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 눈빛에 설렌 누님들, 이제는 고백할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11.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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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인 줄 알았더니, 꼬마인 줄 알았더니. 남자였고 이미 어른이었다. MBC '보고싶다'(극본 문희정·연출 이재동 박재범)의 유승호 얘기다.

재벌가에서 태어났으나 그 존재를 지우기 바랐던 피도 눈물도 없는 일가에 의해 기꺼이 사라져 줬던, 그러나 홀연이 나타나 조용히 복수를 준비하는 남자 강형준 역을 맡았다. 강형준은 사라진 어머니를 대신해 자신의 손을 잡아 준 여인의 손을 결코 놓고 싶어하는 사내이기도 하다.


성숙해진 배역만큼 유승호의 느낌도 달라졌다. 누군가의 아역으로 불리던 시절을 이미 졸업한 유승호는 첫 등장부터 훤칠한 모습으로 날렵한 수트 맵시를 자랑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대 '국민 남동생' 유승호가 본격 멜로 드라마에 처음 등장하자 누님들이 먼저 야단이 났다. 각종 게시판은 '드디어 유승호가 남자가 됐네', '아직 좀 더 자라야 하네', '승호가 드디어 멜로를 하네'라는 댓글이 넘쳐나는 중. 그러나 유승호의 멜로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슬픈 연가', '왕과 나', '태왕사신기' 등 아역 시절부터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를 주로 그렸던 그는 이미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2010~2011)에서 서우와 진한 로맨스를 그리며 시선을 모았다. 올 초 TV조선 '프로포즈 대작전'에서는 말랑한 학원 로맨스로 회귀했다가, 염라대왕 박준규와 반말 트는 미소년 옥황상제로 등장한 '아랑사또전'을 거쳐 '보고싶다'에 왔다. 정통 멜로로 오기까지 돌다리를 두들겨도 한참을 두들긴 셈이다.


초반 유승호의 모습은 합격점을 주기에 손색이 없다. 다른 두 주인공 박유천, 윤은혜에 비해 비중이 작지만 짧은 등장에도 강렬하다.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을 지닌 아름다운 청년은 복수심을 숨긴 반전의 캐릭터로도 손색없다. 지팡이를 들고 절뚝거리면서도 감출 수 없는 늘씬한 실루엣은 어떻고. 날선 콧날이며 턱선 또한 동글동글 앳돼 보인 학원물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우려했던 파트너들과의 호흡도 합격점. 1993년생 유승호는 84년생 윤은혜, 86년생 박유천보다 한참 어리지만, 극중 캐릭터로도 연하. 캐릭터에 몰입한 배우들 덕에 이들 세 사람이 동생과 누나, 형으로 보이지 않고 엇갈린 사랑의 주인공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유승호는 첫사랑 박유천에게 흔들리는 윤은혜를 질투하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인물을 눈빛과 표정만으로 그리고 있다.

역시 성장을 보여주기에 진한 사랑 이야기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 다만 아직 비중이 적은 것이 아쉬울 뿐.

진정한 스무살이 돼 돌아온 유승호. 10년 전 '집으로'의 까까머리 꼬맹이가, 누구도 부인 못 할 '국민 남동생'이 눈에 밟혀, 주책이란 소리 들을까 "유승호가 좋다"고 차마 고백하지 못하고 '엄마미소', '이모사랑'으로 포장해왔던 누님들이여, "해치지 않아"라고 상대를 안심시켜야 했던 이들이여 드디어 때가 왔다. '보고싶다'의 남자 유승호를 함께 본 이라면 그대를 비난만 할 수 없을 터.

윤은혜 앞에 척하니 서 팔을 내밀며 안 안길 거냐는 듯 "내가 가?"라고 묻는 늠름함이라니. 핀잔주는 대신 다가가 이마로 '콩' 머리를 받아버린 애정표현은 어떻고. 승호 덕인지 부쩍 상큼해진 윤은혜처럼, 달려가 살포시 그 품에 기대고 싶었던 누님들 손 드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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