아쉽지는 않은지 물었더니 아쉽지만 본인이 '스탠바이'의 최대 수혜자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겸손하게 그러나 당당하게 대답했다.

"사실 저는 아직 배우가 아니고 연기자입니다.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연기자라고 할 수 있겠죠. 앞으로 진짜 배우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 반성하면서 돌아보고 더 배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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