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이 미혼모? 김수현 드라마는 '메시지'다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11.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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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눈을 감고 듣기만 해도 누구의 작품인지 아는 드라마가 있다. 툭툭 던지듯 쭉 이어지는 대사에 마치 내 얘기를 하듯 가슴에 콕콕 꽂히는 생활형 대화들. 그렇다 그 '김수현'이다. 출연하는 것만으로 배우들이 '영광'으로 안다는 김수현 드라마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는 것만으로 '힐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드라마 중 하나다.

그런 김수현이 또 다시 묵직한 드라마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 10월 27일 첫 방송한 JTBC '무자식 상팔자'(연출 정을영)는 안호식(이순재 분)-최금실(서우림 분) 부부를 중심으로 안희재(유동근 분)-이지해(김해숙 분), 안희명(송승환 분)-지유정(임예진 분), 안희규(윤다훈 분)-신새롬(견미리 분) 세 아들부부와 그 자식들(엄지원, 정준, 하석진, 손나은)의 이야기를 담은 가족드라마다.


김수현 작가는 '무자식 상팔자'를 통해 또 하나의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만큼 유명한 작가가 아니면 감히 시도하기 힘든, 김수현만의 '힘'이 전하는 메시지기도 하다. 2010년 SBS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남자들의 동성애를 다뤄 큰 반향을 불렀던 김 작가는 이번에는 '미혼모'라는 다 알면서도 껄끄러워 하는 이야기를 얘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TV속 미혼모와는 다르게 김수현 식 미혼모를 통해 좀 더 세게 시청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 속 미혼모는 우리 사회 지도층이랄 수 있는 지방법원 판사다. TV가 그간 그려왔던 미혼모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심지어 당당하기까지 하다. 지난 10월 27일 첫 회에서 안희재-이지해의 딸 소영(엄지원 분)은 숙모 새롬을 우연히 만났다 부른 배를 들켰지만 이를 감추기보다 당당히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려 새롬을 경악케 했다. 그의 부모 희재, 지해가 놀랐음은 물론이다. 자랑스러운 '판사 딸'이 미혼모가 될 판이니 말이다. 결국 희재는 앓아누웠고 지해는 딸을 찾아가 설득하려 하지만 소영은 출산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가족들은 소영이 낳게 될 아이를 어떻게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는 게 지난 4일 4회 방송까지의 내용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당시 김수현은 경수(이상우 분)-태섭(송창의 분)의 동성애를 통해 이들의 사랑이 여느 남녀 간의 사랑과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줬고, 그러면서 이들 부모들의 고민과 고통, 이해 그리고 아들들과의 화해를 그려 감동을 안겼다. 이번 '무자식 상팔자'의 미혼모 소재 역시 기성세대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던지면서 부모 그리고 가족들의 고민을 그리고 있다. 김수현 식 결과에 따라 결국 부모, 자식 간 이해와 화해로 마무리 지어질 것이라 예상되지만 그 과정을 어떻게 풀지는 시청자들이 김수현 작가에게 앞으로 거는 기대 중 하나라고 할 것이다.


자, 이제 김수현이 사회에 던지는 또 하나의 '메시지'가 던져졌다. '미혼모 판사 딸'을 우리는 또 어떻게 바라보고, 김수현 작가는 또 어떻게 이해를 바랄까. 김수현 작가와 시청자의 '힐링타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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