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피에타', 한국영화 베니스잔혹사 끊었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9.09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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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영화 베니스 잔혹사를 끊었다.

김기덕 감독은 8일(현지시각)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다. 김기덕 감독의 수상은 한국영화와 베니스영화제와의 악연을 끊은 계기가 됐다.

한국영화와 깊은 인연을 맺었던 베니스영화제는 중국통이었던 마르코 뮐러 전임 집행위원장 시절 유달리 홀대받았다. '피에타'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게 한국영화로는 무려 7년만이다.

한국영화의 베니스 진출은 지난 1961년 제 22회 베니스 영화제부터 시작됐다. 당시 베니스에 입성한 영화는 '성춘향'이다. 이후 1987년에 영화 '씨받이'(임권택 감독)의 강수연이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에 세계가 주목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강수연의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 1999년 제 56회 영화제에서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김기덕 감독은 베니스영화제로 세계적인 감독으로 성장했다. 그는 2000년과 2001년 제57, 58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섬'과 '수취인 불명'으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2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뇌성마비 장애인 역할을 맡은 문소리가 신인 연기상 수상과, 감독상을 수상해 한국영화의 기를 살렸다.

이후 2005년까지도 한국영화의 베니스 입성은 줄을 이었다. 2003년에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빈집'과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이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수상 행렬도 이어져 당시 김기덕 감독이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5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가 젊은 사자상, 베스트베이션상, 미래영화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친절한 금자씨' 이후 한국영화의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은 무려 6년 동안 자취를 감췄다. 비경쟁 부문에서도 한국영화의 초청은 보기 드물었다.

2006년에는 류승완 감독의 '짝패'가, 2007년에는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과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가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을 뿐이다. 지난해는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가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김기덕 감독의 황금사자상 수상은 향후 한국영화의 베니스행에 한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집행위원장으로 재임명된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한국영화와 김기덕 감독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해왔다. 그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일하던 시절 김기덕 감독의 '섬'과 '수취인불명'을 베니스에 초청한 장본인이다. 토리노 영화박물관장 시절에는 김기덕 감독 특별전을 개최할 정도로 김기덕 감독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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