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 인교진·인치완 父子의 쿨한 인터뷰 '그랬구나~'①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2.11.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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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교진(왼쪽)-인치완씨 부자 ⓒ임성균 기자 tjdrbs23@


"대학교 때 술 먹고 아버지 금 목걸이를 몰래 판 적이 있어요. 아버지가 회사 창립 10주년으로 받아온 금 10냥도 팔았어요. 금으로 만들어진 아버지의 홀인원 공을 팔고, 가짜 금을 몰래 갖다 놨어요."(인교진)


"아 그랬구나~" (인교진 부친 인치완씨)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패밀리합창단에 출연중인 인치완(57·중소기업 대표), 배우 인교진(32) 부자의 대화다. 최근 방송에서 인교진은 아버지에게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놨고, 이를 들은 아버지는 '그랬구나~'라고 응수하는 쿨한 대화로 화제가 됐다.

부전지간. 가깝고도 먼 사이. 아버지와 아들은 뿌리와 열매 같은 존재지만 쉽사리 친해지기 어렵다. 60이 다 된 아버지와 서른 넘은 아들이라면 더욱 그럴 터. 하지만 이 부자는 달랐다. 꼭 빼닮은 외모만큼이나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사랑하고 아꼈다.


어릴 적부터 꿈이 가수였지만, 그 당시에는 '딴따라'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꿈을 접었던 아버지 인치완씨는 공부 잘하고 착한 아들이 대학에 가더니 어느 날 MBC 탤런트 공채 시험에 합격했다고 연기자를 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했다고 털어 놓았다.

"처음에는 반대를 했었죠. 교진이가 지역명문인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단국대에서도 영문과를 전공했잖아요. 연기를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어릴 적 장래 희망도 외교관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MBC 공채 시험보고 그 길로 간다고 해서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바로 그 길로 밀어줬어요. 기왕 하는 거면 확실하게 해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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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치완씨-배우 인교진(오른쪽) 부자 ⓒ임성균 기자 tjdrbs23@


'패밀리 합창단'이 방송되면서 인교진 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는 아버지 인치완씨 역시 가수라는 꿈을 이루지 못한 한을 조금이나마 풀고자 출연을 결정했다. 인치완씨는 "소싯적에 제가 그래도 노래를 좀 했어요. KBS 1TV '전국노래자랑' 연말 결선에도 나갔다니까요"라고 쑥스럽게 말했다.

'패밀리합창단'에는 원래 인교진의 남동생 두진까지 삼부자가 함께 도전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실력이 월등했고, 결국 동생 두진은 탈락했다.

"심사 보는 날 금난새 선생님이 아버지 실력은 인정하면서 아들 둘만 따로 불러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아버지에 아들들은 실력이 떨어진다고 하셨어요. 결국 두진이는 떨어지고 아버지와 저만 됐죠. 하하."(인교진)

아버지 인씨의 강점은 저음이다. 인씨는 "저음에서는 나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 '패밀리합창단' 조편성에서 인씨는 강점인 저음을 바탕으로 조장에 뽑혔다.

"베이스쪽에서 조장을 뽑기로 했는데 저음을 누가 제일 많이 내느냐로 승부를 가렸거든요. 다를 끝까지 조장하려고 엄청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런데 결국에는 저음은 저한테 져요. 저한테는 안 되는 거죠(웃음). 김국진씨도 참 열심히 했는데 내가 끝까지 싸웠죠. 저한테는 졌어요."

저음에서는 자신 있지만 인씨는 그간 자신이 쌓아왔던 노래 습관을 바꾸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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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인교진의 부친 인치완씨 ⓒ임성균 기자 tjdrbs23@


"오리지널 가수들과 똑같이 불러야하니까 힘들어요. 트로트는 가사 대로 감정을 잡잖아요. 그래서 어찌 보면 옛날 가수들이 심금을 울리잖아요. 나훈아 같은 사람들 보면 노래를 진짜 잘하는 것 같아요. 그 양반들은 노래를 주면 가사 대로 감정을 잘 잡아요.(인치완)"

방송에 출연하면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어디서 봤지? 어디서 봤지?'하면서 알은 척은 해요. 알아보기보다는 긴가 민가 하는 거죠. 주위에서 앞으로 연예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하하."

곁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인터뷰를 지켜보던 인교진은 "아버지는 일생에 한번 이라고 말씀하시며 재밌겠지만 저는 아버지와 함께 출연하니까 이것저것 챙겨야할 것이 많다"라며 "하지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3년을 살았는데 지금에야 이렇게 아버지와 인터뷰를 하고 방송을 하고 있어요. 요즘처럼 아버지, 동생과 똘똘 뭉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이랬던 적이 없었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가족의 품을 떠나서 지금까지 7년 정도 살고 있는데 요즘처럼 행복한 느낌은 처음이에요."

아버지 인씨는 청주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방송 경험도 생겼고, '패밀리합창단'을 발판으로 가수 활동을 하거나 방송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고 하자 딸 잘라 "노(No)"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못가죠. 제조업은 방심할 수가 없어요. 제 밑에 직원들이 있고 또 그 사람들에 딸린 가족들이 있잖아요. 기업의 CEO는 늘 긴장을 하고 살아야 해요. 전 1995년에 창업해서 정말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아왔습니다. 회사가 탄탄해져서 앞으로 한 10년은 괜찮을 것 같아요. 아들 녀석들한테 앞으로 10년만 더 성장시켜 나중에 줄 테니 너희가 아버지보다 더 키우고 고용창출을 많이 해서 사회에 이바지 하라고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회사를 안 넘겨줄 거라고 했죠. 그래서인지 교진이가 요즘에 회사, 공장에도 들러서 이런저런 경영수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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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교진-인치완씨 부자 ⓒ임성균 기자 tjdrbs23@


인씨는 배우인 인교진이 경영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 "세상에 본인이 열심히 해서 안되는 게 없다"라며 "내가 창업해서 부도도 몇 번 맞아봤지만 신용을 바탕으로 다시 재기를 했다. 내가 부끄러움 없는 인생을 살다보니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던 것이다. 아들에게 이점을 꼭 강조 한다"고 말했다.

인교진은 "세상 누구보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한다"라며 "제가 앞으로 나중에 제 자식을 낳아서 지금의 아버지 나이가 됐을 때 아버지의 반만큼만 할 수 있어도 나는 성공한 인생이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부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인씨는, '남자의 자격' 출연이 끝나면 올 연말께는 자체적으로 앨범을 내볼 생각이다. 그는 "이은석 원장님이 트로트는 그냥 취입해도 될 정도라고 칭찬했다. 주위에서도 가수해도 되겠다고 난리들"이라며 웃음 지었다.

인교진은 아버지 인씨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인교진은 "저는 만약에 활동을 하신다고 하면 무조건 말려요. 아버지가 소장하고, 친구들한테 CD 선물하는 정도로 하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티격태격하는 모습까지도 친구 같은 부자의 모습을 보며 '스타 성인쇼 붕어빵'에 출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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