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R.ef의 성대현(왼쪽)과 이성욱 <사진제공=일오공 엔터> |
90년대 인기 댄스그룹 알이에프(R.ef)가 가요계에 컴백한다. 지난 1998년 공식 해체를 선언한 후 2004년 재결합한 이들의 8년 만의 신곡이다.
90년대 중반부터 가요계의 댄스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들이 새 음반을 내밀었다. 테이프, CD로 발표되던 새 음반은 디지털 싱글로 모습을 바꿨고, 앨범에는 묘하게 '복고'와 '트렌드'가 이색 조합을 이뤘다. 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스른 행보다.
알이에프의 존재감을 알리고 새로운 음악 인생을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타이틀은 'It's R.ef'라고 간결하게 붙였다. 세대를 거슬러 돌아온 알이에프와 마주 앉았다.
최근 녹음 스튜디오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알이에프는 열정적인 자세로 새 음반을 준비하고 있었다. 여유로운 자세로 마이크도 잡았다.
우선 오랜만에 갖는 인터뷰가 어떠냐고 묻자 이성욱은 "생각해 보니 언론 인터뷰는 데뷔 17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웃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설 생각에 설렌다는 성대현 역시 "예전 팬들과 요즘 젊은 팬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며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기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 |
R.ef <사진제공=일오공 엔터> |
알이에프는 가수로 돌아왔다는 표현이 어색할 정도로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왔다. 따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긴 했지만 다운타운에서 알이에프로 무대에 섰단다. 이성욱은 "다운타운에서 꾸준히 노래를 하고 있었고, 방송 무대에만 안 섰을 뿐, 음악을 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공백이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무려 14년 만. 이들을 무대로 소환한 것은 다름 아닌 팬들의 함성 때문이었다. 알이에프는 지난 5월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청춘나이트' 무대에 올라 다시 한 번 희열을 느꼈다. 이후 컴백작업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사실 '스케치북' 무대도 우리끼리 하지 말자 했어요. 둘이 무대에 서 본적도 없고, 팬들에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죠. 하지만 공식 해체하고 나서 팬들에 약속을 했던 것이 있었고, 늦었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활동하기로 했습니다."(이성욱)
"이번에 저희끼리 앨범을 작업하면서 많은 걸 느꼈어요. 무엇보다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었죠. 예전에 활동할 당시에는 저흰 마치 상품과도 같았어요. 노래만 하고 저희 의사반영은 안 되는..그래서 지금이 훨씬 행복하고 만족스럽죠."(성대현)
알이에프는 이번 활동을 시작으로 다양한 무대에 자주 오를 계획이다. 이번 음반은 멤버들이 직접 선택한 음악적 결과물이자 첫 행보다. 향후 정식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이번 디지털 싱글에는 댄스곡 2곡이 수록된다. 오랜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 중독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사랑을 모르나봐 Part 1'과 히트곡 '이별공식'과 맥을 같이 하는 '사랑공식' 등 두 곡이 새롭게 담겼다.
![]() |
R.ef <사진제공=일오공 엔터> |
이성욱의 보컬은 전성기 때와 마찬가지로 허스키하면서도 힘이 있었고 성대현은 재치 넘치는 랩 실력과 달달한 목소리로 러브송을 불렀다. 음악은 색다른 분위기로 새 옷을 입었지만 반가운 목소리만으로도 팬들을 90년대로 소환하겠단 각오다.
성대현은 데뷔 때가 생각날 정도로 설렌다고 했다. 그는 "데뷔 앨범을 발표하던 당시의 설렘이 느껴진다"며 "오랜만의 무대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새 음악을 만들고 다시 한 번 기분이 묘했다.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 걸 보니 좋은 예감이다"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멤버들은 힘 있는 목소리와 시원한 음색을 번갈아 소화하며 관록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세련된 편곡에 복고스러운 멜로디가 주는 익숙한 느낌에 히트 예감을 줄 전망이다. 현재와 과거가 묘하게 결합한 분위기다.
그래서 이번 음반은 세대를 넘나드는 알이에프표 타임머신이다. 90년대 알이에프를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요즘 젊은 팬들을 위한 세련된 감성도 덧입혀 졌다. '찬란한 사랑', '이별공식', '상심', '고요속의 외침' 등 히트곡만큼 반가운 노래다.
"오랜만에 녹음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예전에 비해 시스템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가요계 산업 자체가 큰 변화를 겪기도 했지만요. 가요계가 다시 오디오 취향으로 돌아온 듯해 더욱 반가운 요즘이죠."(이성욱)
무려 8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알이에프. 대중성과 음악성을 절묘하게 오가는 음악으로 무장했다. 알이에프가 꿈꾸는 가요계의 르네상스는 다시 올까. 90년대와 2000년대를 넘나드는 이들의 새 음악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