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당', '대선'부터 '차진요'까지 깨알 패러디①

'넝쿨당' 종영 D-day, 돌아본 국민드라마

김성희 기자 / 입력 : 2012.09.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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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 이하 '넝쿨당')이 9일 오후 방송되는 58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넝쿨당'은 완벽한 차윤희(김남주 분)가 뜻 하지 않은 시집식구들을 넝쿨째 만나게 되면서 시집살이의 고비를 잘 넘기는 내용을 담았다. 주인공 외에도 등장인물들의 깨알 로맨스로 '국민드라마'에 등극했다.


작품이 사랑받은 또 다른 점은 사회현실과 관련해 각종 일침을 가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소재로 시청자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것.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한 방을 선사한 패러디는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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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넝쿨당 캡쳐


◆ 2012 대선 날짜, 알고 계십니까?


올해는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제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다. '넝쿨당'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8일 방송한 '넝쿨당'에서 차윤희는 아침식사 중 신문을 들여다봤다. 그는 신문에서 "데자뷰도 아니고 높으신 분들 하는 짓은 어쩜 똑같냐"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정치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권력 다툼을 비판했다.

대선도 등장했다. 지난 8월 26일 방송에서 제 18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등장했다. '넝쿨당'은 정치인들의 문제를 유쾌하게 풀었다. 이날 엄순애(양희경 분)는 자신의 집에서 수첩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엄순애는 엄보애(유지인 분)에게 "12월에 엄청 중요한 일이 있는 거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12월에 배우 현빈의 제대를 언급했고 12월 6일에 '현빈제대'라고 기록했다.

동생의 모습을 본 엄보애는 한심한 눈빛으로 "대선 날짜는 아냐"고 말해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들을 향해 대선문제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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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넝쿨당 캡쳐


◆ 차세광 학력에 진실을 요구 합니다

현실에서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 합니다)가 있다면 '넝쿨당'에는 차진요(차세광에게 진실을 요구 합니다)가 등장했다.

지난 6월 24일 방송에서는 방장군(곽동연 분)을 주축으로 차진요가 결성돼 눈길을 끌었다. 극중 차세광은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재원이다. 사돈인 방장군의 과외를 도맡았지만 방장군의 끝도 없는 백치미로 '멘탈 붕괴'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방장군은 오히려 차세광을 믿지 못했다. 차세광의 학생증과 재학증명서를 보고 난 뒤에도 나도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며 꼴찌 절친 박만식(이지오 분)과 차진요(차세광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결성했다.

그러나 7월 1일 방송에서 방장군은 할머니 전막례(강부자 분)의 일일 컴퓨터 교사가 된 순간 차세광의 답답한 마음을 절실히 깨달았고 차진요는 그날로 해체됐다.

차진요 에피소드는 학력위주 세태를 비판했다. 실제 타블로는 타진요들의 터무니없는 집요함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입을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였기 때문이다. 학력이 민감한 사안이라 다소 극중 분위기가 진지할 수도 있었지만 '넝쿨당'은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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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넝쿨당 캡쳐


◆ 마녀사냥으로 이어진 '오디션 편집'

최근 무수히 등장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악마의 편집' 희생 또한 박지은 작가의 레이더망을 피해가지 못했다. 극중 퇴물가수 윤빈(김원준 분)은 다시 한 번 꿈을 펼치기 위해 재기 오디션 프로그램 'Re start'에 도전했다.

그는 프로그램 제작진의 사연 요구에 노래 실력보다 억지로 힘들었던 시절을 소개해야 했다. 성시갱(성시경 분)과의 예선과정에서 옥탑방 거주사실을 밝혔다. 힘들게 본선에 진출했지만 다시 한 번 '악마의 편집'으로 뒤통수를 맞았다.

지난 6월 17일 방송에서 그는 사전 인터뷰로 성실하게 자신의 신념과 출전소감을 말했지만 결국 방송에는 상금 3억 원에 눈이 멀어 출연한 가수가 됐다. 결국 대중들의 질타를 받게 됐다.

마침 매니저 방일숙(양정아 분)이 원본 동영상을 갖고 있어 PD와의 계약, 기자회견으로 반전을 꾀했지만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다. 결국 차윤희(김남주 분)의 SNS 게시로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다시 프로그램 출연으로 재기를 꿈꾸게 됐다.

윤빈의 사연은 현 방송 환경을 꼬집었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보다 자극적인 소재와 드라마틱한 사연은 필수가 됐다. 노래 실력보다는 사연에 초점이 맞춰지고 앞뒤 상황 없이 극단적인 편집은 '마녀사냥'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넝쿨당'에서는 올해 정치계와 방송계의 화제를 패러디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단순히 웃어넘길 수 없는 소재들을 패러디라는 방법으로 현실 속 문제들을 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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