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라 "연하남과 파격 멜로 하고 싶다"(인터뷰①)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11.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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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채시라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촬영하는 날마다 울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너무 홀가분하고요."


인터뷰 내내 보여준 특유의 여유로움 속에 묻어나는 진지함은 변함이 없었다. 데뷔 후 배우 생활만 햇수로 30년째. 그런데도 자신만의 매력을 잃지 않는 모습은 '대단한 배우다'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배우 채시라(45).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한 남편의 아내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고 싶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럴 법도 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인수대비'에 이어 SBS 주말극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온 그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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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채시라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엄마' 채시라가 본 채영랑의 모성애에 관하여

'다섯손가락' 속 채영랑은 그야말로 모성애로 가득 찬 인물이었다. 지호(주지훈 분)에 대한 악감정도 어찌 보면 하나밖에 없는 친아들 인하(지창욱 분)가 얻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반감이었기에, 아들 가진 부모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영랑의 지호에 대한 행동들이 과했던 점은 영랑을 연기했던 채시라에게도 감정을 몰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사실 (인하에 대한) 모성애가 지나쳐서 행했던 엇나간 모습들이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었어요. '이렇게 지나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 거죠. 그래도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하잖아요. 영랑 입장에서는 지호가 인하와의 대결에서 이기고 더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영랑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실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채시라가 느끼는 채영랑의 모성애는 분명 공감하는 부분만 있지는 않았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만큼 영랑이 아들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나중에 영랑이 지호가 친아들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크게 좌절하잖아요. 그래서 겉으로는 아닌 척 하면서 지호에 대한 연민과 애증이 너무나 커서 가슴아파하고 자책하는 모습은 정말 진정 자식에 대한 사랑을 알 수 있는 부분인거죠."

엄마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모성애. 채시라는 두 아이에게 어떠한 엄마일까.

"크게 특별하지는 않아요. 혼내야 할 때 엄하게 하고, 또 다가갈 때는 재미있게 지내기도 하고요. 다만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하다 보니 소홀해질 수밖에 없게 돼요. 그래도 촬영 끝나고 새벽 3시쯤 돼서 집에 돌아와 너무 피곤할 때도 아이들 숙제 잘했나 가방 속 책 꺼내서 확인하고 그래요. 엄마가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하니까요."

'다섯손가락'에서 건장한 두 청년인 주지훈과 지창욱을 아들로 상대한 채시라는 실제로는 초등학생 딸과 6살 아들을 뒀다. 채시라가 꿈꾸는 아들의 모습 또한 궁금했다.

"(주)지훈이랑 (지)창욱이 둘 다 장난기가 있어요. 제 아들이 그런 장난기는 좀 안 닮았으면 좋겠고요(웃음). 나중에 둘처럼 멋있게 크면 정말 멋있을 것 같아요. (남편) 태욱 씨가 키가 큰데 가끔 지훈이를 보면 태욱 씨를 보는 것 같았죠. 촬영장에서야 뭐 당연히 둘이랑 엄마, 아들 하면서 다정하게 잘 지냈고요. 정이 많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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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채시라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액션물 도전하고 싶다..파격 멜로극, 제의 오면 OK"

채시라는 '다섯손가락'을 마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둔 작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드라마 외적으로도 이슈가 되기도 했고, 이른바 '복수극'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반전 있는 전개를 통해 숨 가쁘게 달려왔던 드라마였기에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기억에 남는 건 힘들었던 순간보다 좋은 기억들만 남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출연진, 제작진 모두 아무 탈 없이 잘 마치고 끝냈다는 점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채시라는 그간 많은 촬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으로 어린 지호에 대한 영랑의 복수의 속내를 담았던 모습을 꼽았다.

"극중에서 지호가 상을 탄 것에 분노해서 영랑이 트로피를 부러뜨리잖아요. 그래서 분노에 차 있는데 갑자기 지호가 웃는 얼굴로 나타나더니 급기야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의 말을 듣고 평정심을 되찾더라고요. 겉으로는 마치 성모 마리아처럼 어린 지호를 안았지만 뒤에서 바뀌는 표정이 영랑의 지호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았어요."

또한 채시라는 "'화재 장면'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전에 다양한 액션 신을 경험해봐서 크게 문제되진 않았는데 실제로 불이 많이 붙은 상황에서 좀 위험할 수도 있었는데요. 실제 촬영했던 스튜디오 안도 진짜 숨을 쉬기 어려웠죠. 그래서 더 기억에 남죠."

"나중에 영화 '테이큰'처럼 뛰어다니고 날아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이 담긴 액션물에도 한 번 출연해보고 싶어요. KBS 1TV 사극 '천추태후' 때도 가끔 보면서 '촬영 전에 운동을 해서 몸을 좀 만들고 촬영에 임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연하남과의 파격적인 멜로드라마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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